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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년 9월 30일 자 교통신문 기사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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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평 중고차시장 몰락하나

하루에 한대 팔기도 힘들어 ‘개점휴업’
혁신의욕 적고 ‘온라인시장’에도 밀려
“재개발만이 살길…조합원 단합해야”

“하루에 차 한대도 못 팔을 때가 많습니다.”
“지난달 번 돈이 20만원이라면 믿으시겠소?”

서울 장한평 중고차매매시장.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장한평 매매단지에 손님들은 몇 명 보이지 않고 사업자들의 한숨만 늘어가고 있다. 오히려 호객꾼만 늘어 줄잡아 100여명은 돼 보인다. 중고차업계가 얼어붙었음은 지하철역까지 호객꾼이 내려온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단지 내 업체 한 사장은 “단지 내 상당수 업소가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나 마찬가지”라며 한숨지었다. 20년째 중고차 매매업을 해왔다는 이 사장은 “이런 불경기는 처음 본다”며 “장한평 매매시장도 이제 더 이상 비전이 없어 보인다”고 혀를 내둘렀다.
국내 중고차시장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장한평 중고차매매시장이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고차 시세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체적인 침체국면에서 과거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던 RV도 30만~50만원 가량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상사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뀐 97년 이후 업체 수는 크게 급증했지만 최근 중고차 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안평에서 중고차를 매매하고 있는 김모씨는 “최근 매입가격보다 싼 가격에 중고차를 판매하고 싶은 유혹에 자주 빠진다”면서 실제로 느끼는 경기불황지수는 매우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그는 “단지 내 매매상사의 90% 이상이 적자 상태에서 허덕이고 있다”며 결국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상당수 업체가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한평단지 왜 침체인가= 장한평 자동차 매매단지는 최근 4~5년 동안 ‘재개발’ 바람으로모든 사업자들이 들뜬 상태에서 보내 왔다. 여전히 재개발에 대한 욕구는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지를 활성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자구노력 등이 상대적으로 다른 단지에 비해 부족했다는 평가다. 60세 이상 ‘원로급’ 사장이 30%를 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사장이 매매상사 업무를 위임해 놓은 상태다. ‘마당비’만 받겠다는 심산이다.
때문에 시장은 ‘변칙 영업’으로 멍들어 왔다. 제대로 된 성능점검이나 가격정찰 판매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7~8년 전만해도 장한평 단지의 하루 거래량은 평균 150여대였으나 현재는 고작해야 40~50대 정도 팔리면 다행이다. 족히 3분의 1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더욱이 인근의 장안모터플라자 등 다른 시장도 형성되고 인터넷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단의 대책 없으면 공멸= 장한평 매매단지 64개 업체 중 흑자를 내는 업체는 약 3분의 1정도. 사실상 20여개 업체는 ‘개점휴업’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장한평단지가 재개발 등 특단의 대책을 찾지 않으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성부경 삼진랜드 회장은 “장한평 단지는 이제라도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될 위험에 처해있다”면서 “기존의 소매시장 기능을 축소시키고 시장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려 도매시장으로 변신을 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재개발 논란= 장한평단지의 재개발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단지 일각에서는 장한평 단지는 국내 중고차 시장의 메카로서 다른 곳으로의 이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장한평매매사업조합은 수년 동안 재개발 사업에 주력해왔다.
장한평 단지의 재개발 반대론자들은 리모델링 등을 통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재개발 찬성론자들은 2000여개의 무등록 업체가 판치고 있는 장한평매매단지는 더 이상 비전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한평단지 재개발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형옥 장한평매매조합 이사장은 “장한평 매매시장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면서 “재개발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장한평조합이 수년 간 재개발을 추진해왔지만 여전히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장한평단지 부지가 ‘청산법인’이라는 이유로 건설사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문 이사장은 “재개발 추진을 위한 컨소시엄이 구성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의 단합된 의지만 있다면 의외로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면서 “남은 임기동안 마무리를 잘 해서 반드시 재개발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기자 : lsm@gyotongn.com 2006-09-30 08:2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