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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학은사님을 15년도 넘게 오랜만에 만나 소식을 묻고 하다가
(그 분이 대치동 쌍용사심) 운동하시냐고 물으니
양재천에 매일 가신다고 하더군요.
앗! 교수님 저도 그런데.. 몇시에 어느방향으로?.. 등등

교수님왈 야! 양재천이 이렇게 좋은데 내가 어찌 이곳을 떠날수가
있느냐. 마누라가 강북 새아파트에 가자고 해서 가봤더니
나는 이곳이 좋아서 죽을때까지 그냥 여기 살겠다.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산다고 수십억을 더줘도 내 집 팔기 싫다..
집값오르는 거 관심도 없다. 등등..
저는 그냥 말없이 동의했죠.

강남의 서민층이라고 생각했던 개포동에 이사온지 이제 2년이 다가옵니다. 지금 개포고층에 삽니다. 전 개포동 하면 5층 저층만 생각했어요.
근데 이 근처로 구하고자 알아보았을때 고층을 우연히 알게 되어 계약을 하고 살고 있는데 고층이라도 구조가 옛날구조라 요즘 짓는 아파트랑은 비교안되게 낡고 불편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살면서 일등으로 꼽고 싶은 것은 양재천과 대모산입니다.
이건 이곳을 떠나 어떤 대형평수와도 바꾸고 싶지 않은 것들이죠.
아침에 일어나 걸어서 5분가면 양재천이고요. 반대방향으로 10분 가면 대모산입구입니다.
이사오고 5개월후부터 양재천에 매일 나가는데요. 그 전엔 안 나가봐서 몰랐고요. 정확히 말하면 양재천을 알고 나서 개포동이 좋아진거죠.
이전 살던 곳에도 이런 천이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양재천이 훨씬 낫습니다.

숲에 들어온거 같은 아늑함, 흠씻풍기는 자연내음, 비오고 난뒤 가면 졸졸 흐르는 물소리, 이제 추워서 가셨지만 얼마전까지 들리던 각종 풀벌레소리, 오늘은 유난히 다양한 새들소리가 많이 나던데요. 강가의 천둥오리들 간혹 보이고, 갖가지 야생초, 건강하게 산책하는 노인들과 애견들. 그러니까 3단길이 있는데 제일 아래는 자전거및 러닝도로, 중간층 그리고 제일 상단의 보행도로 .. 모두 훌륭합니다. 제일 아래에서 걷다보면 하늘이 아주 높아보이고 한적한 시골길 같고요. .. 제가 이곳와서 들풀책이며, 곤충책을 때늦게 많이 봅니다.

최상단층 보행도로로 걷다보면 현대아파트앞 농구장있는 근린공원 이것또한 끝내줍니다. 이런 곳이 있다니 .. 전 매일 가는 곳이지만 참 놀랍니다. 바로 집앞에 나무들 우거져서 작은 숲을 이루고
땀흘리며 청소년들 농구장에서 운동하는 거 보면 즐겁죠.
양재천을 매일 걷다보면 어떤 걱정도 덜해지고 푸근하니 아!정말 좋구나.. 하고 돌아옵니다.

일본인학교가 바로 앞이라 일본 어린이들 봄 가을로 나와서 행사하고요. 학교주변은 경비삼엄합니다. 행사할때는 일본 아줌마들이 100이상 모이더군요. 개인적으로 일본문화에 관심없지만 일본어를 배워볼까 싶은 맘이 들 정도로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지요. 제가 일본인들 몇몇과 얘기해보니 한국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었는데 이곳에 대해 대단히 만족하더라구요.

개포동 5단지 상가를 중심으로 5,6,7단지와 길건너 양재천 한번 둘러보시면 꼭 다시 한번 와보고 싶으실거에요. 제가 집 사기전 한번, 두번오고 계약을 하고, 계약을 하고서도 입주전 수십번 와봤을 정도로 한번 오면 자꾸 오고 싶어지는 곳입니다. 왠지 정겨운..

그리고 자녀키우는 분들은 두번째로 학원접근성을 높히 평가합니다.
대치동학원 걸어서도 갈수 있고요. 버스로도 두세정거장이면 됩니다. 5단지 상가에도 유명학원들 많고요.
학군이야 당연히 8학군이고요. 중동,중산,휘문,경기여고,은광,숙명등등..

근거리 복지시설도 거의 일등급이 아닐까 싶은데요. 강남구민회관, 태화복지관,수서청소년수련관, 강남스포츠문화센타,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등등 프로그램별로 좋고. 백화점뺴고는 모두 셔틀이 다니고, 택시로도 2-3천원수준으로 가깝죠. 교육의 질도 우수합니다.

이곳 사는 아줌마들은 좁아서 떠나야지 하면서도 다녀보면 이만한 곳이 없어서 눌러앉아 산다더군요. 심지어는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케이스도 많고요. 초등학교 조용하면서 공부열심히 하는 알찬학교입니다. 5,6,7단지 애들만 다니기 때문에 오붓하지요. 선생님들이 아이들 눈높이 맞추기 아주 좋다고 하시죠. 부유층과 빈곤층이 별로 차이가 안나서요. 이제 겨우 2년 살았지만 다른 곳은 별 관심도 없고 앞으로 20년도 더 살고 싶어지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