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입주쇼크, 처음 들어보는 말인가요?


어려운 말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 ‘쇼크’가 온다는 거죠.


보통 사람들은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 가격이 들썩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상 보면 신규분양아파트 가격이 주변 아파트 가격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늘.. 반복적으로 서로 가격을 끌어올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가격이 정상화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입주하면서부터 가격이 쭉 오를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왜냐...신규물량이 공급되면서 기존 수요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매매가나 전세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게 된다는 거죠. 이게 ‘입주쇼크’입니다. 세대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쇼크는 크고 가격 하락 효과는 큽니다.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계신분이시라면 2006년 12월, 잠실 레이크팰리스 입주 당시를 기억하실 겁니다. 35개동 2678세대가 입주하면서 엄청난 대란이 있었죠.

당시 아시는 분이 전세를 구했는데 33평이 1억 5천이였습니다. 강남권에 33평 전세가 1억 5천. 좀 너무 했죠... 물론 매매가도 조정을 봤습니다.


그럼 입주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전세가가 얼마일까요? 33평이 2억 5천에서 3억까지 합니다. 매매가도 7억 5천입니다. 그나마 요즘은 강남 거래가 안 돼 이 정도랍니다.


네, 시간이 흘러 정상화가 된 것이지요.


이런 곳은 비단 잠실 뿐만이 아닙니다.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신규 입주로 갈아타기 수요가 한창인 곳은 기존 주택의 매매가와 전세가, 신규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몇 일 전에 다녀온 화성이나 동탄, 수원, 인천 등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한 곳은 입주 7년차 아파트 33평이 1억 8천인데 신규 아파트는 33평이 2억 6천에 거래되더군요. 이유를 물으니 기존 아파트 살던 사람이 신규 아파트 분양을 많이 받아서 팔고 나가는 실정이라 급매물 위주로 거래돼 작년 12월에 비해 가격이 2-3천정도 빠졌다더군요.

전세가도 9천에서 7천까지 빠졌고요. 거의 10% 넘게 빠진 겁니다.


재미있지 않습니까?


동탄1신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동탄 2신도시 발표가 나면서 빠지기 시작해서 33평이 거의 1억 가까이 빠졌지요.


7월에 입주하는 잠실 주공2단지 입주권도 주변 시세보다 1억 가까이 쌉니다. 입주물량이 5563세대라니 이해가 갑니다.


수원 매탄동도 마찬가지입니다. 3400가구 정도되는 위브하늘채 입주 때문에 기존보다 2-3000씩 빠진 매물이 나왔습니다. 전세가도 작게는 1천, 많게는 3천까지 빠졌습니다.


찾아보면 이런 곳은 너무도 많습니다.


수도권만 해도 올해 입주 예정인 2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9곳, 3만 6696가구에 달합니다. 과천주공이나 반포자이처럼 유명한 곳도 있고 나만 아는 지역도 있습니다. 앞으로 입주할 은평뉴타운도 있고 강북의 재개발 지역도 너무나 많습니다. 지도를 펼쳐놓고 그냥 막 찍어도 다..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한 지역일 겁니다.


그러니 실수요자라면 이런 효과를 반드시 노려야 합니다.


시장에서 단기간에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쇼크받은 물량을 매수해서 정상화될 것을 기대하며 2-3년 느긋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물량을 받을 땐 조건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수요가 뒷받침되는 지역이여야 한다는 점, 둘째로 기존 아파트라도 신규 아파트의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등 주거격차가 크면 안된다는 점, 셋째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부채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수요가 한정되어 있는 지역의 경우는 순전히 실수요자들의 갈아타기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 팔아서 좋아진 저기로 가는 거죠. 그래서 새로 생긴 단지는 ‘좋은 동네, 혹은 부자동네’ 가 되지만 예전 단지는 ‘떨어지는 동네 혹은 싼 동네’가 되버릴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기존 단지 가격이 정상화 되기는 어렵습니다. 새 아파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요가 한정되어 있는데 공급물량이 많아 버리면 희소성이 떨어져 가격 상승여력이 약합니다. 그래서 필히 수요가 없는 지역은 피해야 합니다.


둘째 앞서 말한 것과 비슷하게 구 시가지, 신 시가지로 나뉘어 기존 주택이 신규 주택의 인프라를 공유하지 못하거나 주거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질수록 가격 따라잡기는 힘들어 집니다. 신규 분양 물량 역시 구 시가지가 가지는 유효상권이나 공공시설, 학군 등을 공유하지 못하면 새 거 빼곤 남을 게 없는 그저 그런 것 밖에 안됩니다.


셋째. 아시다시피 대출 규제 때문에 아파트를 사는 게 예전보다 많이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제 2금융권이나 할부금융권의 대출을 고려합니다. 이들 기관은 아직도 6억이상 아파트만 DTI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이 적어도 KB시세를 기준으로 대출을 해 줍니다. 심한 곳은 주택 매매가격의 80%까지도 대출을 해주죠. 가격이 정상화 될거란 확신을 가지고 무리한 대출을 받는 경우, 수익을 까먹는 결과가 나기 때문에 오히려 안 한만 못합니다.

제가 아시는 분은 평촌에서 4억짜리 기존 아파트를 팔고 대출을 승계해 7억짜리 아파트로 갈았탔는데 금융비용이 너무 많아 손해를 보고있다고 합니다. 시세가 오르긴 했지만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돈도 아니고 양도세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마이너스라며 새 아파트에 살고 싶은 욕심이 과했나보다고 얘기합니다. 최근에는 평촌 가격이 하락하면서 그나마 올랐던 시세도 힘을 못 쓰고 있다면서 초조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언젠가 정상화 될 수는 있지만 그 시간을 기다려 줄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면 무리한 대출은 멀리해야 합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여러모로 집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전세입자라면 적은 돈으로 좋은 지역의 새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니만큼 입주쇼크를 이용해 좋은 집에 사는 즐거움을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맘에 드는 집에 살다보면 저절로 욕심이 나는 법이고 남들 사는 모습도 잘 보이니 여러모로 자극받기 딱 좋은 것 같습니다.




p.s. 최근에 재미있는 기사를 봤습니다.

강북 주택은 가격 상승이 많고 강남 주택은 가격 하락이 많아서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몇 가지 예를 들어놓았더라구요.
강북의 주택이 3억에서 4억이 되고, 강남의 주택이 7억에서 6억이 됐는데 예전에는 4억차이였는데 지금은 2억차이니까 지금 옮기면 이익 아니냐면서 애들 교육도 있고해서 강북 주택을 팔고 강남으로 옮겼다는 주부의 얘기도 있었고, 종부세 부담도 있고 예전보다 많이 오른 것도 사실이니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팔고 대세인 강북 유망한 재개발 지역으로 옮겼다는 부부의 얘기도 있었습니다.

재미로 읽은 거라 기억이 그다지 확실하진 않지만 나름 갈아타기 수요가 많을 시기인 듯 합니다. 대세를 어떻게 보느냐, 본인의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 여러모로 다양한 답이 있는 게 부동산 시장인 듯 합니다.

이런 것도 일종의 쇼크라면 이런 시기에 원하는 지역으로 옮기는 것도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