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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가 오송생명과학단지를 'BT의 메카'로, 오창과학산업단지를 'IT의 요람'으로 육성하겠다는 당초 계획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바이오 산업의 메카'를 표방하는 오송단지와 '정보통신 산업의 요람'을 만들겠다던 충북도의 방침이 이미 어긋난 데다, 자칫 잡탕식 산업단지로 변질될 가능성을 점치는 걱정이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도가 용지 분양과 기업 유치에만 매달린 나머지, 제과·식품·제약회사 등 IT분야와 동떨어진 업체를 마구잡이로 유치하면서 오송과 오창의 특성경계가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 정보통신 특성화인 오창단지에는 국제제과·홍삼나라·청정나무식품·시원식품·엄마사랑 등 13개의 음식료품 업체가 입주계약을 마친 상태.

또한 유한양행·바이오알앤즈·좋은바이오·한국바이오제약·녹십자 등 의료기기 및 의약품업체 등 BT관련 15개 업체가 이미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LG화학·나노닉스·사임당화장품·흙살림 등 IT업체로 구분짓기 어려운 정밀화학·기계장비·화장품 제조사 등 31개 업체가 자리잡고 있다. 이미 107개 업체가 입주계약을 체결했지만 오창단지를 더이상 '첨단 IT산업의 집적지'로 규정지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송과 오창의 구분이 애매해지면서 두 단지간 차별성도 찾기 어렵게 됐다.

뒤늦게 충북도가 '오창단지'를 'IT특화단지'가 아닌 '융합기술 단지'로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이 또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오창단지를 세계 유수의 IT단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특화단지로 육성하겠다고 했다가, 무분별한 기업유치로 큰 틀이 깨어지자 정체불명의 '융합단지'를 들먹이며 한발 후퇴한 것이어서 근시안적 산업단지 조성정책은 이래저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오창단지는 분명히 'IT 특화단지'로 육성하려던 게 기본 방침이었다"며 "하지만 조성과정에서 IMF라는 복병을 만나 기업유치가 여의치 않아 부득이 다른 업종의 기업까지 유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2005년 07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