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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통한 택지 확보 ‘불가피’ 도심 개발의 경제학 지난 3월 24일에 있었던 국토해양부 업무 보고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앞으로 수요가 있는 도심 위주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참여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이 신도시 위주였다고 한다면 새 정부의 주택 정책이 어떤 방향성을 가질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그러면 이 대통령은 왜 도심 위주의 주택 공급 정책에 초점을 맞췄을까. 참여정부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서일까. 그것은 도심 위주 공급 정책의 합리성과 경제성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주택 정책이라고 하면 세금 폭탄 등 수요 억제 정책만 연상하기 쉬우나 주택 공급 자체가 적었던 것은 아니다. 주택 보급률만 놓고 보았을 때 2002년 말의 100.6%에서 2006년 말에는 107.1%로 늘어 6.5%포인트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16개 광역 자치단체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그 내용은 조금 다르다. 충남 전남 등 주택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8개 광역자치단체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4년 동안 주택 보급률이 8.6%포인트(118.5 ~127.1%) 증가한 반면 서울 경기 등 주택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8개 광역자치단체는 같은 기간 동안 6.1%포인트(92.1~98.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를 수도권으로만 제한해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 같은 기간 5.3%포인트(91.6 ~96.9%) 증가했을 뿐이다. 한마디로 주택 보급이 필요한 곳에는 공급이 적고, 주택 보급이 충분한 곳에는 공급이 많은 불합리한 정책을 편 것이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 때문에 오늘날 12만 가구가 넘는 미분양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미분양이 10만 가구였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보다 미분양 가구가 더 늘었다. 이러한 미분양 사태는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남은 2008년 1월 말 현재 1만4000여 채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주택 1만 가구당 222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1만 가구를 분양해 9778채가 분양되고 222채가 미분양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충청남도에 있는 총 주택 수를 1만 가구로 환산할 때 미분양된 가구 수가 222채라는 의미다. 이런 기준으로 살펴보면 충남 222채를 비롯해 강원 139채, 경남 155채, 경북 120채, 충북 117채 등으로 문제가 심각하다. 더욱이 이들 지역은 이미 주택 보급률이 120~130% 정도로 충분히 높은데다 인구마저 감소 추세여서 미분양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서울 지역의 미분양 주택 수는 524가구에 불과하며, 이는 주택 1만 가구당 2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수도권 전체도 38채 수준으로 지방에 비해 문제의 심각성이 덜하다. 수도권 지역에서 미분양이 발생된 원인은 분양가가 높거나 입지가 뒤떨어지는 등 개별 단지의 문제이지 지방과 같은 수요 부진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주택 보급률이 낮은 곳에 주택을 많이 공급하고 주택 보급률이 높은 곳에 분양을 줄였더라면 지금과 같은 대규모 미분양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새 정부 주택 정책은 ‘파이형’ 참여정부의 주택 정책을 도시공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서울은 저밀도, 주변 수도권 지역은 고밀도로 추진하는 ‘도넛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자 서울의 인구는 줄고 경기도의 인구는 증가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인구 이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서울의 주택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서울의 높은 집값 때문에 경기도로 이주한 인구들도 서울에 대한 의존도가 줄지 않았기 때문에 교통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가 도심 위주의 공급 정책을 펴면 서울을 고밀도로, 주변 수도권을 저밀도로 개발하는 가운데가 불룩한 ‘파이형’ 도시 계획이 되는 것이다. 용인 등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길에서 고생하는 직장인들의 입장에서는 직장 가까운 곳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자. 서울에 있는 직장에서 50km에 떨어진 교외에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이 차를 가지고 출퇴근한다면 평균 시속을 시속 25km라고 할 때 왕복 4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직장과 5km 거리에 있는 도심으로 이사하는 경우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은 과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준다. 이 줄어드는 시간에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시간을 생산 활동에 투입한다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봉이 4160만 원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시간당 임금은 2만 원(8시간 근무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도심으로 이사했을 때 하루에 절약되는 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7만2000원이 되며 연간으로 환산하면 1872만 원의 경제 효과가 있는 것이다. 교외에서 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