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만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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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뱅크 2005/12/06 - 조회:21804]

멈출 줄 모르고 미끄러지던 집값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8.31대책 효력이 다한 것이 아니냐며 조심스레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 강남권에서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고 있는 반면 강북은 뉴타운이라는 호재를 안고서도 아파트 값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강남•북 아파트 시장 표정을 살펴본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 껑충

일부 개발 호재, 급매물 소진 맞물려

지난 월요일, 개포주공 1단지 13평형이 5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 주 4억 7,000만 원에 형성된 매매가는 한 주 사이 3,000만 원 뛰어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 값이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급매물이 소진된 이 단지에는 미처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사지 못한 매수 대기자들을 중심으로 아파트가 거래되면서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자는 “지난 10월 27일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을 비친 재경부 차관 발언 이후 매수 문의가 늘고 매물은 점차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개포주공점 채은희 대표는 “8.31대책 이전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구매층이 형성됐다”며 “그러나 대책 이후 강남권 진입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해 대책에 불구하고 이 단지의 수요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음을 시사했다.

개포주공1단지는 두터운 수요층이 형성돼 있어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8.31대책 직후 6억 8,000만 원 가량에 거래됐던 31평형이 일주일전 이보다 5,000만 원 가랑 오른 7억 3,000만 원 선에 매매됐다. 그러나 이 단지 역시 최근 일주일 새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근 소망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 값이 오를 것으로 판단되면서 입주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하루에 3~4건 정도 문의는 꾸준히 있으나 매물이 없어 거래가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전해 재건축 단지에 반등조짐이 형성돼 있음을 나타냈다.

둔촌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값 역시 오름폭을 형성하고 있다. 둔촌주공1단지의 경우 3주 전 급매물이 모두 소진되면서 이보다 3,000만~4,000만 원 가량 높은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3주 전 4억 원선이던 둔촌주공1단지 16평형은 4억 4,000만 원에 매매됐으며 18평형의 경우 4억 5,000만 원 선이던 아파트 값이 5,000만 원 가량 오른 5억 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인근 원공인 가미 대표는 “현재는 매물이 적은데다 호가 차가 커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단지는 한 주 간 3~4건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내놓는 매물도 적고 매수문의도 많지 않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인근 상일동 역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표면적으로 매매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일동 고덕주공 3단지 16평형은 3주 전보다 3,000만~4,000만 원 가량 오른 4억 2,000만 원, 18평형의 경우 5억 2,000만 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 가로등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 후 추가상승을 기대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움직임에 대해 8.31대책의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장은 이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물이 많이 쏟아져 나와 거래가 활발한 상황에서 오름폭이 형성돼야 반등 시점으로 볼 수 있다는 것. 거래는 드물고 호가위주로 가격만 오르는 시장 상황은 아직 8.31대책의 영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강북, 8.31대책 이후 잠잠

보합, 관망세 짙게 깔려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과 달리 강북지역은 잠잠한 분위기다. 뉴타운 등의 개발호재가 놓여있는 지역 역시 8.31대책의 그늘이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다.

3차 뉴타운 후보지인 은평구 수색동 일대는 거래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인근 한솔공인 심철우 대표는 “8.31대책 발표 이틀 전인 29일 뉴타운 후보지를 발표해 이 지역에는 대책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대책 발표 후 관망세로 돌아서 여전히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형편”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일대는 뉴타운 지역을 중 심으로 투자자들의 입질은 꾸준히 있으나 세제 강화조치 등 8.31대책 조치로 선뜻 거래로 연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현재 이 지역은 10월 이후 매물도 자취를 감춰 손 바뀜 없이 보합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가 없기는 불광동 일대 역시 마찬가지다. 8.31대책 발표 직후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거래가 조금 있었던 것을 제외하고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서울공인 관계자는 “내년까지 추가 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거래를 서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뉴타운 개발이 이 지역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올해 안에 가격에 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북아현동 일대는 매물을 거의 내놓지 않는 상황에 문의도 적어 거래가 얼어 붙었다. 인근 선희공인 관계자는 “뉴타운 호재가 있어도 그에 관련된 추가 발표가 있어야 거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짙게 깔려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집값 반등은 이 지역과는 별개 얘기”라며 “8.31대책으로 아파트 값이 움직일 줄 모른 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