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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택지지구 중대형아파트의 과다 분양가 책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도입한 '분양가ㆍ채권 병행입찰제'에 구멍이 뚫렸다.

이 제도는 분양가는 낮게, 채권은 많이 쓴 업체에게 택지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행사가 정한 분양가 기준가격(인근 아파트 평균 값보다 10% 높은 가격)보다 낮게 써내면 가산점을 받는다.

정부는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판교 중대형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1500만원(기준가격은 평당 1561만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판교보다 입지가 떨어지고 기준가격도 평당 909만원으로 판교보다 평당 600만원 정도 낮은 용인 흥덕지구 연립주택 용지 입찰에서 이변(?)이 생겼다.

20일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용인 흥덕지구 연립주택용지(253가구) 입찰 결과 분양가를 평당 1990만원(채권 100만원)으로 써낸 하나로종합건설이 낙찰자로 선정됐다.

정부와 시행사가 예상했던 분양가보다 평당 1000만원을 더 써내고도 낙찰자로 뽑힌 것이다. 이는 연립주택 용지에 하나로종합건설이 단독 응찰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하나로종합건설이 입찰신청서에 써낸 금액대로 분양할 경우 수도권에서는 최고 분양가를 기록하게 되며, 정부가 묘수로 고안해 낸 '분양가ㆍ채권 병행입찰제'의 도입 취지도 무색해 진다.

이에 따라 시행사인 토지공사는 하나로종합건설에 분양가 인하를 권고했다. 또 하나로종합건설이 분양가를 낮추지 않을 경우 낙찰 자체를 취소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행 법규에는 정당하게 낙찰 받은 업체의 낙찰을 취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한 전문가는 " '분양가ㆍ채권 병행입찰제' 방식에 치명적인 구멍이 뚫린만큼 단독응찰시에는 유찰시키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