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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를 보았다.27년 전의 광주를 재구성해 보려는 감독의 의도는 엿볼 수 있었으나 적잖이 불만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특히 따귀 때리는 장면이 네 번 나오는데 민주계층이나 군부나 둘다 인간은 폭력적이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김상경이 이준기를,선생이 이준기를 준장(장군)이 대위를,안성기가 김상경의 따귀를 때린다.물론 의도는 다르지만 문제의 해결이 대화가 아닌 폭력임에 똑같다.청문회 때 전두환에게 명패를 던지고 전두환을 몰아세우던 노무현 의원이 기억이 안다.폭력 안에서 폭력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없기 때문에 화려한 휴가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뿐이다.

아니 오히려 폭력의 본질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광주는 관객 몇 백만 동원 역대 흥행 몇 위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죽은 자는 사라졌다.그리고 전두환이,노태우가,김영삼이,김대중이,노무현이 대통령을 역임했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광주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다.그리고 혜택을 지금도 누리고 있다.그러나 앞의 두 사람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들먹이던 광주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고 정통성을 부여하고,역사적 책임의식을 부여했다면 무언가 달라도 많이 달라야 하지만....,

토론 주제에 돌아와 1,2층은 승강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승강기요금을 부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인다.그러나 공동주택의 개념을 생각한다면 모순이 있음을 알 수 있다.만약 그 주장대로라면 층수에 따라 다르게 관리비를 부여해야 하고,마침내 이런 사태에 이를 것이다. 1,2층의 주택을 공동주택에서 떼어 다른데로 이동시키거나,아예 승강기의 출발점을 3층부터 시작하자라는 엉뚱한 주장도 해 볼 수 있다.

전두환이나 노태우 정권을 역사에서 떼어 버릴 수 없다.그래서 현재 합천에 일해(전두환호)공원이 들어선다고 말이 많다.나의 상상력은 김해의 노무현 대통령의 집터에 가 있다.물론 주거용이지 기념관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준장이 대위의 뺨을 때린 거나,김상경이 이준기의 뺨을 때린 거나,안성기가 김상경의 뺨을 때린 것처럼 유사하게 생각하게 된다.

변화를 줄기차게 부르짖었지만 역사의 변화는 광주를 만족시키지 못했다.오히려 진보층은 그런 희생을 기반하여 정치적 생명력을 강화시키거나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켰을 뿐이다.그런 면에서 죽은 사람만 억울하다.

다시 변화의 시기에 다다랐다. 우선 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놀라움을 표할 수밖에 없다.아무리 경선이지만 무슨 통반장 선거도 아니고,학생회장 선거도 아니고 짜증이 난다.참여정부 들어 국무총리,장관했던 사람은 다 나온 듯 싶다. 그 중에서 압권은 공수부대를 동원해서 멧돼지 4만 마리를 잡겠다는 모 후보의 공약이 광주의 정신과 변화를 실감케 한다.미친 사회다.

잘났거나 못났거나, 김대중 대통령에 줄을 대든,친노 직계든,진정한 중도 진보 계열이든, 중도 실용계열이든 철딱서니 없지만 역사로 볼 때 우리와 함께 역사의 공동주택에 거주함에 틀림없다.

이제 몇 개월 남아 있다. 10년의 진보가 이끌었던 변화에 대한 공과 실의 평가가 내릴 날이 이제 머지 않았다.살아 있음으로 해서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해야 할 지 모르겠다.강남을 때려 잡아야 서민이 살 수 있다는 황당한 논리 또한 폭력임에 분명하다.함께 할 수 없다면 떼어 버려야 하고,떼어 버릴 수 없다면 공존을 모색하거나,아니면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