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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개발 구상, 친환경ㆍ최첨단 '압축도시' 조성

[매일경제 2006-04-25 17:02]

◆강북시대 다시 오나 (1)◆
2020년 서울 뚝섬 한강변에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이곳 60층 펜트하우스에 살고 있는 장태영 씨(가명)는 요즘 강 건너 압구정동과의 집값 경쟁이 즐겁다. 10~2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구도였지만 강북 개발 붐 을 타고 뚝섬 등 요지에선 강남과 집값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장씨가 사는 단지 앞쪽에는 한강이 흐르고 바로 옆에는 울창한 서울숲이 자리잡고 있다.

회사도 세금감면 혜택을 좇아 강북으로 옮겨와 출퇴근이 쉬워졌고 얼마 전에는 정 부 지원을 받는 '공영형 혁신학교'도 들어서 자식 교육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정부와 서울시가 그리고 있는 미래 강북의 모습이다.

각론에선 다소 차이가 나지만 정부와 서울시 모두 강북을 지금의 강남처럼 개발해 선 안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

최창식 서울시 뉴타운사업본부장은 "강남은 아름다운 도시로 보기 어렵다"며 "뉴타 운은 강남처럼 지어져선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강남은 격자형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지만 지나친 고밀도 개발로 환경 친화적이지 못하고 보행자 중심 도시설계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대학교수도 "강남은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부족해 빽빽한 '빌딩숲'이라는 이미지 가 강하다"며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종합계획이 부족한 개별 건물로만 지어져 녹지 가 거의 없는 게 흠"이라고 지적했다.

강북 재개발 테마는 '친환경ㆍ최첨단+압축도시(Compact City)'로 요약된다.

압축도시는 '도시 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만든 건교부 아이디어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번 특별법을 통해 사실상 층수 제한이 없어지면서 강북 역세권 에는 50~6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건설이 가능해졌다"며 "이렇게 지으면 대지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이 줄어 녹지가 확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대도시는 이미 압축도시 개념을 폭 넓게 도입하고 있다.

도심부에 초고층 빌딩이 밀집해 압축도시를 형성하면 이 일대 편의시설을 걸어서도 이용할 수 있어 도심부 교통량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서울시의 구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강병호 서울시 뉴타운총괄반장은 "뉴타운 개발 4대 원칙은 환경친화, 사회통합, 첨 단 유비쿼터스 그리고 보행자 중심 설계"라고 말했다.

자연을 보존하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첨단 시스템을 구축하며 대중교통 중심으 로 설계해 자동차 이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재건축 주장이 쉽게 나오지 않도록 100년 이상 가는 고품질 건물을 짓겠다는 구 상이다.

최창식 본부장은 "현재 빽빽이 들어서 있는 저층 단독주택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짓는 만큼 20~30년 만에 재건축하겠다는 소리가 나와선 안된다"며 "건축기술이 비 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100년 이상 가는 고품질 건축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 했다.

그는 또 "재개발 조합들도 용적률을 더 얻어내 수익을 높일 궁리만 하지 말고 후손 들까지 생각하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북에는 학교와 기업 유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 관계자는 "도시재정비 특별법이 시행되면 학교 설립ㆍ용지 매입 기준이나 임대 규정이 완화돼 공립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설립도 훨씬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각종 세금감면 혜택으로 기업 유치가 활발해지고 주거단지까지 갖춘 소규 모 기업타운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법에 따라 지정된 재정비촉진지구에선 병원ㆍ학원ㆍ본사 사무소 등 생활 권 시설에 대한 취득ㆍ등록세가 감면된다. 기업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과밀부담금 면제 혜택도 주어진다.

[오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