중층아파트의 재건축과 임대아파트 환수
[부동산뱅크 2005/03/22 - 조회:18,349]
그동안 많은 관심속에 있던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지난 2월에 국회를 통과하고, 3월 17일에는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었다.
시행령 입법예고안 내용중에서 기존 용적률보다 증가되는 용적률이 30%미만의 재건축인 경우에는 임대아파트를 건립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유독 관심을 끌고 있는데, 특히 강남권의 중층이상의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눈여겨보고 있다. 이 조항으로 인해 강남권의 저밀도지구 중층아파트들이나 기타 용적률이 약 200% 내외로 재건축을 하고자 하는 아파트단지의 경우 어떠한 방향으로 재건축 사업을 할 것인지 고민일 것이다.
소형평형 의무비율과 관련하여 이미 종전 평형대비 1:1재건축을 하고자 하는 용적률 200%내외의 중층아파트단지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왜냐하면 기존 아파트 용적률이 195%에서 200%정도인 경우, 어차피 신축아파트 용적률은 고밀도아파트지구에 대한 서울시의 용적률 기준이 230%수준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신축아파트 용적률 단 몇%만 포기해도 임대아파트를 건립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다시 말해서 용적률 몇%를 포기하여 조합원 추가부담은 늘게 되지만 임대아파트가 들어옴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축아파트의 프리미엄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선택의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이미 종전평형 1:1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강남권의 중층아파트의 경우에는 용적률 증가를 30%미만으로 임대아파트 건립의무를 피해가는 선택을 하지 않을까하는 예측이 된다.
예를들어 기존 용적률 약 197%인 대치동 Y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으로 인한 용적률 약 230%정도로 가정할 때, 용적률 증가분을 약 4%정도를 줄여 증가용적률 29%로 계획할 때 추가 분담금을 다소 늘인다 하더라도, 단지내에 임대아파트를 건립하는 것 보다는 낫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항은 강남이라는 특수한 지역은 추가부담비용보다는 재건축후 신축아파트의 프리미엄을 극대화하여 이로 인한 이익을 보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샘플을 만들어서 계산을 해보면, 강남에 위치하며 대지면적이 약 10,000평(30평 아파트 350세대)이고 기존 용적률이 195%인 중층아파트가 재건축을 하여 최대 230%까지 신축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증가용적률은 35%가 되며 이를 지상연면적으로 계산(대지 10,000평 x 35%)하면 약 3,500평 정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임대아파트는 증가용적률의 25%이므로, 증가되는 지상연면적 3,500평의 25%인 약 875평가 임대아파트로 지어야 한다. 이 875평을 전용면적 18평 규모인 24평형 아파트로 환산하면 약 36세대며 용적률은 증가된다. (임대아파트는 표준건축비로 보상을 받게 되는데, 이 경우 임대아파트로 인한 추가분담금이 없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용적률 약 5%를 포기하고 신축 용적률을 225% 미만으로 했을 경우에는 종전 용적률 195%보다 증가되는 용적률이 30%미만이 되므로 임대아파트를 건립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임대아파트를 건립하고 그만큼을 용적률 인센티브로 받는 경우와의 차이는 용적률 5%만큼(230%→225%)의 손실일 것이다. 이 5%는 신축아파트 지상연면적 약 500평에 해당하는데 이를 24평형 아파트로 계산하면 약 20세대 정도가 된다. 그리고 24평형의 분양가격이 약 4억원(평당 약 1,700만원 가정), 건축비가 약 9,000만원((24평 + 지하주차장 약6평) × 평당공사비 약 300만원)이라고 볼때, 24평형 1세대당 손실이 3억1,000만원(분양가 4억 - 공사비 9,000만원), 20세대일 때 약 62억원(3억1,000만원 × 20세대)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 62억원은 조합원수가 약 350세대일 경우에 세대당 평균 약 1,800만원 수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단순히 계산된 1,800만원이라는 증가비용(부담금)을 강남지역에 위치한 재건축추진아파트가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인데, 한달에도 몇천만원씩 오르내렸던 아파트가 과연 약 1,700만원의 비용부담 때문에 용적률 5%를 높이고 임대아파트 약 36세대를 신축단지에 포함시킬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인 것이다.
현재의 아파트 가격수준이나 그동안의 가격 변동폭을 보면, 임대아파트를 짓는 것보다는 조금 금전적으로 손실을 보더라도 나중을 생각해서 임대아파트를 짓지 않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본다. 물론 이러한 계산은 하나의 샘플을 가정해 본 것이며, 실제로는 종전 용적률이 얼마냐의 문제와 사업계획상의 분양가 및 재건축사업비 단가가 얼마냐에 따라 상기 내용이 달라지고 의사결정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을 수 있으나, 기존 용적률이 200%에 가깝다면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강남권의 재건축사업을 볼 때, 대규모 저층아파트들은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이미 과거에 사업 승인을 취득한 후 일반분양을 한 곳이 대부분이고, 대치동, 역삼동, 잠실동, 서초동 등의 중층아파트의 경우에는 상기와 같은 판단으로 임대아파트 건립을 피해나갈 수 있을 수도 있기에 강남권의 재건축단지 집값을 개발이익환수제도로 잡는다는 것은 크게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집값을 잡은 실질적 요소는 소형평형의무비율과 용적률 규제 및 도시기본계획에 의한 밀도제한(건립세대수 제한)일 것이며, 개발이익환수에 의한 재건축임대아파트제도는 그 다음에 해당하는 순위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재건축임대아파트제도의 시행으로 인하여 가격이 하향세나 보합세를 이루었던 강남권의 재건축추진 중층아파트의 가격이 또다시 고개를 들 수 있을 수도 있다. 단지사정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겠으나 강남권 전체를 볼 때는 위와 같은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강남권이 아닌 서울 강북지역이나, 향후 재건축사업을 시행하여야 하는 수도권의 중층아파트의 경우에는 이러한 강남권 중층아파트들이 선택하는 방법의 적용이 곤란할 수 있다. 재건축을 해서 낡은 아파트가 새 아파트가 되는 프리미엄 이익이 재건축을 하기 위한 비용부담과 비교를 해서 높아야 하는데, 강남권의 아파트들과 같이 재건축비용을 초과하는 상당한 프리미엄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임대아파트 및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포함한 재건축사업을 하거나(증가용적률이 30%이상이 가능한 단지에 한함), 재건축보다 조금더 비용이 적게 드는 리모델링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중 과연 리모델링사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에 소요되는 비용이 기대한 만큼 적을까 하는 것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인테리어라면 몰라도 종전 아파트의 구조를 보강하여 복도식을 계단식으로 바꾸는 등의 리모델링은 그 비용이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며, 리모델링 후 그 사업비 대비 리모델링후 아파트의 프리미엄 상승이익의 기대치가 작다면 리모델링의 선택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방향설정의 갈등으로 인하여 강북 등에 위치한 중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상당히 지연될 수 있을 것이다. 재건축사업이나 리모델링사업은 토지등 소유자들의 일정률 이상의 동의가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항인데, 이러한 법적 규제여건에서 어떤 단지가 토지등 소유자들로부터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중 어느 한쪽방향으로의 사업추진에 필요한 동의조건을 쉽게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서의 재건축임대아파트제도의 주된 목적중 하나가 집값상승의 억제였고, 그동안의 과정을 볼 때 강남권의 재건축추진 아파트가 타겟이었다. 그러나 강남권의 남아있는 재건축추진 단지들이 대부분 고밀도 중층아파트들이고, 이러한 단지들이 건축사업계획에서 추가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증가용적률을 30%미만으로 하여 임대아파트제도를 빠져나간다면 강남권 재건축추진 아파트의 집값을 임대아파트로 잡는다는 것은 상당히 희석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재건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강남보다 위치적으로 열악하고 개발이익이 작은 강북권이나 수도권의 중층아파트들에게는 상대적인 부담이 커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차라리 증가용적률 30%미만이 아닌 50%미만인 경우에 임대아파트 의무를 면제한다는 개정안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중층아파트재건축사업이 임대아파트를 짓는 것을 선택하다면 소형평형의무비률 완화 또는 용적률 추가완화 등의 좀더 다른 메리트가 제공되었으면 하는 아쉬운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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