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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낡고 좁은 아파트는 새 아파트에 비해 부당한 대접을 받아야 합니까?

만일, 새로 지은 쾌적한 아파트에 정부가 나서서 값싼 미술품을 걸지 마라, 3년 이내에는 도배를 하지 마라, 페인트 칠은 5년에 한번씩만 해라 등등 온갖 규제를 하는 경우를 가정해 봅시다. 엄연한 사적 재산권 침해입니다. 자유 경제 체제하에서는 있을 수 없는 규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바로 낡고 좁은 재건축 아파트에는 일어 나고 있습니다. 뜯고 새로 지을 때는 먼저 안전문제가 심각하다는 증거를 대라, 소형 주택을 반드시 넣어서 지어라, 값이 오르거든 일정부분을 내 놓아라, 너무 빽빽하게 짓지 마라 등등 규제가 너무 많습니다.

물론, 타인들의 희생(세금 부담)을 기초로 해서 이들이 이익을 누리게 된다면 응분의 댓가를 치뤄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부는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자유경제체제의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 재건축을 하더라도 가구수가 전혀 늘지 않아서, 교통이나 학교 등 인프라 부담이 늘지 않는다면, 정부는 개인들이 사유재산권을 존중해 줘야 합니다. 물론, 사회적 인프라에 부담을 준다면, 이에 상당하는 것 만큼은 부담해야 맞습니다. 이유는 사회적 인프라는 온 국민의 부담을 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유발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면, 당연히 더 부담해야 하지요. 그러나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경우에는, 부담금을 매기면 안됩니다. 개발 부담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특정 계층이 이익을 편중되게 많이 누릴 때 부과하는 겁니다.

재건축 조합원들이 국민들에게 민폐를 끼지지 않고, 자신들의 경제 부담으로 좁고 낡은 헌집을 뜯어 새집으로 지으려고 할 때, 정부의 관여는 최소한으로 그쳐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무슨 근거에선지, 이런 경우까지도 이중 삼중의 규제를 쳐 놓았습니다. 뜯고 새집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해 줄테니, 그대신 소형이나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지어야 한다, 이게 말이 됩니까? 사유재산 존중의 헌법 이념이 낡고 좁은 헌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새롭게 변한 시장 수요에 부응하게 되어, 값이 오른다는 이유 만으로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약하는 것도 어느 정도로 그쳐야 하지, 무차별적으로 규제해 놓고 재건축 아파트 값은 잡았다고 쾌재를 부르는 것은 우리 정부의 수준을 의심케 합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이 집값 상승을 초래한 마녀로 몰려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합니까? 정부가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여 억지로 눌러 왜곡된 부분은 비록 단기적으로 혼란이 있더라도, 펴 주어야 합니다. 정상화시켜 주어야 하는 것이 시장경제입니다.

우리가 지금 과거 전두환 정부 아래서 자행되었던 억지 물가 잡기를 20년이 지난 오늘날 되풀이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그 어두운 시절을 경멸하는 현 정부에서 그 시절의 정책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묘한 아이러니입니다.

이번 기회에 재건축 규제는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단기적 효과에 집착한 인민 재판은 이제 그만 둡시다.
여러가지 부동산 정책 중 하루속히 고쳐야 할 것은 거래세 부담 축소보다도, 종부세 부담 경감보다도, 재건축 규제 철폐입니다. 규제의 정당성이 가장 박약한 억지 제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