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주공5단지 ＂전세, 풍년이요＂
[부동산뱅크 2007/07/05 - 조회:13,766]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요자에 비해 매물은 턱없이 부족해 전셋집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런 때 인근 전세가격보다 저렴하면서 물량도 많은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8월 말 잠실 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트리지움 입주로 세입자가 대거 빠지고 있는 잠실 주공5단지가 바로 그 주인공. 예비 세입자들의 발품을 덜어주게 될 잠실 주공5단지를 들여다 보았다.
지난 1978년 3월 입주한 잠실 주공5단지는 15층, 30개 동 ▲112㎡ 2,280가구 ▲115㎡ 300가구 ▲119㎡ 1350가구 등 총 3,930가구로 이뤄져 있는 대단지다. 현재 추진위원회까지 구성된 재건축 아파트로 다소 낡은 감이 있지만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새마을시장, 석촌호수공원, 지하철 2호선 신천역,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이 모두 도보 10분 내에 위치한 알짜 주거지 중 하나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말 입주한 레이크팰리스(잠실 주공4단지) 옆으로 대규모 학원가까지 조성돼 강남 8학군 못지 않은 교육여건을 뽐내고 있다.
이렇듯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고 있는 주공 5단지이지만 최근 전세가만은 유독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맞은 편에 위치한 트리지움의 입주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전세 세입자가 대거 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112㎡ 기준 2억~2억 1,000만 원 했던 전세가격이 현재 1억 6,000만~1억 9,000만 원까지 내려 앉았다. 주공5단지 내 C공인 관계자는“주공5단지에 세들어 살던 트리지움 입주예정자들이 이사를 위해 전세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현재 150가구 정도가 트리지움 입주를 앞두고 있어 물량이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런 주공5단지의 전세 약세 현상은 지난해 12월 레이크팰리스 입주 때에도 일어났었다. 총 2,678가구 규모의 레이크팰리스가 입주하면서 잠실 일대 전세가격이 3,000만~4,000만 원 가량 하락했던 것이다. 주공5단지 역시 112㎡ 1억 8,000만~2억 2,000만 원 했던 전세가가 3,000만 원 정도 빠져 1억 5,000만 원까지 거래됐었다. 이와 관련 잠실 주공5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레이크팰리스가 입주가 임박했던 지난해 12월 전세가가 가장 많이 하락했었다”며 “이번에도 트리지움이 입주하는 8월 말에는 지금보다 더 싼값에 전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귀띔했다.
이러한 전세가 하락 소식에 전셋집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비 세입자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변 새 아파트에 비해 내부시설은 낡았지만 입지, 교육, 편의시설 등은 똑같이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레이크팰리스의 경우 112㎡의 전세가가 3억 5,000만~3억 7,000만 원, 트리지움 109㎡의 경우 3억~3억 3,000만 원에 전세가가 형성돼 있다. 이에 반해 주공5단지는 1억 7,000만 원 전후면 전세를 얻을 수 있어 절반이 넘는 전세자금을 절약 할 수 있다. 하지만 약 30년이나 지난 오래된 아파트인 만큼 기본 배관시설이나 내부시설은 다소 불편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주공5단지 C공인 관계자는 “새 아파트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저렴한 전세가와 뛰어난 입지 등을 감안할 때 가을 전세철에 앞서 노려볼 만한 단지”라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김근옥 기자 kko@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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