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 송파구 전성시대 ‘활짝’
[부동산뱅크 2005/12/30 - 조회:24,405]
지난 여름 8.31 대책의 한파 속에서도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송파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됐다. 그간 서울시와 국방부의 반대로 개발 자체가 흐지부지된 상황에서 나온 급작스런 발표에 모든 사람들의 눈과 귀가 송파로 쏠리고 있다.
이번 건교부 발표에 따르면 송파구 거여·장지동, 성남시 창곡동, 하남시 학암동 일원 205만 평에 2013년까지 4만 6,000호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인근 장지지구, 마천지구, 거여-마천뉴타운, 문정지구 등의 개발이 2010년이면 모두 끝나 바야흐로 송파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송파신도시 개발 확정에 투자 문의 늘어
가격 너무 올라 저가 매물 위주로만 거래
“아직은 글쎄요…”
송파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된지 3일이 지난 29일 오후, 인근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번 들썩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현장은 잠잠한 모습이다. 거여동 J공인 관계자는 “8월 말 뉴타운과 미니신도시 발표에 인근 아파트와 지분 가격이 하루가 멀다 하고 뛰었지만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나온 후 투자자의 발길이 끊겼다”며 “그 이후 매물은 꾸준하지만 매수세가 얼어 붙은데다 호가까지 높아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8월 29일 강남권 최초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되고 이틀 뒤 미니신도시 개발 계획까지 잇따르자 거여동, 마천동 일대 10평 기준 지분 가격은 평당 2,000~2,300만 원에서 3,200만 원으로 훌쩍 뛰었다. 사유지가 거의 없는데다 그나마 녹지지역으로 묶여 있는 송파신도시 대신 이웃한 거여-마천뉴타운 내 지분 가격이 상승한 것. 뿐만 아니라 신도시와 뉴타운에 대한 개발 기대감으로 인근 노후 아파트 역시 수 천만 원이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투입된 국세청 특별대책반에 매수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겹겹이 쌓인 규제도 투자자를 멈칫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송파구의 경우 주택신도거래지역으로 주택 취·등록세 실거래가를 적용하며, 양도세를 실거래가 과세하는 주택·토지투기지역으로도 지정돼 있다. 또 입주권을 주택으로 간주하는 ‘재건축-재개발 입주권 주택간주제’ 역시 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렇듯 한산한 분위기에도 신도시 개발이란 호재를 놓칠세라 상담 문의는 늘어난 게 사실. 대륙공인 육종호 대표는 “한동안 거래가 없다시피 했지만 신도시 개발 발표를 계기로 전화를 걸어 오거나 직접 방문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격이 높은 탓에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저가 매물만이 간간히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나마 거래 가능한 10평짜리 지분 가격은 2,400~2,700만 원이며 30평 이상 넓은 지분은 1,200~1,300만 원 선이다. 아직 각각 3,000만 원 이상, 1,500만 원 이상의 매도 의뢰가 들어오기도 하지만 매수호가와의 차이로 매물만 쌓일 뿐이다.
임대아파트, 높은 개발밀도 ‘부담’
풍부한 녹지 장점
투자자나 청약 대기자들은 환영하는 신도시 개발이지만 정작 인근 주민들은 반기지 않는 눈치다. 마천동의 한 중개업자는 “인근 마천지구에 국민임대단지가 들어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워낙 낙후돼 있던 지역이라 주변 환경 개선 차원에서 별 반발이 없었다”며 “하지만 송파신도시에까지 50% 이상 임대를 짓는다고 하니 주민들이 싫어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마천동 금호아파트 주민 역시 “강남 대체지를 짓겠다고 하고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아파트를 50% 이상 공급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금싸라기 땅에 임대를 짓는다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건교부 신도시기획팀 관계자는 “공공에서 체계적으로 개발을 하는데다 주변 청량산, 남한산성 등의 쾌적한 주변 환경과 연계해 웰빙 주거 도시로 조성하는 만큼 임대가 문제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 아파트 중 상당수인 5,000가구는 군인들을 위한 군 임대아파트이므로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신도시 개발이 예정돼 있는 비호·사자 군 아파트 부지
높은 개발밀도 역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전체 면적의 36.1% 수준인 74만 평 부지에 4만 6,000가구를 짓겠다는 것은 쾌적한 환경을 지향한다는 개발 방침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도 건교부는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건교부 신도시기획팀 관계자는 “밀도는 높아지겠지만 주변 환경과 연계한 개발이 이뤄지기 때문에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원•녹지 비율도 26%나 되고, 남성대 골프장은 개발 부지로 들어가는 반면 성남 골프장은 유지되기 때문에 웰빙형 도시 건설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군부대 이전사업의 진행 및 공공부문 후분양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일반 수요자들은 2009년 이후에나 청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공영 개발이라 하더라도 85㎡ 초과 물량은 청약저축이 아닌 청약예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송파신도시 중대형 입성을 원한다면 늦어도 2006년 말까지는 청약예금에 가입하는 게 좋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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