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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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뱅크 2005/12/06 - 조회:25958]

8.31대책 약발이 다했나? 서울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향후 주택시장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대책 후 내집마련 시기를 저울질 해온 실수요자들은 물론 적당한 때 집을 팔 기회를 노려온 매도 대기자들의 경우 섣부른 판단으로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

시장에서는 정부 대책의 효력이 벌써 다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솔솔 새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나타난 일시적 조정국면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8.31부동산 대책의 뼈대를 이루는 세제정책 등이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침체가 끝났다고 성급히 넘겨 짚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당초 예상을 뒤엎고 빠르게 보합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시장 움직임은 과거 정부 대책 때마다 나타난 아파트값의 ‘요요현상’ 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특히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의 종합판이라 불리는 8.31대책이 나온지 두달이 채 되지 않아 집값 하락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법, 현명한 수요자라면 시장 추이를 꼼꼼히 살펴 적절한 매도 및 매수 타이밍을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그렇다면 과연 아파트값 하락세에 제동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급매물이 소진된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영향인가? 학군, 교통, 부촌 커뮤니티 등이 여전히 살아 있는 강남의 힘인가? 뉴타운 광역개발 움직임으로 한창 몸값이 치솟고 있는 강북의 공세인가? 대한민국 부동산표준 부동산뱅크는 4회에 걸쳐 최근 아파트값 동향을 심층 분석한다.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8.31대책 후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셋째주 0.03%를 기록,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질세라 일주일 뒤 전국 아파트값도 0.06% 뛰어 올랐다. 같은 시기 신도시도 0.01% 상승률을 기록한다.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 일대 아파트값은 -0.04%로 하락폭이 전주 절반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서울의 경우 비강남권 일대 오름세가 주춤한 반면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권 아파트 빠른 회복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8.31대책 후 줄곧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던 강남권 아파트값은 10월 셋째주 0.07% 상승률을 기록, 하락세에서 벗어난다. 10월 넷째주 시세조사에서도 0.05% 변동률을 보이는 등 여전히 상승 기류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2주 연속 강세에 힘입어 8.31대책 후 큰폭으로 떨어졌던 강남권 아파트 평당가는 10월24일 현재 2,055만 원으로 3만 원 가량을 회복한 상태다.

이같은 강남권 아파트값 오름세는 이지역 재건축 아파트 강세에 힘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9월 한달간 무려 평당가가 146만 가량이 빠지면서 곤두박질 쳤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은 10월 들어 진정기미를 보이면서 같은 달 셋째주 0.28%를 기록, 오름세로 돌아섰다. 10월 넷째주 시세조사에서도 0.2% 상승률을 기록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2,722만 원까지 떨어졌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평당가도 13만 원이 오른 2,735만 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정부 대책 후 하락폭이 미미했던 강남권 일반 아파트의 경우 전주 0.04% 소폭 상승하는데 그쳐 대조를 이뤘다.

구별로는 정부 대책 후 강남권 시세하락을 주도했던 강동구 약진이 두드러졌다.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경우 7주간 하락세를 접고 10월 셋째주 0.55% 상승률을 기록했다. 둔촌주공 4단지 34평형이 6억9,500만원에서 7억2,000만 원으로 뛰어올랐고, 고덕주공 1단지 13평형이 1,250만 원이 오른 4억7,750만 원에 거래되는 등 이지역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10월 마지막주 시세조사에서도 0.82%가 뛰어오르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대책 후 5주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던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10월 둘째주부터 소폭 반등기미를 보이다 최근 들어 그 기세가 주춤한 상태다. 10월 둘째주 대치 동 청실2차 49평형이 2,500만 원이 오른 14억7,500만 원, 역삼동 진달래 2차 19평형과 24평형이 각각 2,000만 원이 오른 4억 원에 거래됐다. 일주일 뒤 개포주공 2단지 19평형 7,500만 원이 오른 8억1,000만 원으로 8억 원대를 회복한 상태다.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값은 10월 둘째주부터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강세를 띠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0.04%가 뛰어 오른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이후 0.51%(10월17일), 0.15%(10월24일)이 각각 뛰어 오르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세상승을 거들어다. 한때 9억8,500만 원까지 떨어졌던 잠실 주공 5단지 35평형의 경우 2,000만 원이 뛰면서 다시 10억 원대 고지를 이미 되찾은 상태다.

한편 정부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락폭이 미미했던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전주 0.25%로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강북 광역개발 붐을 타고 강세를 이어가던 비강남권은 오름세가 주춤한 기세다. 8.31 정부 대책 직후 3주연속 0.1%대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던 비강남권 아파트 값은 10월 들어 0.1%대 미만으로 오름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1,152 만 원(8.31직전 1,212만원)까지 좁혀지던 강남권과의 평당가 차이도 1,153만 원으로 2만 원 가량이 늘었다. 구별 변동률은 마포구가 9월 1.15%에서 전달 -0.37%로 오름세가 둔화됐고, 구로0.75%→0.11%, 노원 0.43%→0.09%등이 상승세가 한풀 꺽였다. 경기도에서는 정부 대책 후 보합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양주(0.51%), 과천(0.03%), 부천(0.03%), 파주(0.03%) 등이 전주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신도시의 경우 전주 0.01%의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평촌 (0.10%), 중동 (0.03%), 일산 (0.01%) 등이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결국 최근 아파트값 반등 조짐은 서울 비강남권 일대를 비롯한 경기, 신도시 일대 아파트값이 정부의 8.31대책 후 보합내지는 소폭 상승세를 나타낸 가운데 시세하락을 주도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약진에 힘입은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다주택자 중과세 방침에도 상반기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분당, 용인 일대의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것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또 정부 대책 후 8주간 시세하락을 주도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대부분이 입지면에서 여전히 실수요자들에게 메리트가 높은 곳임을 감안할 때 더 이상의 추가하락보다는 보합국면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향후 집값 향배를 쥐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시세하락 가능성이 낮은 만큼 아파트값이 보합내지는 소폭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기자 kjh@neo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