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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에 대한 많은 분들의 댓글에 감사드리며, 재건축 규제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좀더 부연 설명합니다.

정부가 ‘재건축 불허’ 기조를 고집하려면, 먼저 정부는 낡고 좁아 터진 노후 아파트들을 어찌 하겠다는 복안을 제시하면서, 고집을 피워야 합니다. 도대체 정부의 복안은 무엇인지 공개되어야 합니다. 만일 복안이 없거나, 또는 있더라도 졸렬한 수준이라면, 정부는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겁니다. 시대 변화에 맞지 않은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정부의 복안이 무엇입니까?

.... 뜯고 다시 짓게는 하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대로 짓지는 못하게 금지하겠다.... 시장 수요는 국민소득 수준 향상을 반영하여 중형 이상으로 바뀌어져야 한다는 방향이지만, 공급은 지금부터 30년 전 쯤의 소득수준에나 맞도록 소형과 임대주택이 많이 들어서도록 유도하겠다.....

또, 허용 요건도 지금껏 많이 고려하였던 주거여건 개선과 같은 차원은 제외시키고, 그저 무너질 만큼 안전에 있어서 중대한 위험요소가 있는 경우만 골라서 허용하겠다, 주택시장의 수요는 고정된 것으로 보고, 지난 30년 동안의 주택에 대한 수요 변화는 고려하지 않겠다.....

이 같은 발상의 규제라면 누가 보아도 코미디이고 오기에 불과합니다. 만일, 이런 식으로 시장을 무시하려면, 무엇 때문에 시장 경제라고 떠듭니까? 반시장 경제, 오기 경제입니다.

물론, 재건축 규제를 풀어서 시장 수요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공급이 이루어 지도록 유도한다면, 단기적으로 재건축 대상 집 값이 오르는 문제는 생깁니다. 그러나 주택 시장의 왜곡으로 인한 폐해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억지로 눌러 놓은 것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고 감수하고 지나간다면, 장기적인 견지에서의 아파트 가격 안정에 지금의 미봉책보다 훨씬 도움이 됩니다.

시장 수요를 반영한 ‘제대로 된 주택’의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미 ‘제대로 된 주택’의 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희소가치를 한껏 독점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계층간에 자산의 양극화 폐해도 더욱 깊어집니다. 이런 문제들은 괜찮습니까? 현 정부 들어 온갖 규제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집’ 값이 끝없이 오르는 이유는 세금 구조가 잘못되어서가 아닙니다. ‘제대로 된 집’의 공급을 막고 있어서입니다. 미봉적인 목전의 효과에 집착하지 말고, 무엇이 장기적인 수급 안정을 위하여 더 나은 방법인지 판단해 보았습니까?

주택 보급률이 100%라고요? 여기서의 주택에는 낡고 좁아 터진 주택도 ‘주택’에 들어가는 통계지요? 만일, ‘제대로 된 주택’으로 한정한다면, 몇 %나 되는지 통계를 공개하세요.

언제까지 미봉책적인 규제를 남발하며 무식한 방법으로 현재의 낡고 좁은 집 값을 꽉꽉 누르면서, 시장수요의 변화에 맞추어 이미 번듯하게 지어진 일부 집값만을 한없이 올려야 합니까? 정부의 목표가 고작 ‘낡고 헌 집’에 한정하여 집 값 상승을 막았다는 겁니까? 다른 집 값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이제 길은 터 주고, 과다한 이익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환수하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나가야 합니다. 경제는 물과 같은 것이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길을 열어 두어야 합니다. 억지로 막으려 해도 일시적 효과 밖에 없습니다. 각종 언론에서 참여 정부 최대 실책은 ‘강남권 집중규제’라고 하거나, 주택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재건축 규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단기적 효과’라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시장 수요에 꼭 맞는 ‘명품’을 만들되, 부당한 이익은 환수해야 합니다.

제발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생각할 수 있는 엉터리 규제를 만들고 유지하는데, 공무원의 행정력을 낭비하지 맙시다. 왜 시장경제에서 정부가 시장을 이기려 듭니까? 공무원들은 모름지기 낡고 좁은 아파트를 백년 앞을 내다보면서 시장 수요에 맞추어 다시 짓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럴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놀게 하는 게 낫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잘못된 규제 남발에 대하여 인정할 것은 겸허하게 인정하고, 정책 발상을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다시 이성을 찾아 시장경제를 복원해 가야 합니다.

이번 선거 결과도 결국 정부의 과잉 관여를 줄이고, 시장 수급 원리에 입각하여 모든 정책을 풀어 가라는 요구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이제 '시장 실패'를 보완한다는 명분으로 자행되어 온 '정부의 실패'와 그 부작용에 시장경제의 우수성을 믿고 있는 국민들은 넌더리를 내고 있습니다.

기형적이고 미봉책적인 재건축 규제는 당연히 적정 수준으로 풀려야 하고, 또 언젠가는 풀릴 수 밖에 없습니다.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참여정부가 푸는 것이 역사에서 볼 때 가장 모양이 좋습니다. 그저 포퓰리즘에 입각하여 장기적 수요 공급 곡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진지한 고민 없이 만들어 놓은 규제라도, 한번 규제가 설정되면 그것을 푸는 데는 많은 진통을 수반하게 됩니다. 차기 정부에 이런 부담을 왕창 넘겨주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전두환 정부에서 성행했다는 ‘억지 물가 잡기’ 행태가 현 정부에서 더욱 거세게 자행되고 있다는 생각에 열이 받쳐서 말이 길어 졌네요. 선거 민심을 받아들이는 차원에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혁신, 혁신 하는데, 먼데 있는 게 아닙니다.

좀 더 멀리 보고, 좀 더 겸허하게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잘못이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 유연하게 정책을 바꿔가는 것, 이것이 국민 입장에서 본 정부의 혁신입니다. 고집이나 일관성은 정책에 잘못이 없을 때 필요한 겁니다. 활발한 댓글로서 한 수 지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