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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중층·고밀도단지 재건축규제 대안 될까

면적 최대 30% 증가… 사업기간 짧아 평당 300만원대 공사비 등 걸림돌도

리모델링은 정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정부의 고강도 압박에 짓눌린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리모델링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은 전용면적의 30%(최대 9평)까지 평형을 넓힐 수 있다. 사업기간도 재건축보다 2~3년쯤 짧다. 강남권 중층(中層), 고밀도 단지들로선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다.

그러나 공사비(평당 300만원 안팎), 평형 확대의 한계 등 리모델링 활성화의 걸림돌도 적지 않다.

◆리모델링도 돈 될까=지난 2003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한 용산구 이촌동 로얄맨션 아파트.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주민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내·외부 시설이 현대식으로 바뀌고, 가구당 면적도 5~6평씩 늘어나기 때문이다. 공사비는 가구당 2억원이 넘는다. 그렇다면, 시세 상승 효과는 어떨까. 현재 평당 시세는 1200만원대. 주변 시세보다 300만원 이상 처져 있다. 그러나 입주 후에는 평당 1800만~2000만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주변 중개업소들은 전망한다. 리모델링 공사 중인 서초구 방배동 삼호(14동)도 53평형이 62평형대로 약 10평 늘어나고, 마감재도 최신형으로 바뀐다. 시세도 공사 전에는 6억7000만원대였지만, 지금은 7억3000만원대까지 올랐다.

◆어떤 단지가 유리한가=리모델링은 저층보다 중층이면서 기존 아파트의 용적률이 높은 고밀도 단지가 유리하다. 저층은 안전진단만 통과한다면 재건축이 수익성 면에서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용적률 190% 이상인 단지들은 재건축을 통해 250%까지 용적률을 받아도 사업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는 20여 곳, 7000여 가구에 달한다. 대부분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상대적으로 값은 비싸면서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들이다. 방배동 궁전(216가구)은 주민 이주를 앞두고 있고, 잠원동 신반포 25차(169가구)와 한신 18차(314가구)는 건축심의를 마쳤다. 대치동 은마도 일부 주민들이 지난 7일 사업설명회를 열고 리모델링 추진에 나섰다.

◆넘어야 할 산도 많아=정부는 리모델링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 국민주택규모(전용 25.7평) 이하로 리모델링을 하면 취득·등록세를 감면해주고, 국민주택기금 융자 조건도 연 5.5%에서 5%로 완화했다. 이에 앞서 작년에는 주민동의율(80%) 완화, 부가가치세 면제, 동(棟)별 추진 가능 등 다양한 지원책이 나왔다.

그러나 생각처럼 리모델링이 쉽지만은 않다. 실제 리모델링 대상이 대부분 30평형대를 넘어 세금 감면 혜택이 유명무실하다는 것. 증축 면적 제한도 문제점이다. 쌍용건설 양영규 차장은 “20평대는 30%까지 늘려봐야 5~6평에 불과해 상한선인 9평까지 찾아먹기 어렵다”면서 “거꾸로 대형은 9평 늘리자고 1억~2억원씩 돈을 들일 이유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대림산업 신해곤 부장은 “강북이나 수도권의 경우, 평당 300만원대가 넘는 리모델링 공사비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