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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보다는 인센티브를,

극약보다는 정확한 처방을 그리고 시장은 경제파트너란 인식 가져야


[데일리안 2006-11-09 10:21]

경제학에 등대논쟁이 있다.

배의 항로를 알려주기 위해 빛을 비추는 등대가 경제학에 등장한 이유는 정부의 경제적 역할 논쟁 때문이다.

논쟁의 요점은 등대를 정부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공적 서비스인가? 정부가 등대를 지나가는 모든 선박에게 사용료를 요구할 수 있는가? 이다.

결국 정부와 시장 사이의 계약내용 문제이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과 범위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다.

자본주의 하에서 자원의 배분은 시장과 정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런 시장과 정부의 관계로 인하여 시장과 정부는 공존을 하는데 종종 실패하곤 한다.

시장과 정부는 연속적인 선택을 한다. 선택에 있어서 시장은 효율성을 기준으로 하고, 정부는 공평성을 그 기준으로 한다. 사실 현실에서 공평성을 추구하는 일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

시장이 추구하는 효율성은 투입과 산출의 문제로써 비교적 간단하다. 그러나 세금은 공돈이라는 인식, 관료조직의 목표와 국가목표와의 혼동, 정보 획득의 한계, 정치적 판단에 의한 분배 등에 의한 장애를 갖고 있는 정부의 한계 때문에 공평성을 담보하기란 쉽지 않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다. 너무 뜨거워 정부가 손을 대지도 못할 지경이다. 정부는 패닉 상태에 빠져서 마구잡이 식으로 정책을 발표하고 있고 그 강도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공급증대와 금리조절, 그리고 분양가 규제가 그 골자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번번히 실패한 이유는 시장의 정부 불신 때문이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관료조직의 목표와 국가목표 사이에서 보여준 관료들의 행위를 들 수 있다. 추병직 건교장관의 신도시 건설 ‘깜짝’ 발표는 조직목표와 국가목표를 주무장관이 혼동한 대표적 예이다.

공급증대 정책에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공급정책은 시장에 주택 량을 늘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세금은 공돈이라는 정부의 인식이 공급정책의 부실을 불러올 수 있다.

그리고 정부의 정보의 불완전성 때문에 얼마나 많은 주택 량을 공급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공급에 있어서 주택수요자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내는 작업도 정책수립에 앞서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금리조절론이다. 부동산은 경제에서 일부분이다. 그러나 금리는 경제전반에 영향을 주는 데, 예를 들어 가계 저축, 기업 투자, 물가, 국가간 자금 흐름 등에도 정부(正否)의 효과가 부수적으로 따르게 된다.

부동산 잡자고 취한 금리정책은 우리 경제 전체에 불을 낼 수가 있다. 부동산 잡자고 자동기관소총을 쏠 수는 없다. 오로지 부동산 목표를 겨냥해 단발에 명중시킬 저격수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한다. 정책의 정확성이란 면에서 금리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끝으로, 민간아파트 분양가 인하 방안이다. 민간아파트 분양가 인하는 시장실패에 정부 실패까지 더하겠다는 발상이다. 가격을 국가가 결정하면 시장은 위축되기 마련이다. 죽은 부동산 시장을 앞에 놓고 우리 경제가 웃음을 지을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각론적인 정책을 포함한 전반적인 부동산 정책의 완패는 효율성과 공평성의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시장은 정부를 깔보고 정부는 시장을 무릎 꿇릴 수 있다는 적개심을 품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의 경우처럼 독립된 각 방에 가두어진 공범자 두 명의 관계가 적대적이고 불신을 할 경우 두 죄수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시장과 정부가 소통에 성공한다면 최적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현재 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정책들의 성공여부도 정부가 시장과 얼마나 정보와 신뢰를 공유하는가에 달려있다.

정부는 규제보다는 시장에게 인센티브를, 극약 처방보다는 정확한 처방을, 그리고 시장은 경제 파트너라는 인식을 먼저 가져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성격상 정부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부동산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시장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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