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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연구소 백혜정(llalla94@speedbank.co.kr)

[현장추적]그것이 알고 싶다

‘그 아파트만 비싼 이유는’

어느 지역이나 가장 비싼 아파트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아파트가 있기 마련이다. 마땅한 이유가 있어서 가격이 비싼 경우도 있지만 딱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아파트도 종종 있다.

그러한 아파트들은 인근 아파트 가격까지 덩달아 올리면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의 기준이 된다. 게다가 그 지역의 수준을 결정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동네마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대표아파트 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에서는 이러한 가격리드(lead)아파트를 선정하여 직접 그 단지와 입지를 발로 찾아가 그 이유를 연재하고자 한다.

[스피드뱅크의 아파트 선정기준]

스피드뱅크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시세를 바탕으로 가장 가격이 높은 아파트를 선별합니다. 아파트의 범위에는 재건축 아파트는 제외하고 주상복합 아파트 분은 포함됩니다. 지역적으로는 구별로 아파트를 나열하는데 한 구에서도 지역적 특성이 전혀 다른 경우는 구를 분할할 수도 있습니다. 구는 가나다 순으로 한 주에 한 구 씩 연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구별 일반 아파트 매매가의 상한과 하한을 평균내어 평형으로 나눈 평당가를 기준으로 아파트 전체 평당가를 산출합니다. 그것으로 가장 가격이 높은 아파트를 산출합니다. 만일 가장 높은 아파트의 평당가보다 구의 평당가의 5%미만으로 차이가 나는 아파트 들은 같은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아파트가 선발되면 스피드뱅크 연구소 소속 기자가 현장을 방문하여 교통 및 학교, 주변 환경, 단지배치, 편의시설 등을 직접 살피고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방문하여 자체 제작한 설문지로 취재합니다. 중개사사무소의 설문결과와 기자의 현장분석을 바탕으로 네티즌에게 유달스럽게 가격이 높은 숨은 이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사를 바탕으로 아파트를 고르는 안목을 높이고 현재 자신이 보유한 아파트의 가치를 올바로 판단하는 지침을 마련하게 되길 바랍니다.

[ 관악구 ]

면적은 29.57㎢, 인구는 52만이 넘는다. 동•북•서쪽으로 각각 강남구•동작구•구로구•금천구에 접하고, 남쪽으로 관악산을 경계로 시흥시와 맞닿아 있다. 현재 봉천본동, 봉천1∼11동, 신림본동, 신림1∼13동, 남현동 등 27개의 동으로 이루어져있다.


남부순환도로가 구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관악산 밑자락의 서울대학교에서 각각 봉천동과 신림동을 지나 상도동에서 합해지는 관악로와 신림로가 간선도로를 이루고 있다. 그 도로들과 남부순환도로가 만나는 사거리 및 도로에 형성된 상가와 시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주택지이며, 제조업은 거의 분포하지 않는다.

봉천동 고지대 및 난곡 일대에 불량주택이 많았으나, 많은 부분이 재개발되었고, 저지대에는 중산층의 단독주택이 밀집하여 있다. 남쪽 관악산 북사면에 서울대학교가 자리잡고 있으며, 관악산과 낙성대는 구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이 즐겨 찾는 휴식처이다. 관악산 일대의 그린벨트 및 산록을 제외하고는 개발이 크게 진전되었고, 구 전체의 인구밀도가 높다.


봉천동 현대홈타운

순환선인 지하철2호선을 타고 낙성대역에 내리면 낙성대 쪽이 아닌 건너편 산자락에 현대홈타운이 자리잡고 있다. 평당 1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관악구에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아파트를 정렬해보니 상당히 많은 아파트가 1000만원이 넘었고 새 아파트나 대단지도 많은 편이었다.

관악구의 새 아파트는 주로 봉천동 쪽에 몰려있다. 서울대입구 전철역을 중심으로 상가와 학원가가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전철역 주변에 돈 되는 곳에만 들어선다는 스타벅스와 아웃백이 개업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필자는 서울대입구역 근처 방금 지은 새 아파트가 가장 비쌀거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조사했으나 의외로 그 곳과는 조금 떨어진 낙성대 맞은 편 2동 짜리 현대홈타운이라는 사실에 설래는 맘으로 그곳에 이르렀다.

거두절미하고 답은 산이다


서울은 답답하다. 공기도 안 좋다. 복작복작한 곳이 대부분이다. 가격이 높은 아파트를 찾아다녀보니 역시나 답은 강이나 산, 공원이었다. 그런 곳 바로 인근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공기가 얼마나 다른지, 또 아무 계획 없이 금새 오를 수 있는 산이 있는 것이 얼마나 여유로운지, 또 눈이라도 오면 산에 덮힌 눈꽃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살아보지 않고는 모른다.

단지 역시 산 자락에 있어 오르막에 자리잡고 있다. 관악산처럼 높은 산도 아니고 동내 산에 불과하지만 아파트 단지에서 내려다본 뒷산은 생각 외로 면적이 컸다. 4월 말이라 융단처럼 펼쳐진 녹음이 아름다웠다.

산은 산인데 지하철과 가까운 산이다

큰 산은 당연하고 하다못해 작은 언덕이라도 동네 구석이나 끝자락에 있어 교통이 닿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곳은 희한하게 지하철에서 5분이면 산이 나온다. 지하철 출구도 단지 진입로로 바로 뚫려져 있어 딱 5분만 걸으면 된다.

그리고 지하철도 2호선이라 강남직장인은 물론이고 강북직장인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길하나를 건너면 낙성대가 나오고 낙성대 쪽에서도 관악산 등산로가 나 있어 산과 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안성맞춤이다.

유흥가 없는 깨끗한 환경


지하철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올라오는 길은 그다지 가게도 많지 않다. 있어봐야 슈퍼, 부동산, 분식집, 비디오대여점 등이다. 밤에 술 취한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고 여관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아이들 귀가를 걱정할 염려가 없다.

지하철역 인근에는 많은 놀이문화가 발전하기도 하련만 이 곳은 지하철 인근도 조용한 편이고 바로 주택가로 이어진다.


홀홀단신 두동짜리 아파트의 일장일단

이 곳은 동이 두 개다. 34, 45 두 평형만 있는 297가구의 아파트다. 인근에 아파트도 없다. 상가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반찬가게가 많아 집 문만 나서면 아무거나 살 수 잇는 것도 아니고 백화점이나 할인마트에서 처럼 수 백가지 상품 중에 골라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그냥 근처 슈퍼나 만물백화점이 고작이다. 스포츠센터가 화려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문화센터나 단지 내 공원이 마련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대 높은 곳에서 막힌 동 하나 없이 햇볕을 집안 구석구석 받을 수 있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그대로 집안을 통과하게 할 수 있다. 창문을 열면 가리는 것 없이 온통 푸르른 산만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아파트가 인근에 없더라도 지을 때 좀 더 대단지로 지었더라면 관악구의 가격 상승을 이끄는 대표아파트가 되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뭐하나 사려면 삼만리

백화점은 버스 아홉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마그넷도 그 곳에 있다. 극장도 거기에 있다. 구청은 가까운 편이다. 버스 두 정거장만 가면 된다. 보건소도 거기에 있다. 서울대 전철역 인근에 중저가 브랜드 상점들이 있고 재래시장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 학교는 단지 바로 인근에 걸어서 갈 거리에 있다. 다행이 학원가는 구청근처에 들어서고 있다. 물론 어른들의 자격증 학원이 더 많긴 하다. 봉천동과 신림동은 시험준비자들의 천국이다. 고시는 물론 각종 자격증 준비자를 위한 온갖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다.

차 많은 남부순환도로



남부순환도로는 강서권에서 강남까지 구석구석 연결해주므로 올림픽대로만큼 이용자가 많다. 서울시내 출퇴근 시간에 안 막히는 도로라 어디 있으랴마는 현대홈타운 앞 남부순환로는 정오 같은 때만 한산하고 아침에 밀리고 퇴근시간 대는 물론이고 밤에도 막힌다.

강남직장인인 경우 집 앞 도로가 남부순환도로라고 안심할 것이 아니고 남보다 서두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음 주에는 광진구의 가장 비싼 아파트를 찾아갑니다. 다음 수요일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