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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결정판인 8·31 대책이 발표된지 한 달 만에 서울 강남권 초기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2년 전인 2003년 10·29부동산시장안정대책 이전 시세 밑으로 떨어졌다. 일부에서는 ‘투매조짐’도 나오고 있다.

조합원 입주권 주택 산정, 2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담보대출 제한조치, 금리 상승 등과 함께 이에 앞서 적용된 조합원 지분 전매금지, 안전진단 강화, 임대아파트 건립 등 각종 규제가 맞물린 이들 재건축 추진단지들의 가격 하락폭은 다른 아파트단지보다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강동구 상일동과 고덕동 일대 주공 재건축아파트가 대부분 10·29대책 이전 시세보다 낮게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로인해 고덕시영 22평형이 현재 5억6000만∼5억7000만원으로 10·29 당시 가격인 5억5000만∼5억8000만원까지 근접했다.

또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역시 10?29 당시 5억원 초반이던 15평형 시세가 지금은 4억4000만∼4억5000만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4억2000만원에 13평형 급매물이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22평형도 현재 6억원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이 평형은 10?29 직전 5억5000만∼5억9000만원까지 갔었다.

강동구 둔촌동 주공고층4단지 34평형도 시세가 7억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지만 급매물 시세는 6억8000만원까지 내려갔다. 이 아파트 역시 10?29 당시 가격과는 약 50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둔촌동 선경공인 박노장 사장은 “일부 매도자들은 얼마면 팔 수 있겠느냐고 묻는 등 거의 투매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조정장세가 길어지면 추가적으로 급매물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수원, 과천, 의왕 등 수도권 일부 재건축 단지들도 10·29 대책 이전 수준으로 집값이 떨어졌다.

의왕시 포일동 청화아파트 25평형 역시 10?29 이전 시세인 1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이들 초기 재건축단지들은 2주택자 양도세 중과조치와 담보대출 제한, 재건축 기간에 따른 금리 상승 불안 요인 등으로 다른 부동산보다 가격이 더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뿐만 아니라 강남권 일반 아파트 일부도 10·29 이전 가격으로 현지 중개업소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 7월 초순 대비 최고 1억5000만원 이상 빠졌다. 대치동 클릭부동산 서남규 사장은 “31평형의 경우 8·31 이전에 최고 9억5000만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6억7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기도 한다”면서 “이는 2003년의 10·29 대책 전 가격보다 더 밑으로 내려간 셈”이라고 말했다.

인근 청실 재건축아파트 값도 10·29 이전으로 회귀했다. 단지내 M부동산 관계자는 “35평형의 경우 10·29 이전가격인 8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오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도곡동 일대 일부 단지들도 1억원대 이상의 시세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매봉 삼성아파트를 주로 거래하는 가이드부동산 관계자는 “8월 이전에 5억3000만원하던 28평형이 지금은 4억3000만원으로 떨어졌지만 거래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