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강남권 4개구가 문제, ‘불패신화’ 여전
[부동산뱅크 2005/06/22 - 조회:43,617]
작년에 약세를 면치 못 했던 강남권 4개구가 올해는 약진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외 다른 서울의 자치구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 변동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 작년에 주춤했던 ‘강남불패’ 신화가 올해 들어 다시 재현되는 양상이다.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가 서울 2,720개 단지를 대상으로 상반기 아파트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전체적으로 8.8% 상승했으며 평당가는 88만 원 가량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3.1% 오르는데 그쳤었다. 올해 이처럼 서울의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인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 대다수 전문가들은 참여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부동산 4대 개혁입법(주택거래신고제, 주택가격공시제도, 개발이익환수제, 부동산실거래가신고제)이 올해 마무리되면서 시장이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어설픈 판교신도시 개발 계획과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주택시장은 걷잡을 수 없게 돌변하고 말았다. 호시탐탐 가격 상승을 노렸던 세력에게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강남권 4개구는 급등, 강북권 4개구는 소폭 하락
노원구, 도봉구 강남구 매매값의 4분의 1 수준
자치구별로는 역시 강남권 4개구가 상승률 상위 순위를 독식했다. 송파구가 재건축 아파트의 강세에 힘입어 23.7%로 가장 많이 올랐다. 서초구(17.6%), 강남구(16.3%), 강동구(15.3%)가 뒤를 이었다. 강남권의 급등과는 대조적으로 강북권은 소강상태를 유지했다. 노원구(-1.1%), 성북구(-0.2%), 동대문구(-0.1%), 중랑구(-0.1%) 등은 올 초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강남권과 강북권의 매매값 비율은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노원구는 올 초 강남구와 비교해 매매값 비율이 31.1%를 기록했으나 올 6월에는 26.4%로 낮아졌다. 강남구에 비해 매매값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서울에서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고 변동률을 살펴보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서울이 전체적으로 4.5% 올라 재건축 단지가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송파구가 12.7%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삼성타운 건립의 호재가 있는 서초구는 12.1%가 상승해 일반아파트값도 강세를 나타냈다. 강동구 일반아파트는 4.9%가 올라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면 서울 전체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재건축 단지만 놓고 본다면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의 3배 넘게 뛰었다. 재건축 단지는 서울 전체가 27.6% 올랐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무려 46.2%가 상승해 절반 가까이 뛰었다. 뒤를 이어 강남구가 27.3%, 강동구가 26.5%, 서초구가 24.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결국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강남권 4개구 재건축 단지가 주도한 셈이다.
평형대별(재건축 제외)로는 25평 이하 소형이 1.9%, 26평~40평이 4.4%, 41평 이상 7.7% 올라 대형 평형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주상복합, 재건축단지 억대 상승 기본
개별 아파트별로는 대형 주상복합과 재건축 단지가 주로 크게 올랐다. 초고층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과 매물 품귀현상으로 압구정동 신현대 60평형은 올 상반기 호가 중심으로 6억 원 가량 뛰었다. 평균 13억 원선에서 19억 원대로 오른 것.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현대IPARK도 평형대별로 1억 이상은 기본으로 상승했다. 상업지구 변경에 대한 기대감과 제2롯데월드 조성의 호재가 겹친 잠실동 주공5단지도 평형대별로 4억 원 가량 올랐다. 강북의 대표 아파트로 자리잡은 이촌동 LG한강자이도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올 초보다 3억 원 이상 더 줘야 구입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1억 원 이상 오른 단지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
이렇듯 강남지역은 대형 평형이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강북지역은 대세 상승의 혜택은 거의 없고 세금 증가 부담만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의 주택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과 이에 따른 정확한 처방이 나오지 않는다면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센터 양해근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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