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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지하철 9호선 역이 들어설 서울 강서구 가양사거리. 공사 현장에는 불볕더위도 아랑곳없이 건설인부 3∼4명이 바삐 움직였다. 양천길을 따라 건설되는 9호선의 다른 공구도 공사는 차질 없이 진행됐지만, 예상보다 교통 소통은 원활했다. 양천길 좌우로 새로 짓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이 크게 늘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얘기다.

지난 1월부터 이 지역은 지하철 9호선 개통에 따른 기대감으로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다. 집값 상승은 한강타운(990가구)에서 시작됐다. 모두 31평형인 이곳은 ‘한강 조망권’을 내세워 지난 1월 3억1000만원에서 현재 4억4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대아동신 아파트 37평형도 3억7000만원에서 5억2000만원으로, 지난 4월 입주한 강서한강월드메르디앙도 5000만원이 각각 올랐다. 가양대교 남단에 위치한 강나루현대아파트 32·43평형도 지난 1월보다 1억2000만원 이상 올랐다.

정보공인중개사 이석구 대표는 “가양동 등 강서 지역이 단기적으로 많이 올랐다”며 “마곡지구 개발과 지하철 9호선 개통 등 많은 호재가 있어 주민들이 기대심리가 높다”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이 달리는 강서 지역과 영등포구 당산동, 동작구 흑석동 등의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가양동은 아파트 평당 매매가가 지난 1월 835만원에서 7월말 1015만원(변동률 21.64%)으로 올랐다. 당산동은 1257만원에서 1468만원(〃16.81%), 흑석동은 1281만원에서 1605만원(〃25.25%)으로 뛰었다.

이를 두고 일부 주민들은 9호선 노선색(gold)에 비유해 “황금이 몰려온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강서 지역은 최근 2∼3년간 아파트값이 약보합세를 보이다 ‘지하철 특수’로 급등하고 있다. 실제로 염창동 강변한솔아파트 32평형은 지난 1월보다 1억1000만원 오른 5억원에 거래되고, 등촌동 월드메르디앙 32평형도 지난 1월보다 6000만원 올랐다.

당산동 주변은 9호선이 2호선 당산역에서 만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이 가파르다. 당산역 인근 삼성4차 래미안 33평은 지난 1월보다 2억원 올라 7억5000만원에, 48평은 3억원 올라 10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당산역에서 걸어서 7분 정도 떨어진 강변래미안 32평형도 지난 1월보다 1억원 올라 5억원, 43평형은 1억5000만원 상승해 7억원에 각각 거래된다. 인근 공인중개소 송기관 대표는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물이 없다”며 “휴가철이라 요즘은 거래가 뜸하지만 연말쯤이면 다시 한번 아파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 흑석동은 뉴타운 등 호재가 겹치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명수대현대와 한강현대 33·44평형은 지난 1월보다 1억4000여만원이 올라 각각 오른 6·8억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월보다 6000만원 오른 28평형은 매물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대공인중개사 서대종 사장은 “뉴타운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강남이 근거리에 위치하는 등 주민들 사이에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져 아파트값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