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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로연결 과정에서 극심한 주민 갈등을 빚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과 용인시 죽전지구 경계 지점에 ‘희한한’ 에코브리지가 들어선다.
에코브리지는 도로건설과 각종 개발로 끊어진 산이나 녹지 등을 연결해 동물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생태육교이다. 그러나 이 곳은 동물 이동이 ‘거의’ 없다.

성남시는 8억6천만원 들여 구미동~죽전지구 경계에 길이 60ｍ, 폭 4ｍ의 에코브리지 건설공사에 들어갔다고 31일 밝혔다. 이곳은 죽전지구를 개발하면서 구미동쪽으로 도로를 연결하려는 한국토지공사와 죽전동 주민, 이를 반대하는 구미동 주민들 사이에 5개월 동안 ‘휴전선’을 방불케 하는 대치상황이 벌어진 현장이다.

이 공사는 도로연결 이후 도로 양쪽에 단절된 높이 10ｍ 정도의 언덕에 육교를 놓은 것으로, 공사비는 구미동 주민 요구에 따라 도로연결 협의 때 교통안전시설물 설치비 지원에 합의한 토지공사가 지원했다.

그러나 이 곳은 불곡산 끝자락인 아파트단지 사이에 놓인 야트막한 언덕 지형의 녹지여서 에코브리지 용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토지공사쪽은 이 육교를 등산로로 보고 있고, 심지어 이를 건설하는 성남시도 동물 이동통로라기 보다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른 조형물’이란 표현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생태육교 높이를 낮춰 차량통행을 제한해줄 것을 성남시에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는 “주민들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4.5ｍ 이상 높이로 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남시 관계자는 그러나 “일부 주민들이 ‘도로연결로 분당과 죽전의 경계가 없어진 만큼 이를 분명히 하는 표시를 반드시 해달라’고 요구해 현재 생태육교에 경계를 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죽전지구 한 주민은 “성남시가 도로연결 뒤에도 도로 중앙에 화단식 분리대를 설치해 차선을 줄이는 등 갖가지 ‘분풀이’를 하는 것도 모자라 막대한 예산으로 쓸모없는 공사를 하고 있다”면서 “토지공사도 성남시에 돈만 대지 말고 마구잡이 개발로 고통받는 주민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