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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하면 4대문안만을 생각하던 시대가 있었다. 

종로거리가 번화가로, 명동이 유행의 거리로, 광화문은 문화의 거리로, 서울 시민을 비롯 모든 국민에게 인식이 되었던 그러한 시절이었다. 

그래서 대학들이 신촌을 중심으로 강북에 모이게 된 계기가 되었고 한강이남은 시골 촌구석으로 여겨지는 때였다. 

그러나 상전벽해(桑田碧海)이던가! 그렇게 촌구석으로만 인식되어 구박받던 곳이 서울시민들이 선호하는 '강남땅'들이 되었으니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것인가! 한번 반포동을 중심으로 강남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는 유서깊은 곳을 찾아 알아보기로 하자! 

반포(盤浦)는 처음에 마을로 흐르는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하여 '서릿개' 즉, 반포(蟠浦)라 하였지만 후에 떡시루와 같다는 의미의 반포(盤浦)로 바뀌었다. 

이런 유서깊은 반포에는 몇가지 전해 내려오는 얘기가 있다. 

지금의 가톨릭의과대학 곧, 강남성모병원 뒤편으로 친환경적인 웰빙 아파트로 소문 나있는 반포 미도아파트 자리에는 원곡마을이 있었는데 곡식의 양을 되는 말(곡식이나 액체 따위를 되는 데 쓰이는 원통 모양의 나무그릇)같이 산 모퉁이에 둥글게 이어져 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었다. 

또한 현재  병원의 기숙사 자리는 빙고골(氷庫谷) 혹은 상곡(霜谷) 즉, '서리골'이라고 불리던 곳인데, 이곳은 골짜기가 깊어 여름에 서리가 생기도록 겨울에 언 얼음이 늦봄까지도 녹지 않아 이같은 이름이 생겼다한다. 그것이 이곳을 '서리골공원'이라고 불리우는 계기가 된 것이다. 시원한 계곡을 찾게되는 여름철 많이 찾던 곳이다. 지금은 미도아파트 주민들의 단골산책 코스중에 하나가 되어 있다. 

사평로 동쪽 팔레스호텔 뒤쪽에는 예부터 이곳에 살아온 20여호의 원주민들이 살았는데, 이 일대를 서래마을 또는 서애마을, 서릿마을이라고 부른다. 서래마을이란 명칭은 원래 반포의 한글 옛이름으로 '마을 앞의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 해서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프랑스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지금은 프랑스마을로 더 유명하게 되었다. 

또 서애라는 마을 이름은 매곡동 즉, 현 조달청이 위치한 곳에 있었던 마을사람들이 이 마을이 자기네 서쪽 물가에 있고, 뒤에 깎아지른 듯한 산이 있으므로 불렀던 이름이다.

반포동에 바로 이어진 마을, 방배동의 유래에 대해서는 많은 말들이 구전으로 내려오는데 그중 양녕대군(태종대왕의 첫째 아드님)이 세자자리를 뿌리치고 등을 돌려 간곳이라하여 불려지게 되었다는 설과 왕실이 모셔져 있는 경복궁 궁궐에서 등쪽에 위치하는 곳이라 방향을 나타내는 방(方)자에 등 배(背)자가 합하여 방배동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후자가 거의 정설로 되어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북악산쪽을 중심으로 하여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로서 옛날에는 왕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관악산자락 밑에 아늑하게 촌락을 이루고 있었다. 반포 동과 방배동은 조선말까지 경기도 과천군 상북면 상반포리·하반포리.방배리 지역이었다가 해방후 경기도 시흥군 신동면 반포(盤浦).방배리(方背里)라 불리었고 서울로 편입이 되면서 강남구 반포.방배동으로 속하여 있다가 강남구에서 서초구가 나눠 지면서 서초구 반포.방배동으로 행정구역이 바뀌어 졌다. 

가까히 있는 우면산(牛眠山)은 곧 소가 잠자듯이 엎드려 있는 모습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서초동(瑞草洞)은 옛날 이곳에 서리풀이 무성하여 붙여진 동명으로 일명 상초리(霜草里), 서리풀이라고도 칭하였다. 

즉 서리가 내려 익는 풀로 '상서로운 풀'이라는 뜻의 '쌀'이 많이 나는 마을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즉, '서초(瑞草)'는 '상서(祥瑞)로운 풀'이라는 뜻으로 '벼'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곳에서는 좋은 냇물(良才川)의 물을 기르다가 쌀(瑞草洞)로 떡(盤浦洞)을 빚어 사당(祠堂洞)에서 조상과 천지신명께 제사를 지냈는데 이웃하는 마을 이름들이 쌀이라는 풀을 의미하는 서초동(瑞草洞)과 떡시루의 반포동(盤浦洞), 그리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동(祠堂洞)과 좋은 물이라는 뜻의 양재동(良才洞), 이렇게 서울에서도 풍수적으로 뛰어난 명당자리로 유서(由緖)어린 마을들로 알려져 있으며 그 유래(由來)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반포 미도아파트단지의 뒷숲은 바로 4만여평의 '서리골공원'으로 지금은 도로로 갈라졌지만 방배동의 청권사산역하고 이어진 곳이다. 청권사(淸權祠)는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되어 효령대군(孝寧大君,태종대왕의 둘째 아드님)의 영정(影幀)을 모신 영당(影堂)으로 효령대군과 부인 예성부부인 정씨(鄭氏)의 묘가 모셔져 있다.

이곳이 쭉 서리골공원과 서리풀공원으로 이어지면서 방배동과 우면산(우면동)까지 아우르고 남태령에서 관악산으로 연결되어 온통 숲으로 우거졌던 곳이다. 

그러던 곳이 반포동에 법조타운이 들어서면서 국립중앙도서관이 옮겨오고 고개고개가 다 깍이어 빌라로, 대학병원과 아파트로, 학술원과 조달청으로 그리고 대법원을 비롯한 각종 관공서들이 들어서고 말았으니 변해도 많이 변하였다. 

이렇게 상전벽해같은 강남개발이 시작된지 25년만에 서초구(瑞草區)가 거듭 태어나고 있다. 한동안 주목받았기도 했었지만 다소 소외되었던 곳이 새롭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유서어린 서초구에 앞으로 양재.우면동을 중심으로 서초테크노밸리가 조성되고 지금은 한창 공사중인 서초동 강남역부근의 삼성타운과 2005년 10월 7일 기공식을 갖은 반포동 가톨릭의과대학의 야심찬 계획으로 강남성모병원이 국내 최첨단의 대규모 최대병원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멀지않아 개통될 9호선과 신분당선으로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로 '상서로운 풀'이라는 뜻의 서초(瑞草)는 이름 그대로 명실상부한 상서로운 곳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서초구는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교육방송, 아리랑TV방송, 예술의 전당과 함께 문화중심의 지역이면서 명문대학(서울교대와 가톨릭의대)이 있는 교육중심의 지역, 국립중앙도서관과&nbs p;학술원으로 학술중심의 지역으로 발전되어 왔지만 전통적 법조타운의 이미지가 많던 가운데 대규모로 건설되는 삼성타운과 현대.LG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테크노밸리 단지가 지역내에 유치되어 테크노밸리(Techno-Valley)라는 기술산업단지 기업도시로 변화되며, 이번에 기공식을 하므로써 국내 최첨단.최대규모를 자랑하게 되는 강남성모병원까지 건설되어 서울 최고의 유망 중심지역으로 새롭게 우뚝서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과 용산에 신축된 국립중앙박물관, 앞으로 조성될 대규모 용산공원의 중심축에 위치하여 자유롭게 이용가능한 지역으로 주변환경이 변화됨으로 반포4동 서래마을의 프랑스마을처럼 예술과 낭만과 명품을 찾는 프랑스인들이 생활의 편리함으로 속속 모여 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