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세상이 어수선하니 게시판도 한산하다 못해 썰렁해지는군요.

이젠 2008년도 한달 밖에 남지않았네요. 집을 줄여서 다지기작업을 하려다 전세 세입자분들이 다들 어디로 가셨는지 그냥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겁없는 펀드입니다.

요즘 너무 많은 비관적인 뉴스와 분석만 접하다보니 실제 닥치지도 않은 현실을 더 겁내하는 분위기가 많이 조성되는것 같습니다. 최근에 본 인터넷유머에서도 공포가 묻어나네요. 높으신 들의 말을 패러디한건데,

"그동안 소통이 안되 오해가 있었던거 같다. 우리가 공약했던건 서민들의 주거 안정화를 위해 전 아파트의 반값아파트를 실현하고 종합주가지수를 747포인트로 마지막으로 올해안에 환율 3000원, 임기안에 5000도 가능하다"

는게 압권인거 같습니다.

저희동네 사시는 대학 선배가 있는데 이분이 얘들이 커가고 집 전세 만기도 다가오고 하니 집을 사서 입주하려고 퇴직금 중간정산 받고 그동안 모아놓은 쌈지돈도 한군데 모아두고 하시다가 최근 급등락장세에 주식에 2천만원을 투자했다고 하더군요. 근데 운이 좋았는지 30%의 수익률이 단기간에 나와 6백만원을 벌었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그 이후에 터졌는데 대출을 3천을 더 받아서 5천 6백을 다 들이밀었다가 원금은 다 날아가고 겁이나서 3천을 눈물을 머금으며 빼서 대출상환을 했다고 하더군요. 차라리 그때 30%이득이 아닌 30%의 손해를 봤더라면 그러지 않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저에게 들더군요.
그 형님이 그렇게 손해를 보고난 후, 한달도 되지않아 집을 계약했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급급매를 산것도 아니고 소형평형을 살다 약간 큰 계단식 중소형 아파트를 보더니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 누가 먼저 계약할까바 조바심을 내며 계약을 했다고 하더군요. 집에와서 그 얘기를 듣고 요즘 시절에 집주인이 제시한 금액을 한푼도 안깍고 계약을 했다는 상황에서 헛웃음이 나더군요...집주인은 큰 평형으로 이사를 가야할 처지였고, 대출을 줄이기 위해 그 아파트를 내놓았다고 하더군요..원래 초짜들은 다 이런 실수를 하나봅니다. 제가 딱 5년전에 했던 실수를 그대로 답습하네요.. 계약하기전에 물어보기라도 좀 하지..

뭐라고 하겠습니까..축하한다고 해야죠..처음 온 행운이 행운이 아니었다고 느끼는데 걸리는 시간이 두 달이 채 걸리지 않는 무서운 시기임에는 틀림없군요.( 물론 그 선배형님의 약간의 탐욕도 있었지만요..) 그 형님이 이번 계약으로 수업료 지불했다고 생각하고 보다 알찬 가계를 꾸리길 기원합니다.

어제 회사에서 야식을 먹으면서 집을 전세를 내놓은지 세 달이 되어가는데 너무 안나가서 부동산에 가서 들은 얘기, 최근 전세및 매매시세등을 얘기했는데 저희 부장님께서 숟가락을 내려놓으시더군요..화를 내시면서..

이 분 죽전에 전세사시면서 여기저기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계신 분(그런데도 대출이 1억을 넘지않는 재테크의 달인이십니다..)인데 하시는 말이..9월이 전세계약만기였는데 집주인이 3천을 올려주지 않으면 집을 빼라고 해서 가지고 있던 인천의 빌라를 보증금 올려주려고 팔았답니다. 몇년만 기다리면 재개발인데 하시면서 투덜대시더군요..지금 부장님 사시는 곳의 전세 시세를 알아보니 3천을 올려주는게 아니라 3천을 돌려받을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보면 전세금 3천때문에 수억을 포기하게된 불운일 수도 있겠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요즘같은 때가 오기 바로 전에 부동산 하나를 제 값에 팔아 현금을 들고 있는 행운일 수도 있겠지요

제 대학전공이 컴퓨터공학이고 대학원 전공이 시스템 프로그래밍쪽이었습니다. 거창해보이지만 별거 아닙니다. 그냥 소형 가전제품이나 기계, 컴퓨터등이 원할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즉, 기계에 근접한 Low Level에 속하는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는것입니다.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려고 보니 핸드폰, MP3Player, DVD Player, 의료장비등등 잘나가고 연봉이 쎈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근데 왜 병역특례 자리가 없었을까요? 그렇죠! 그런 연봉 쎈 기업을 들어갈 운명이었으면 여기서 글 쓰고 있겠습니까? 어쩔수 없이 Set Top Box라는 것을 만드는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셋탑박스 업체 대부분이 수출 위주로 하는 회사들입니다. 내수가 별로 없어 국내에 알려진 것보다 외국에 널리 알려졌죠.

Set Top Box가 뭔지 잘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Sky Life( 위성방송 )보시면 TV옆에 안테나 들어가는 조그만 박스있는거 보셨죠? 그겁니다.

뭐 병역특례를 받으려다보니 그런 선택이었고 울며 겨자먹기로 취업을 한 회사 업종이 그런것이였습니다. 연봉? 예전에 말씀드렸죠? 자원봉사 수준이었습니다....ㅜㅜ; 저 위에 언급됐던 회사들의 절반수준이었으니까요..
운도 지지리도 없지 하면서 5년( 대학원을 나온 전문연구요원은 당시에 5년 의무 복무였습니다. 지금은 3년으로 줄었더군요.)을 엄청 욕먹어가면서 일했습니다.

근데 그렇게도 다니고 싶어하던 고액연봉을 주던 회사들이 시장이 이상하게 재편되면서 하나씩 사라지더군요. MP3는 여러 중소업체가 춘추전국시대를 열다가 3~4개 회사로 재편되는가 싶더니 애플, 삼성등의 대기업이 시장을 정리해버리더군요. 핸드폰도 중소업체들은 싹 정리가되고 대기업만 남는 형태가 되더군요. 그러면서 그곳에서 일하시던 분들도 상당부분 새로운 길을 가야했습니다.

그렇게 운도 없다면서 한탄하던 제가 있는 셋탑 업계쪽은 당시 코스닥 상장을 통해서 대우도 좋아지고 직원들도 돈을 만지던 좀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더군요.

요즘 취업난이다 뭐다 하는데 이쪽 업계는 사람들이 안오더군요..이쪽 업계에서 신입사원 구경해본지 오래됐습니다. 왔던 신입사원들도 일주일있다가 나가기도 하구요..일이 어려운건지..신입사원들 오기가 부족한건지...모를 일이지만..지금 오히려
"이러다 정년퇴직하는거 아냐?"
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오질 않네요..그로인해 연구소장님부터 말단 직원까지 전직원 열심히 실무에 매달려있습니다.

하긴 같이 일하던 동료 엔지니어들도 퇴사하면서 이런 말은 합니다..
"내가 다시 셋탑쪽에 오면 사람이 아니다.."
제가 하는 일이 이럴때 보면 3D 업종 같습니다. --;

뭐 지금 사는게 남들보다 팍팍하다고 생각이 되시더라도 훗날 좋은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희망을 가지며 살아보시죠..인상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면 희망을 보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제 첫째 딸이 뇌병변 1급장애아인데 저희 부부는 그런 미래는 상상도 안했었기에 처음오는 그 고난을 이겨내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병원 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옆 침대에서 잘 지내던 아이가 어느날 밤 중환자실로 옮겨갔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하늘나라로 가는 광경도 많이 목격했구요.

둘째를 임신했을 때는 각종 아기 보험에 혹시나 모를 백혈병 대비 차원에서 제대혈도 보관하고 단단히 대비를 해두었죠. 다행히 둘째는 건강하게 태어나서 지금 "미운 4살"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녀석 감기라도 걸리면 병원 입원해서 올리는 보험료 수익이 만만치 않네요.

첫번째가 어렵지 학습효과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존재한다고 봅니다. 아마 지금 이곳에서도 현찰을 들고 번뜩이는 눈빛으로 두리번 계시는 분도 있으리라 봅니다. 높으신 분들도..당연히.....

당연히 있어야 되는데요..학습효과가..
있을겁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에는요..

IMF당시보다 지금이 더 힘들고 괴롭다고 하시는데 뭐 여러가지 주장들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시아만의 문제였다든가, 펀드로 박살난 국민이 없다든가 등등등..

허나 제가 느끼는 가장 큰 차이점은 IMF는 과거완료형이고 지금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라 그렇게 느끼지 않나 싶습니다.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 대다수가 올해 세어놓았던 계획들이 많이 수정되거나 수정되어야할 상황에 처해셨을거 같습니다. 제 주위에도 그런 분들이 많거든요.
계속 계획은 틀어지고, 각종 지표는 안좋게 나오고 암울한 예언이 난무하고 참 살기 팍팍해졌죠..

어쩌겠습니까. 버텨야죠.. 지금까지 뭘 상상했건 그 이상이 온다는데 어금니 꽉 깨물어야죠..현실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여유롭게 해석하는 것도 지금에서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 이렇게 자산의 가치가 떨어져서 힘든나날이라고 느끼는게 한 30년쯤 지난 후에 우리 자녀들이 내집마련을 쉽게 하고 좀 더 여유있는 윤택한 삶을 즐길 수 있는 초석이 되는 시기일 수도 있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