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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동 도매시장이 내년 1월부터 월동무·배추를 대상으로 포장출하를 추진키로 한데이어 정부도 오는 2007년부터 무·배추 포장화사업을 전면 실시키로 했다.

수급불안과 유통주체간의 공감대 형성 미흡으로 1996년과 2004년 2차례에 걸친 무·배추 포장화시범사업이 실패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중도매인과 산지유통인들의 자발적인 요구에 의해 추진돼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무·배추의 출하 및 유통실태와 포장출하의 필요성, 유통인들의 참여 의사를 살펴보고 선결과제와 포장출하 방안 등을 집중 점검했다. <편집자 주>

# 무·배추 출하·유통실태

배추는 지난해 총 286만5000여톤이 생산돼 전년보다 7% 가량 증가했다.

92% 이상 노지에서 재배되는 배추는 크게 봄배추와 고랭지배추, 김장배추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생산량의 10% 가량 차지하는 고랭지배추의 경우 강원지역이라는 지역적 한계와 계절적인 요인으로 생산량의 변화는 크지 않다.

반면 봄배추와 김장배추는 식생활 변화에 따른 김장철 수요의 감소로 출하형태가 크게 바뀌었다.

1991년 생산량의 70%를 차지했던 김장배추는 현재는 50%로 감소한 반면 생산량의 20%를 차지했던 봄배추는 40% 수준으로 증가했다.

무는 지난해 총 171만여톤이 생산돼 전년보다 9.5% 가량 증가했다. 노지재배가 85%, 시설재배가 15%인 무 역시 배추와 마찬가지로 봄무 생산이 김장무보다 많아지고 있다.

산지에서 생산된 무·배추는 주로 포전거래형태로 산지유통인을 통해 출하된다.
이때 인건비 등 상차작업비의 경우 김치공장용은 5톤트럭당 봄배추는 25~28만원, 고랭지배추는 28~35만원이 소요되며, 도매시장용은 봄배추 30~32만원, 고랭지배추 35~50만원이 소요된다. 무도 거의 비슷한 비용이 소요된다.

이들 산물로 출하된 무·배추가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거래되기 위해서는 하차비와 쓰레기유발부담금, 상장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중도매인 역시 다듬기 작업을 위해 일당 6만5000~7만원씩하는 인부 3~4명을 별도로 고용해 시장내에서 다듬기 작업을 하며, 이때 발생하는 쓰레기 처리를 위해 청소비로 5톤트럭당 4만8000원씩 지불하고 있다.

특히 가락동 도매시장의 경우 다듬기 작업 후 남은 무·배추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로 인해 수천만원의 처리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 산물출하 보다 최대 14% 이상 비용 절감

이처럼 산물 출하가 일반화된 무·배추 거래형태로 인해 결국 지불치 않아도 되는 하차비, 청소비, 다듬기 비용 등의 추가 비용이 경락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실제로 강원 평창에서 가락동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고랭지배추를 대상으로 비용을 산출한 결과 5톤트럭당 산물출하시에는 도매시장출하단계에서 발생하는 작업비, 포장재비, 운송비, 상장수수료 등 110만8000원과 하역비, 쓰레기유발부담금, 청소비, 선별비, 감모비 등 판매단계에서 65만134원 등 총 175만8000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톤트럭당 경락가가 396만원임을 감안하면 44%가 넘는 수치다.

반면 포장출하시에는 쓰레기유발부담금과 청소비, 선별비, 감모비 등의 추가비용이 없어 그물망이 172만원 가량, 골판지상자가 175만6000원 가량, 플라스틱상자가 156만원 가량 소요돼 산물출하시보다 최대 14% 이상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

결국 전국 32개 공영농산물도매시장에서 지난해 64만4600여톤이 거래됐음을 고려하면 산물출하보다 포장출하가 41억~212억원가량 비용이 절감되며, 기계하역이 가능한 팔레트로 출하할 경우 61~271억원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다는 계산이다.

# 포장화에 대한 유통인의 반응

가락동 도매시장내 특수품목중도매인연합회와 산지유통인들은 최근 서울시가 내년 1월부터 시행예정인 무·배추 포장출하사업에 적극 동참키로 했다.
산지유통인이나 중도매인들도 무·배추 포장화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는 것.

왕성우 천안대 교수팀이 최근 산지유통인과 중도매인 19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배추 포장 출하에 대해 73.4%가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답변은 5.4%에 불과해 유통인들 대부분이 포장화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했다.

특히 포장화사업에 대한 참여의사를 묻는 질문에도 84%가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포장화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절반가량이 포장재 사용에 따른 비용 증가를 꼽았으며, 포장재비 지원이 이뤄질 경우 87.1%가 포장화 추진을 고려하겠다고 답해 적정수준의 포장재비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출하자 수취가격에 대해서도 중도매인의 75% 이상이 출하자의 수취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응답해 농가나 산지유통인의 소득증대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유신 기자(yusinya@af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