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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신도시에 공급되는 25.7평 이상 중대형 아파트에 원가연 동제와 채권입찰제가 도입되지만 분양가는 당초 예상가격보다 올라갈 전망이다.

특히 주택업체들은 주공을 통한 공영개발 방식을 도입한데 대해 사업 참여기회가 박탈 됐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당정이 지난 3일 마련한 이번 방안은 공영개발 방식을 통한 ‘분양가규제’ 및 청약자 들로부터의 ‘개발이익환수’ 방안 등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이에 따라 판교신도시 의 청약환경도 급변할 전망이다.

◇분양가는 더 오를 듯=기존의 ‘택지 채권 병행입찰제’는 땅값에 대한 채권 금액을 많이 써내는 건설업체가 택지를 공급받은 뒤 청약자에게 분양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청약자가 주변 시세와 분양가와의 차익의 일정 부분을 채권금액으로 내야하는 ‘주택 채권입찰제’다.

건설업체에게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대신 실제 수요자 에게 걷겠다는 것이다.

특히 채권입찰제로 인해 분양가는 당초 정부의 가이드라인이었던 평당 1500만원과 엇 비슷하거나 되레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원가연동제를 통해 중대형 아파트도 표준건 축비를 적용, 최초 분양가는 낮게 책정되지만 청약자들이 부담하는 채권금액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중대형 아파트 표준건축비는 현재 25.7평 이하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평당 13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마감재 차이는 물론 표준건축비와 땅값 산정비율 등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건설교통부 주택정책과 박선호 부장은 "25.7평 이하 아파트에 적용되는 표준건축비(평 당 339만원)를 중대형 아파트에도 그대로 쓸지, 바꿀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 고 밝혔다.

채권금액의 경우 주변 분당 등의 중대형 아파트 시세가 보통 평당 2000만원 선이므로 시세차익은 800만원이다. 따라서 800만원에 대한 일정비율을 채권금액으로 내야 한다.

99년 채권입찰제가 폐지되기 전까지 시행됐던 채권비율은 70%. 이를 기준으로 하면 50 0만~600만원 정도를 채권으로 내야 한다. 따라서 청약자는 분양가 1300만원과 채권(50 0만~600만원)을 합친 평당 1800만~1900만원의 분양가를 부담해야 한다.

물론 채권을 할인받으면 총 투자비용은 낮아질 수 있다. 채권할인율은 과거 35%선이었 으나 지금은 저금리를 감안해 50% 정도로 예상된다. 채권 할인율 50%를 적용할 경우 250만~300만원 선이고 결국 총 분양가는 1550만~1600 만원에 달한다.

40평형 아파트라면 5억2000만원(평당 1300만원 기준) 짜리 아파트를 6 억2000만~6억4000만원에 사야 하는 셈이다. 우리은행 PB팀 안명숙 팀장은 "청약자들의 관심이 많은 판교의 경우 채권입찰제가 적 용되면 상한가를 써내는 청약자가 대부분일 것"이라며 "분양가가 평당 1500만원보다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채권비율을 70% 밑으로 낮출 경우 분양가는 내려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럴 경 우 당첨 차익을 노린 청약경쟁률은 더 올라간다는 위험성이 있다.

◇25.7평 이하 단지, 청약경쟁 가열 예상=판교신도시 분양은 올해 11월에서 내 년 하반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분양물량도 지금보다 10% 정도 많은 약 3만가구로 늘어 난다. 지금처럼 일괄분양 방식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판교신도시 당첨자들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당초 5년에서 10년으로 대폭 늘어난 것도 주목될만한 변화다.

일단 판교 청약시장은 분양가가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고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데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당초의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되는 만큼 가수요는 크게 줄어 들 것으로 보인다. 청약자의 경우 계약금 외에 채권금액까지 합친 목돈이 필요하다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전매 제한기간이 길어 실수요자 아니면 투자하기 어 렵고 초기 목돈이 필요하므로 가수요가 상당부분 억제될 수밖에 없다”며 “판교 청약 시장이 어느 정도 실수요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요는 억제되지만 상대적으로 입지여건이 뛰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채권금액을 둘러 싼 실수요자들의 ‘눈치싸움’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 는 25.7평 이하 아파트에 청약하려는 수요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중대형 아파트에 비 해 시세차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품질저하 우려, 주택업계 반발=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표준건축비가 25.7평 이하 아파트보다 올린다고 해도 민간 건설업체가 짓는 아파트에 비해 품질 수준은 떨 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업계는 주택공사가 사업주체가 될 경우 통상 도급공사에 대해 최저가입찰제를 통 해 민간 건설업체를 선정하므로 품질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김홍배 부회장은 “주택업체들이 직접 분양하게 되면 표준건축비대로 공사비에 투입되지만 주공에 입찰하면 표준건축비보다 낮은 금액에 응찰해 결국 품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업계는 가격규제는 이해할 수 있지만 공영개발 방식은 전혀 별개라는 입장이 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박사도 “분양가규제를 통해 어차피 최종 소비자들에게 전달되 는 분양가가 똑같다면 굳이 주택공사를 활용한 공영개발 방식이 필요 없다”며 “민간 업체의 참여기회를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