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서초 규제해도 재건축 추진이 대세
[부동산뱅크 2005/06/15 - 조회:24,759]
개발이익환수제·후분양제 시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재건축 사업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시장에서 각 단지별로 손해 보지 않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리모델링 선회, 재건축 강행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재건축이 매력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송파지역, 재건축 강행 입장
송파지역 재건축 추진 단지는 규제와 상관없이 계속 재건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개발이익환수제나 후분양제가 시행돼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치더라도 아파트 가격 상승분이 더 높아 결국은 이익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송파지역 재건축 아파트 시세를 이끌고 있는 주공5단지. 아직 재건축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만 설립된 상태로 임대 25%와 후분양제가 적용돼 재건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추진위 박춘남 사무국장은 “규제가 워낙 세지다 보니 정권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는 의견, 차라리 리모델링을 하자는 의견 등 여러 말이 나오지만 추진위까지 만들어진 상황에서 대세는 재건축이 아니겠느냐”고 말해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추진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인근 부동산들은 5단지의 경우 재건축보다 다른 잿밥에 관심이 있다고 전한다. 상업지구 지정이 그것. 부동산 관계자는 “웬만한 집들은 수리하고 살아 인테리어나 안정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 대부분 상업지구 지정을 기대하고 재건축은 나중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5단지 주민 역시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다 당장 불편한 것도 아닌데 굳이 재건축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재건축을 추진하되 여러 호재가 있는 점을 감안,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잠실동 주공5단지와는 입장이 다르지만 규제를 받고 있는 송파지역 다른 단지들도 재건축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천동 진주아파트 추진위는 “정권이 바뀐다고 재건축 규제가 바뀔 것 같지도 않아 지금 정책에서 또 바뀌지만 않는다면 수익성을 따져봐 재건축을 하겠다”고 밝혔다. 가락동 시영 1·2차 조합 역시 “일단 정비구역 지정을 받은 후 수익성을 보고 결정하겠지만 저층 단지인 만큼 리모델링으로 선회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 악재에도 재건축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송파동 반도아파트 추진위는 “1:1 재건축으로 어차피 후분양 물량도 없고 25% 임대를 짓는 만큼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수익에는 크게 영향이 없다”는 주장이다.
시영1차 인근에 있는 부동산은 “잠실5단지와 같은 호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건축 자체가 호재가 아니겠냐”며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데다 재건축 후 새 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점, 계속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규제로 인한 악재보다 더 크기 때문에 재건축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지역, 규제 이미 감안 조합원들 동요 없어
송파지역 재건축 아파트가 규제와는 관계없이 재건축을 강행하는 입장이라면, 서초지역 재건축 단지들은 수익성에 문제가 없거나 또는 이미 규제를 감안한 후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재건축 진행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잠원동 한신6차, 서초동 우성2차는 용적률을 높게 받아 수익성이 나빠지지 않는다는 게 조합 입장이다. 잠원동 한신 6차 재건축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용적률을 271.23%로 높게 받아 임대 10%를 짓는다고 해도 수익 면에서 무리가 없다. 아직 관리처분총회가 남아 있어 문제 발생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미동의자가 2명밖에 없을 정도로 주민들이 재건축에 적극적이다”고 말해 재건축 추진을 빨리 하겠다고 밝혔다. 서초동 우성2차 역시 마찬가지. 현재 277%의 용적률을 받은 상태로 개발이익환수제, 후분양제의 적용에도 수익에 큰 지장이 없다.
한편 잠원동 한신7차 조합은 “주민들이 규제를 감안하고 진행하는 사업이라 큰 동요가 없다”고 전했다. 이미 규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 반포동 삼호가든 1,2차 조합 역시 규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삼호가든 입주민은 “임대가 들어온다는 자체가 싫기는 하지만 임대 짓는 것 때문에 수익률이 나빠지지는 않는다고 들었다. 추가부담금이 늘기는 하겠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해 재건축 추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재건축 추진을 서두르고 있는 단지도 있다. 반포동의 한 추진위는 “정권이 바뀌면 재건축 규제도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다음 정권에 지금 보다 더 촘촘한 규제에 묶일 수도 있어 이왕 추진하는 거 빨리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서초동에서 재건축 단지를 취급하고 있는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개발이익환수제는 사실상 말장난에 불과하다. 임대 10%는 추가부담금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25% 경우는 임대를 짓는 만큼 용적률을 늘려주기 때문에 재건축 추진하는데 큰 지장 없다”며 “후분양제 역시 일반분양이 많지 않으면 조합 측 부담이 거의 없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다 하더라도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사업에 악재가 될 것으로 여겨진 개발이익환수제와 후분양제가 효력 발휘하기는커녕 수급불균형으로 호가만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재건축을 지금 당장 추진하지 않아도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을 포기하는 단지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뱅크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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