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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ㆍ대출규제 완화로 거래 살려야 기사입력 2008-04-14 07:16 거래는 되지 않고 미분양은 늘어만 가고 지역을 옮겨가며 집값 불안은 이어지고…. ''총선이 지나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으나 총선이 지난 지금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위축되고 꼬여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의 왜곡이 더 심화되기 전에 참여정부 때 들이부었던 각종 반시장적인 규제책들을 과감하게 풀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이 과정에서 단기적이고 국지적인 부작용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리즈를 통해 현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짚어본다. ■사례 1 서울 서초동에 145㎡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는 주부 김 모씨(56). 2주택을 갖고 있는 그는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지난해 여름부터 서초동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까지 한 통의 문의전화도 없었다. 대선 이후 한두 차례 전화가 오더니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큰 변화가 없다는 얘기가 나돌자 다시 뚝 끊겼다. 결국 아파트를 전세로 돌린 김씨는 올해 공시가격이 11억원으로 나오자 벌써부터 종합부동산세를 낼 걱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례 2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정 모씨(34). 76㎡ 크기 아파트에 사는 그는 조만간 2세를 가질 예정으로 넓은 집을 알아보고 있다. 이씨는 마포의 100㎡대 아파트로 이사를 가려고 했으나 총부채상환비율(DTI)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다. 연봉이 4500만원인데 DTI 규제 때문에 최대 2억원가량의 대출밖에 얻지 못하기 때문. 맞벌이로서 부채상환 능력은 충분한 데도 금융 규제 때문에 꼼짝 없이 묶여 있는 실정이다.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시장이 ''시장 기능 상실''에 시달리고 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활발한 거래''가 필수적인데 거래의 동맥경화가 심각하다. 특히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거래 부진은 심각할 정도다. 2006년 한 해 동안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57만7424가구. 2007년에는 전년 대비 26% 감소한 42만6125가구에 그쳤다. 수도권은 2007년 거래량이 19만8793가구로 2006년 55.5% 수준에 불과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는 2007년 총거래량이 6164가구로 2006년 1만8666가구와 비교할 때 3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부진은 ''부동산값 안정''만 강조하면서 각종 규제로 묶어 놓은 탓이다. 양도소득세와 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대표적이다. 집이 있는 사람은 내놓을 수가 없고 집이 없는 사람은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시장이 형성될 리 없는 셈이다.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도 "(개인적으로 볼 때) 집값이 내려가거나 각종 부담이 많을 때는 거래가 늘지 않는다. 집값은 안정적인 수준에서 올라야 거래 숨통이 트인다"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의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 ''거래 활성화''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거래 활성화를 막는 양도세는 정책이 매우 이중적이다. 원종훈 세무사(국민은행 PB사업부)는 "다주택을 보유한 가구에는 강력한 세금을 때리는 반면 다주택 보유자가 임대하는 주택에는 세금 지원을 한다. 부동산 관련 세금은 주택을 구입하는 단계에서는 강력한 억제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이미 다주택을 가진 사람에게는 주택시장에 매물을 내놓게 하는 동기 부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유 단계에서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면서 처분할 때도 고율의 양도소득세를 매기기 때문이다. 금융규제는 8ㆍ31대책이 나오던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그해 7월 동일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중복 취급이 제한됐고 은행ㆍ보험의 주택 투기지역 아파트에 대한 LTV가 60%에서 40%로 낮아졌다. 2006년 4월에는 주택투기지역 내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DTI가 40% 이내로 제한됐다. 11월에는 LTV 60%에 대한 예외적용 기준이 폐지되는 등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특히 은행들이 LTV와 DTI를 엄격히 적용하면서 수억 원대 목돈이 없으면 집을 사기 힘든 상황이 됐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금융규제로 막아놓으면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집을 구매할 길이 없어지고, 그러면 시장 수요 기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