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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운정 신도시' 명칭놓고 공방>

[연합뉴스 2006-11-14 10:56]


(파주=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지난달 27일 건교부가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 212만평 확대계획을 발표한 뒤 신도시 지역 주민들 사이에 신도시 명칭을 놓고 때아닌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파주시 교하읍 주민들에 따르면 기존 운정 1지구(142만평), 2지구(143만평)에 포함된 주민들은 '운정'이라는 기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교하지구(62만평)와 새로 확대되는 운정 3지구에 포함된 주민들은 '교하'라는 명칭으로 바꿔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파주시청 홈페이지에 '운정신도시가 아닌 교하신도시로 왜 되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명칭 사용의 논란을 일으킨 백모씨는 "일산, 분당, 동탄, 검단 등 다른 신도시가 모두 지역 고유의 행정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며 "파주에는 '운정'과 관련된 행정 명칭이 없을 뿐더러 운정1, 2, 3지구가 모두 교하읍에 포함돼 있어 '교하신도시'로 명칭을 변경해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운정 3지구에 포함된 교하읍 와동리 주민 윤모(41)씨는 "'운정'이라는 이름은 교하읍 야당리의 한 마을인 '운정말'이라는 자연부락과 경의선 '운정역'에서 비롯됐다"며 "그러나 운정말은 운정신도시에 포함되지 않아 '운정'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운정2지구 주민 장모(44)씨는 "이미 정해진 명칭을 함부로 바꿀 수는 없다"며 "갑자기 이름을 바꿔 사용하면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기존 명칭 사용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달 운정1지구로 이사한 주민 함모(38)씨도 "운정신도시란 네임 밸류를 믿고 이사를 왔는데 이제 와서 명칭을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엄연히 교하신도시가 따로 있는 만큼 명칭을 변경하거나 통합해 사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민들간 신도시 명칭 공방은 운정신도시 확대지역이 이미 입주가 끝난 교하지구와 연결되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분당이나 일산, 평촌 등 신도시 이름이 성남, 고양, 안양 등 행정구역의 명칭을 압도하며 해당지역 집값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뱅크 길진홍(32) 팀장은 "신도시의 명칭은 신도시 이미지를 좌우하며 집값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성남에 산다'고 하는 것과 '분당에 산다'고 하는 것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어떤 명칭을 사용하는냐는 해당지역 주민들에게는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도시 명칭공방에 대해 파주시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 신도시 명칭 변경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역 여론을 좀 더 지켜본 뒤 필요할 경우 건교부에 명칭 변경 건의를 고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하지구는 토지공사가, 운정지구는 주택공사가 각각 사업을 맡아 시행하는 등 사업 시행자가 달라 지역을 구분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른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