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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對아파트] 목동 9단지 VS 서초 삼풍

[부동산뱅크 2006/07/13 - 조회:29,044]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직장 가까운 아파트. 법조인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가진 사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왕이면 출·퇴근하기 쉬운 곳에 집을 얻고 싶다는 바램은 소위 잘 나간다는 그들도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검찰청), 서울중앙지방법원(검찰청)과 직주근접을 실현한 목동 신시가지9단지, 서초동 삼풍아파트를 둘러본다.

법원과 검찰청 배후단지 공통점

지난 1987년 입주한 목동 신시가지9단지는 총 2,030가구의 대단지로 ▲20평형(240가구) ▲27평형(600가구) ▲30평형(21가구) ▲35평형(102가구) ▲38평형(567가구) ▲45평형(325가구) ▲55평형(175가구) 등의 다양한 평형대로 구성돼 있다.

<녹지 공간이 충분한 목동 신시가지9단지>

목동 신시가지단지하면 살기는 좋지만 대중교통은 불편한 곳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9단지는 지하철 2호선 양천구청역과 5호선 목동역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더블 역세권 아파트이다. 32개 동에 이르는 큰 덩치덕에 901 ·912동 사이의 주출입구는 2호선 양천구청역과 가깝고 904동과 연결되는 후문은 5호선 목동역과 인접한 것이다.

특히 신도림역에서 별도 운행되는 2호선 라인보다 5호선의 활용도가 높은데, 5호선 목동역은 서울남부지방법원과 검찰청이 위치한 역이기도 하다. 7번 출구로 나와 약 7~8분 가량 걸으면 법원·검찰청 건물과 맞닥들이게 되고 그 두 건물 사이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 아파트가 바로 신시가지9단지이다.



목동 9단지보다 1년 늦은 1988년 주인을 맞이한 서초동 삼풍아파트는 법원 배후단지의 대표주자다. ▲34평형(1,050가구) ▲50평형(726가구) ▲62평형(570가구) ▲64평형(44가구) 등 중대형 평형으로만 2,390가구가 들어차 있는 이 단지는 대한민국 최고의 법조타운과 마주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교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법조단지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비롯해 특허법원, 서울형사지방법원, 서울가정법원, 서울민사지방법원, 서울지방검찰청, 서울고등법원, 고등검찰청 등이 대거 포진해 있는 상태다. 여기에 대법원, 대검찰청도 지척. 변호사와 법무사 사무실까지 합치면 서초동은 법조인들의 천국인 셈이다.



쾌적성 9단지 vs 편의성 삼풍

법조타운의 배후단지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단지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거환경은 차이를 보인다. 9단지의 경우 동마다 써 있는 ‘木’자와 같이 나무와 휴식공간이 많은 게 특징이다. 입주한지 20년이 다 된 단지인 만큼 최근에 지어진 것과 같이 분수대, 화려한 조형물 등은 없지만 어느 곳을 가더라도 건물 3~4층 높이의 나무들이 에워싸고 있다.

5층짜리 저층 단지와 15층짜리 중층 단지가 한데 지어진 것도 돋보인다. 50~60m에 이르는 넓은 동간 거리를 확보한 가운데 908~921동까지 총 14개 동을 저층으로 지어 쾌적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들 저층 단지들은 중층의 같은 평형에 비해 1평 가량 지분이 큰데, 매물이 많지 않아 거래도 없는 편이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많은 것도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단지 내 10개의 놀이터와 2개의 아동공원이 배치돼 있어 자녀들이 뛰어 놀기 안성맞춤인 것. 초등학교(신서초)가 단지 내 위치했다는 것도 9단지의 인기 비결이다.

이에 반해 서초동 삼풍아파트는 편의성이 극대화된 단지다. 목동 9단지가 주거 쾌적성에서는 한 수 위지만 편의시설이 떨어진다면, 삼풍아파트은 교통, 문화, 쇼핑 등 편의성에서는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것이다.

교통은 남부터미널과 고속터미널이 각각 1km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한 것으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터. 대한민국 특급 주거지라 불리는 강남권에 위치한 만큼 각종 인프라는 아직까지 목동이 따라가기에 먼 게 사실이다.



이에 개발 기대감도 삼풍아파트가 한 발 앞서고 있다. 삼성타운, 롯데타운의 개발 만으로도 엄청난 인구 흡입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단지이기는 하지만 중대형 평형 수요자가 삼풍까지 유입된다는 사실을 주민들이 모를리 없기에 기대감이 하늘을 찌르는 것이다.

반면, 목동 9단지는 서울 서부권의 유일한 고급 주거지로 조용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수억 원씩 오르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긴 했지만 사실 목동은 그 이전부터 강남권 못지 않은 가격을 자랑하던 곳이었다. 지하철 9호선 개통(2008년 12월 예정)으로 새롭게 조명받는 서부권이지만 부유층을 끌어 들이기엔 아직 목동만한 곳이 없다는 점이 호재로 볼 수 있겠다.

학군은 목동 7학군, 서초 8학군을 자랑하며 두 아파트 서로 뒤지지 않는다. 9단지의 경우 신서초, 신서중, 진명여고, 양정고 등으로 배정되며, 삼풍아파트는 원명초, 서일중, 서초고, 반포고, 서울고 등을 통학할 수 있다.

오래된 평면 불구 가격 높아

단지 쾌적성과는 별개로 지은 지 오래된 탓에 내부 구조가 새 아파트와는 차이가 많다. 특히 20평형, 27평형, 30평형 등 소형 평형이 몰려 있는 목동 9단지에서 불편함을 쉽게 접할 수 있다. 27평형 A타입을 제외한 평형이 방 2개에 욕실 1개인데, 요즘에 분양되는 아파트들이 25평형도 3-bay에 방 3개, 욕실 2개인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옛날 구조인 셈이다. 또 방 3개인 27A평형도 작은 방 2개의 면적이 2평을 전후하는 작은 면적에 불과하다. 중형 평형에 속하는 38평형까지 욕실이 1개밖에 없다는 것 또한 염두에 둬야 한다.

최소 평형이 34평형부터 시작하는 삼풍아파트의 내부 구조는 목동 9단지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가장 작은 평형인 34평형은 2-bay의 전형적인 옛날 구조를 따르고 있고, 욕실도 1개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의 불편함에도 자녀 교육을 위해 들어오는 젊은 열혈 학부모들은 개의치 않는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9단지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목동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녀 교육 때문”이라며 “불편하다고 느끼기야 하겠지만 좁은 구조로 인해 불만을 토로할 사람이었다면 애초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좋지 않은 내부와는 별개로 가격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5월 정부의 거품 경고 이후 매수 문의도 없고 거래도 없다는 게 두 단지 인근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지만 그렇다고 집주인이 급히 싼 물건을 내놓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올 초에 비해 목동 9단지는 1억 6,000만~6억 2,500만 원, 서초 삼풍아파트는 2억~4억 원 가량 올랐지만 현재 가격 조정은 거의 없고 간혹 나오는 급매물도 5,000만 원 이상은 빠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부쩍 올라버린 가격에 월급 생활을 하는 법원직 공무원들은 이들 단지를 살 엄두도 못내고 있다. 사실 삼풍아파트는 가격적인 요인보다 인근 아크로비스타, 서초 래미안, 서초 롯데캐슬클래식 등 대체 아파트가 많아지며 예전의 명성이 퇴색된 경우다.

하지만 비슷한 여건의 목동 신시가지단지는 급등한 가격 탓에 법조인 또는 인근 공무원들이 찾을 수 없게 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공통된 의견이다. A공인 대표는 “웬만한 월급쟁이는 이제 4억 원에 달하는 20평형도 사기가 힘들어졌다”며 “법원과 가까워 법원직 공무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9단지인데 이제는 그 자리는 잘 나가는 변호사, 의사, 고위 공무원 등의 전문직들로만 채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