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다시 뛰고 있다.

이번주 중반 강남권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은마와 개포동, 강동구 주공아파트 시세는 이미 4~5월 고점을 회복했다.

강남 서초 송파 3개구 일반아파트도 30평형대 이하 중소 평형의 강세가 뚜렷하다.

집값이 안정될 만한 계기도 현재로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북핵사태가 시장을 경색시킬 것이라는 전망은 하루도 안 돼 무색해졌다. 전문가들의 집값 전망도 어느새 '내년 상반기까지 강보합'이 대세다. 그러나 추석 연휴 이후 2주째 이어지고 있는 강남 집값 상승은 이전과 다른 점이 많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재건축 중소형이 상승세 중심

= 먼저 상승세를 주도하는 평형이 대부분 새 아파트와 재건축을 막론하고 30평형대(재건축은 재건축 이후 평형) 이하 중소형이다. 집값 거품론이 나왔던 올해 4~5월에는 대지 지분이 넓고 중대형 평형을 받을 수 있는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중대형 아파트가 강남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상승폭도 중대형이 중소형보다 훨씬 컸다.

그러나 최근 중대형 아파트는 시세가 제자리인 반면 작은 평형에만 수요층이 몰렸다.

원인은 간단하다. 중대형 평형은 이미 '손바뀜'이 끝나 매물이 없는 데다 자금조달이나 보유세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10억원 이상 자금이 필요한 중대형 물건은 새 주인을 찾았다"며 "예상과 달리 연말까지도 시장에 나올 매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건이 없으니 가격도 움직일 이유가 없는 셈이다.

◆ 실수요층 움직임 본격화

= 집을 사려는 수요층도 봄과는 그 구성이 달라졌다. 실거주 목적인 사람 비율이 더 높아졌다.

개포동 N공인 관계자는 "판교청약에 떨어져 집을 보려한다는 문의가 의외로 많다"며 "재건축의 경우 찾는 평형도 큰 것보다 3~4인 가족이 살 만한 10평형대 초반 저층(24~26평형 배정)이나 고층 23ㆍ25평형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맞벌이 부부와 외벌이 전문직은 강남구 30평형대 새 아파트값이 이미 10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더 이상 주택구입을 미뤘다가 강남 진입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강북이 먼저, 강남은 추격

= 집값 상승 진원지도 이번에는 강남이 후순위다. 통상 '강남-강남 인접구-강북 외곽과 수도권'으로 이어졌던 집값 상승 과정이 올 가을에는 거꾸로 진행중이다.

강북ㆍ수도권 집값이 고분양가 파장으로 오르면서 강남이 뒤늦게 들썩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역설적으로 강남 진입을 바라는 수요층 증가를 가져왔다. 강북 30평형대 보유자들이 값이 오른 집을 처분해 강남을 바라볼 수 있게 된 덕이다.

가을 강남권의 이 같은 거래 패턴은 집값 상승기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은 "실수요가 움직이고, 매물이 적고, 대출 활용이 가능한 4억~6억원대 소형 재건축이 상승을 주도해 상승장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실장도 "유료 투자상담 건수, 매물 검색과 정보사이트 방문객 증가가 이미 올 봄과 작년 가을을 능가했다"며 "실수요층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시장이 안정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태근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