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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명 차분한 조화 역시 아름다운 거리夜!

[문화일보 2006-03-30 15:47]


(::서울 광진구 건국대앞 노유거리(로데오 거리)::) 건대입구 사거리를 찾는 이들은 우선 지하철 교각을 둘러싸고 아 름답고 화려한 야경과 맞닥뜨린다. 한강 남북을 잇는 초대형 다 리 17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야간 경관 조명시설이 설치된 지역 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야간 경관 조명이 갖춰진 곳은 한강 다리 17개와 강변 북로 당산철교~한강철교, 강변북로 반포대교~동호대교 등이다.

건대입구 사거리 지하철 교각을 바라보는 감흥은 한강 주변에서 멀찌감치 한강 다리들을 쳐다보는 그것과 판이하다. 멀리있어 손 에 닿지 않는 한강 다리의 야간 경관 조명과 달리, 건대입구 사 거리 지하철 교각의 화려함은 바로 눈앞에 손에 잡힐 듯 펼쳐 있 다.

발길 따라 걷다 눈을 돌리면 지하철 건대입구역 주변 이른바 ‘ 노유거리’의 밤거리가 나타난다. 차분함 속에 전체적으로 조화 를 이룬 아름다운 서울의 밤거리다. 오죽하면 인색하기로 유명한 시민단체에서 ‘서울의 아름다운 거리’로 뽑았을까.

지난 2002년 환경개선 시범거리로 지정돼 전신주로 연결됐던 전 선과 전화선이 모두 지하로 들어갔다. 또 독특한 보도포장과 가 로등 및 조명이 설치돼 이국적 정취를 느끼게 한다. 녹색소비자 연대는 “의류 상가 밀집지역이면서도 거리와 상가가 잘 어우러 졌다”는 평가와 함께 이 거리를 ‘서울의 아름다운 거리’로 뽑 았다.

노유거리가 있는 건국대와 뚝섬 한강시민공원 사이 노유동(老遊 洞)은 예부터 경치가 뛰어나 풍류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 던 곳이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늙어가는 설움을 잊고 즐길 만한 곳이라는 뜻의 지명도 이 때문에 붙었다.

1955년 중구 양동 일대 철거민 200가구를 이주시키면서 주민들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이후 줄곧 성동구 성수동2가로 불리다가 19 95년 광진구로 편입되면서 옛 지명을 되찾았다.

이같은 노유동이 이제는 유명의류 할인점이 밀집해 있어 서울 곳 곳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일명 로데오거리로 더욱 유명해졌다.

흐름을 따지자면 지역 이름을 소유동(少遊洞)으로 바꿀 만 하다 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 거리는 휴일이건 평일이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이 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먹자골목 앞 포장마차는 서울의 다른 지 역에 비해 훨씬 빠른 유행 상품이 전시돼 있고, 인근 커피숍 앞 에는 연인을 기다리는 미니스커트 차림의 20대 여성들이 분주히 휴대전화를 두드린다.

자양로 입구에 서있는 ‘로데오거리’란 주황색 상징물에서 지하 철 2호선을 따라 성수역 방향으로 길게 늘어선 노유거리가 그 범 위를 어디까지 넓힐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