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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30% 인하의 진실은?

[머니투데이 2006-11-10 16:17]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토지보상·부처간 협의·용적률 상향 등 난제 '첩첩산중']




정부가 지난 9일 공급 확대와 함께 주택시장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방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분양가 인하'다.




인하폭은 20~30%로, 판교신도시를 기준으로 할 경우 전용면적 25.7평 이하는 평당 1085만원(실제 분양가)에서 760만~870만원 선까지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앞서 지난해 초 정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던 평당 809만~887만원보다도 최대 6% 가량 낮은 가격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용적률 상향과 녹지비율 하향 조정이다. 용적률이 높아지면 실질 택지비를 줄일 수 있고 공급가구수가 늘어나는 만큼 분양가 자체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녹지비율 역시 낮출수록 유상공급 면적, 즉 민간 공급업체(시행사·건설사 등)에 팔거나 자체 개발할 수 있는 토지가 많아져 분양가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앞서 정부가 제시한 광역교통시설 설치비용에 대한 국고 부담을 늘리는 방안도 전체적인 분양가 인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예컨데 현재 계획 중인 신도시 용적률을 20~30% 올리고, 녹지·공원 면적을 줄이는 대신 유상공급 면적을 현행(38%)보다 10% 안팎 늘리는 동시에 광역교통 시설비용 가운데 10~20% 가량을 국고 부담으로 할 경우 분양가를 적어도 20% 정도 분양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이어 지난 7월 발표한대로 택지공급가격을 감정가에서 조성원가의 110%로 낮추면 추가로 5~10% 가량의 분양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용 25.7평 초과 아파트도 채권입찰제 적용 기준을 낮춰 분양가 인하를 유도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즉 현재 시세의 90% 선에 맞추고 있는 채권입찰제 적용 기준을 70~80%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이 정부가 바라는 대로 실제 분양가 인하로 이어질 지에 대한 의구심도 적잖다. 우선 정부가 밝힌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토지 수용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신도시와 같은 택지지구의 경우 개발계획 승인 2~3개월 전 보상공고를 내고 협의보상에 들어간다. 이후 개발계획 승인이 완료되면 협의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땅에 대해 재결 신청을 하거나 강제수용에 나서게 된다. 통상 이 기간을 1년 정도로 계획한다.




다만 보상 금액에 대한 주민들과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보다 훨씬 많은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지난 2003년 첫 보상공고 후 2005년 12월에야 보상이 완료된 바 있다. 그만큼 사업기간이 늘어질 수밖에 없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판교와 마찬가지로 신도시 예정지에 개인 토지가 많을 경우 보상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만큼 사업기간 단축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경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간 협의도 사업기간을 좌지우지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실제 판교신도시의 경우 지구지정 전 환경부와의 사전환경성 검토에 대한 협의에서부터 난항을 겪었다. 건교부 관계자는 "중앙부처 내부에서의 협조가 사업기간 단축 여부의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분양가 인하의 핵심으로 꼽고 있는 용적률 상향 조정도 일부 신도시 예정지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앞으로 공급할 신도시의 용적률 기준을 분당 수준(184%)으로 할 방침이다.




이를 근거로 할 경우 현재 계획 용적률이 208%인 송파신도시나 190%를 예정하고 있는 검단신도시는 추가 확대가 곤란하다. 따라서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신도시는 광교(165%) 양주(165%) 평택(165%) 파주 3단계(156%) 정도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경우 서울과 멀거나 지역여건이 떨어져 강남 대체 기능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채권입찰제를 낮추는 문제도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건교부는 지난해 초 판교 중대형 아파트 실질 분양가격을 평당 1500만원이 넘지 않도록 특별히 관리하겠다고 장담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평당 1850만원 선에 공급됐다. 23%나 높아진 것이다.




인천 검단을 비롯해 신도시 예정 사업지 대부분이 정부의 계획 발표후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채권입찰제 적용 기준을 시세의 70~80%에 맞추더라도 분양가 인하 효과가 거의 없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안정되지 않고 현재와 같은 추세를 잇는다면, 분양가 인하는 커녕 오히려 더 비싼 아파트가 공급될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무엇보다 가격 안정을 도모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문성일기자 ssamdd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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