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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분석] 경희대 상권

[부동산뱅크 2006/09/04 - 조회:9,478]

‘소비력이 왕성한 대학생과 안정적인 병원 이용객을 두루 갖추고 있는 상권은?’ 대학상권의 최대 약점은 방학만 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학생들 탓에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 그러나 경희대학교와 경희의료원은 물론 카이스트, 농촌경제연구원 등 튼튼한 배후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경희대상권은 방학에도 밀려드는 사람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다양한 수요층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업종이 옹기종기 동거하고 있는 경희대상권을 둘러봤다.

회기역 통한 상권 집중도 높아
회기역 등지고 우측길 유리

동대문구 회기동 일대에 위치한 경희대상권의 역사는 경희대가 종합대학으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지난 19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에 지난 1970년대 국철 회기역 개통과 경희의료원 개원을 통해 독자적인 상권 형성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보통 상권의 성패는 그 지역 교통여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접근성이 높아야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고 돈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희대상권은 그리 신통치 않은 교통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를 역이용해 상권을 발전시켜 나갔다. 경희대나 경희의료원을 찾는 하루 5만 여명의 방문자가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대부분 국철 회기역이다. 이곳을 지나는 버스노선이 마을버스 1개, 간선버스 1개, 지선버스 1개 등에 불과하기 때문에 좋든 싫든 회기역이 이곳에 접근하는 유일한 통로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국철 회기역에서 경희대로 향하는 대로가 한 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동인구가 회기역에서 회기로를 지나 경희대로 향하는 하나의 동선을 택할 수밖에 없다. 즉, 다른 상권에 비해 불편한 교통여건이 이곳 상권의 집중도를 높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같은 상권내에서도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명암이 갈리는 법. 경희대상권의 경우 회기역을 등지고 좌측 길보다는 우측길에 승부수를 던지는 게 좋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는 오른쪽 길이 학교에 더 빠르게 닿을 수 있고 횡단보도도 한 번만 건너면 돼,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학생들이 회기역에서 내리면 일단 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통행한다”며 “임대료도 우측이 좌측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대학상권과 병원상권 공존
구역별 타깃 명확히 해야

경희대상권의 핵심은 버거킹에서 경희대 사이 약 250m에 이르는 대로변(A구역)이다. 이중 학생들이 통학길로 이용하는 오른쪽 대로변은 대학가상권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회기로에서 경희대길로 접어드는 진입로에는 로이드, 스킨푸드, 떼르드글라스 등 중저가 체인점이 자리를 잡고 있고 대학교 근처에는 스파게티, 분식집, 샌드위치전문점 등 먹거리가 주를 이룬다. 역시 대학생들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이면도로(B-2구역)에는 옷가게와 도시락전문점, 한식당 등이 위치해 있다. 이곳은 대로변보다 임대료가 다소 저렴해 1층 25평 기준으로 권리금 6,000만 원, 보증금 4,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 수준에서 점포를 구할 수 있다.



A구역 왼쪽 대로변으로는 경희대상권 ‘만남의 광장’격인 커피빈과 버거킹을 시작으로 미스터피자, 제과점, 치킨, 일식집 등 음식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근 I공인 관계자는 “액세서리나 화장품 등 지나가는 학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오른쪽 길을, 호프집이나 음식점 등은 왼쪽을 공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A구역은 1급지 상권답게 1층 10평형 기준으로 권리금이 1억~1억 5,000만 원이 넘고, 보증금 4,000만~5,000만 원, 월세 120~150만 원 수준이다.

A구역 중에서도 경희대 바로 앞은 경희의료원 환자들과 보호자, 병원 직원•방문객 등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 곳에는 5~6개의 약국을 포함해 죽전 문점, 슈퍼, 제과점, 의료기전문점 등이 성업중이다. 병원 응급실과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A구역 뒤편 이면도로에는 아구찜, 추어탕, 횟집 등 한식당과 빨래방, 목욕탕, 약국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A구역 중간에 위치한 GS25에서 버거킹까지 연결되는 이면도로(B-1구역)는 대학생과 병원직원,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유흥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의할 점은 골목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이용층이 큰 차이를 보여, 타깃층을 명확히 설정해 창업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원, 농촌경제연구원 등으로 통하는 길목에 위치한 가장 안쪽 골목은 경제력이 튼튼한 30~40대 직장인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따라서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바(bar)상권이 형성돼 있는 게 특징이다. 지하와 1~2층에 걸쳐 10여 개의 바(bar)와 선술집, 횟집 등 고급식당이 성업중이다.



B-1구역에서 메인골목으로 가까워질수록 값싸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주점과 식당들이 눈에 띈다. 크게 해물탕, 생고기, 횟집, 영양돌솥집 등 병원 방문객과 직원을 타깃으로 한 업종과 전통주점, 치킨, 삼겹살, 불닭 등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 곳은 1층 20평짜리 점포를 기준으로 권리금 9,000만~1억 2,000만 원, 보증금 5,000만~8,000만 원, 월세는 200만~250만 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이렇듯 안정적인 수요층을 바탕으로 성업하고 있는 경희대상권이지만 최근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곳도 있다. 바로 회기사거리에서 경희대 사거리로 이어지는 회기로(C-2구역). 회기역에서 교통카드를 통한 마을버스 무료환승이 가능해진 이후 이곳을 지나는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회기사거리 인근으로는 군데군데 상권의 맥이 끊긴 모습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오른쪽 길을 중심으로 옷가게와 액세사리 전문점, 신발가게 등이 아직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인근 I공인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줄긴 했지만 옷가게가 집중돼 있어 아직 찾는 사람은 꾸준하다”며 “다른 곳보다 임대료가 저렴한 만큼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보세 옷가게나 액세서리 점포는 도전해 볼만하다”고 귀띔했다. 1층 10평짜리 점포를 기준으로 권리금 5,000만~1억 원, 보증금 7,000만 원, 월세는 100~120만 원 선에 형성돼 있다.



반면 국철 회기역 인근(C-1구역)은 경희대앞 못지 않은 임대료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2월 중앙선 청량리~덕소 구간이 개통하면서 회기역이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환승역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저녁시간이면 회기역에서 직장인들이 쏟아져 나온다”며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던 인근 오피스텔에서 공실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별다른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았던 이 곳은 최근 들어 직장인이나 대학생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주점이나 삼겹살, 치킨, 보쌈집 등이 빠른 속도로 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도보로 통학하는 학생이나 출퇴근족들의 발길을 잡는 꼬치집이나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샌드위치 전문점도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고려해 볼만한 아이템이다. 1층 10평형 기준으로 권리금 9,000만 원,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는 90만 원 선이다.



회기사거리에서 철길 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입소문을 통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파전골목(C-3구역)이 자리하고 있다. 이모파전, 나그네파전, 낙서파전 등 3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점포가 많아 새로 진입하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러나 골목 진입부에는 빈 점포도 눈에 띄므로 학생이나 직장인을 상대로 하는 삼겹살, 닭갈비 등의 먹거리장사를 해 볼만 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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