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밝은 곳에서 있다가 갑자기 어두운 곳으로 가면 앞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앞이 보이기 시작하죠. 이런 현상을 암순응[暗順應]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부동산 시장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은 언제나 오르기만한다- 하락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하락이 아니며, 단지 조정일 뿐이다라는 생각은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이 아직 하락에 적응되는 시간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하락 기간이 길어지면 비로서 앞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즉,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야 부동산 거품붕괴를 현실로 받아 들이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유가 상승을 막는 길은 달러 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신용위기로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처지로 몰려서 위기가 계속 확대 재생산되는 형국입니다. 인플레가 일어나면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으면 되고, 경기가 침체되면 금리를 내리고, 감세와 본원 통화를 늘려 부양하면 되지만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시장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것이 부동산 시장에는 부정적인 '스테그플레이션'현상이라고 일전에 설명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정부에서도 더이상 못버티고 금리를 올려야만 하는 처지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본격적인 스테그플레이션은 아니지만 '준스테그플레이션'에 돌입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전문가들은 없습니다. 시장 참여자들도 지금의 하락이 도저히 믿기지 않으며 현실로 받아 들이려는 마음 자세도 안되어 있는듯 보입니다. 제아무리 이명박 정부를 원망하고 욕해도 소용없는 일이지요. 정부에서도 어찌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가경제 전체를 망가 뜨리면서까지 부동산 거품을 유지한다는 일도 있을수 없으려니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락기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켜 경기침체를 막으려는 시도는 기술적 반등을 줄 여지는 있을지언정 거품붕괴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과거 일본이나 현재의 미국처럼 경착륙이 아닌 독일같은 연착륙의 거품풍괴로 유도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보여집니다.

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왜 지금은 빠지기 시작하는지 근본 원인을 알아야 앞으로의 최선의 길을 택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핫토방에 말했듯이 빈라덴이 9.11 테러를 일으킨후 미경제의 급락을 우려한 연준이 금리를 미 금융 역사상 최저인 1.0%까지 인하하여 달러가 흘러넘쳐 나게 됩니다. 이돈이 지구 곳곳을 누비고 다니면서 주가며 부동산을 앙등시켰던 것이죠. 그러다가 지금은 이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지요. 시중의 실질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고, 대출 경쟁에 혈안이 되어 있던 은행들이 몸사리고 있는 현상들이 바로 이런 영향 때문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셨을 겁니다. 우리나라의 저축은 100원인데 대출은 133원이었다는게 한은의 발표인데요, 부족한 33원이 바로 달러나 엔화였였지요. 33원은 외화 유입에 따른 원화의 본원발행 증가분이었고 인플레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한은이 금리인상을 예고한 것은 흘러 넘치는 돈을 일부라도 회수하기위한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이처럼 부동산은 이런 거시적 흐름을 살펴 보는 일이 정부의 정책방향이나 생활양식및 사회 변화같은 개념들보다 훨씬 중요하겠지요.

잠원동 아파트 31평 아파트 전셋가가 2.1억원이며, 매매가는 8.5억이라고 합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25%인 셈입니다. 여지껏 우리는 매매가 8.5억이 마치 우리가 살아 가는데 있어서 주택의 소유및 효용 가치- 즉 내재가치인 처럼 착각하고 있었던 거지요. 물론, 부동산이라는게 미래의 효용가치를 반영하는것 외에 심리및 소유욕에 대한 가치를 감안한다 해도, B-7 지역의 주택 효용 가치가 매매 가격의 1/4(25%)이라는 사실은 문제가 매우 심각함을 의미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위험성을 인지 못하고 되레 더 오를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까지 갖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저층 재건축은 물론이고 일반 아파트도 B-7 지역의 전세가율도 30~40% 임을 감안할 때 장기간의 거품 형성기 속에서 사람들은 현재의 그 가격이 내재가치를 반영된 가격으로 착각하고 있었음을 알수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본래의 정상적인 가격이라면 이 잠원동의 이 아파트 가격은 전세가율을 70% 적용할 경우 3억원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강남 불패론, 강남 명품론, 부동산 불변성론등 온갖 양념들이 첨가되어 8.5억까지 뻥튀기 되었고, 이런 가격이 오래동안 유지되다 보니 내재가치를 반영한 가격으로 착각 하게 된 것이지요. 이게 어디 B-7만의 일이겠습니까?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고...수도권의 소형 아파트까지 하위소득층의 뒤늦은 투기 놀음 가세에 힘입어 전세가율이 갑자기 추락했습니다. 버블의 마지막 꼭지를 하위 계층이 장식했다는 점은 서글픈 일입니다. B-7 지역 외의 투기판은 개그스럽기 까지 하더군요. LG삼익을 엘지자이로, 주공이 뜨란채로, 삼성을 래미안처럼 싸구려 분칠하는 모습 말입니다. 이렇듯, 대한민국처럼 온 국민이 땅값이나 아파트 가격에 민감한 나라는 없는거 같습니다.

IMF때처럼 시장이 비정상적인 경우에는 90%까지 치솟은 적이 있지만, 정상적인 시기에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70%선에서 움직였습니다. 사람들이 지금의 가격이 현실과 동떨어진 착시가[錯視價]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 금리인상과 더블어 현재의 거품붕괴는 더욱 가속화 되어 갈 것입니다. 착시 가격을 갖게 하고 그런 인식을 부추기고 심어준 것은 언론들과 수많은 투기 모임이었습니다. 부동산 투기꾼들을 부동산 전문가라고 미화시켜 이들의 말을 인용해서 상승 기대감을 심어주고, 빚을 얻어 집을 사도록 부추겼습니다. 신문의 광고 수입중 부동산관련 광고가 한때 20%가 넘었음을 볼때, 언론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지금도 신문들은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서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락이 아니라 조정이니 급매를 잡으면 좋다'라는 식이죠. 이런 말장난에 현혹되어 지금도 빚을 얻어 '내집마련'하는 순진한 분들이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퇴행된 아파트 투자에 대한 시장의 응징이 비로서 시작되고 있음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세가와 매매가의 갭이 크지 않은 곳에서 자신의 순재산과 수입능력에 비춰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집 마련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될 수있지만, 투기꾼들의 부추김에 현혹되어 매개가가 50%를 하회하는 아파트의 매입은 실수임이 분명해 봅니다. 전세가율이 50% 밑도는 아파트는 가게 권리금처럼 보장되는 돈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아직도 사이버 공간에는 거품 형성기에 생겨났던 각종 투자동호회니, 재테크 클럽, 무슨 부자되기 카페니 하는 수천개의 투기 모임에서 박수무당 노릇하던 사람들이 주택경기가 얼마후면 회복된다는둥 하면서 지금이 저점매수 찬스라며 사탕발림 소리를 하고 있지요. 이런 박수 무당의 굿에 솔깃하여 빚을 얻어 집을 샀던 분들은 지금 잠못이루고 있습니다. 누가 이사람들의 한숨과 피눈물에 책임을 질까요? 정부가? 언론이? 형제들이? 아무도 없습니다. 결국은 자기 자신의 책임일 뿐이죠. 버블 형성기에는 빚을 레버러지로 이용해서 아파트 투자로 대박을 날린 사람들이 많지만,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고 집값이 뚜렷한 하향세로 돌아서면서 거덜나기 시작한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전업 투자가, 일명 아파트 투기꾼들이 거덜나는것에 동정을 하는 사람은 없지만, 일반 서민들이 그렇게 되면 안타까울 수 밖에 없습니다.

아파트가 환금성이 좋다는 말도 얼핏보면 그럴싸 하지만,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 천덕구러기 시멘트 덩어리라는 사실도 아셔야 합니다. 허황된 부자의 꿈이 피눈물이 되어 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IMF시절에는 외환부족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였기 때문에 회복이 빨랐지만 거품이 발생된 상태에서 시장의 힘에 의해서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 통상적으로 수년 이상 지속됩니다. 미국의 주택 거품은 2006년 여름부터 꺼지기 시작해서 2년이 지났지만 하락 속도는 더욱 빨라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서야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IMF당시의 주택 가격은 버블이 없는 상태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2년후에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빨라야 5년이 될거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언젠가는 오른다라는 막연한 기대감 하나에 기대어 수년간을 버틸 사람은 없을 겁니다. 부동산은 나만 버틴다고 되는게 아니기 때문이지요.

순재산에 기초해서 합리적인 선에서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라면 하락해도 잠 못이루는 일이 없을 텐데, 최근의 서민 아파트에 내집마련하는 분들은 대부분 순재산이 2억도 않되며 심지어는 1억도 안되는 상태에서 빚 하나만을 믿고 집사는 일이 비일 비재하게 일어났습니다. 거품 형성기에는 빚이 레버러지 역활을 하지만 지금같은 침체기에는 빚은 순재산까지 갉아먹는 역레버러지 역활로 작용하는데,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몇년을 버틸 사람은 드믈것 입니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이번의 하락장은 1~2년의 단기간내에 회복되는 장세가 아닙니다. 미국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도 4~5년 이상 갈거라는 전망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때 가서 회복되면 좋겠지만, 일본이나 독일의 예처럼 소득에 걸맞는 수준에서 영영 안착할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을 비우고, 땀흘린 댓가만큼 돈을 벌수 있다는 마음자세가 부자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알아야할 때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선진국형 저성장 궤도로 들어 가고, 출- 생-율까지 최하위 상태에서 지난날과는 달리 아파트 투자로는 부자가 될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 암순응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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