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저는 제 글에 대한 리플을 사양하는 편이지만, 목련님에게 열심히 글을 써 주셨고 또 약간 화가 나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답변을 드립니다.

화가 나셨다면 일단 사과 드립니다.

저는 개별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별로 지식이 없습니다. 즉 일원본동 목련아파트나 대치동 삼성아파트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습니다. 저는 개별아파트 보다는 전반적인 강남 아파트 시장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표현이 맞을 지 모르겠지만 미시경제가 아닌 거시경제의 눈으로 이 시장을 바라보았습니다.

요즈음 모든 부동산 전문가들이 환경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동산 업자나 분양업자는 그 지역의 교통이 불편한 것을 감추려고 환경을 거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거에서 환경요소는 무척 중요하지만, 아직까지는 교통이나 편의시설이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중요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지난 번 글에서 말씀 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님이 목련아파트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한 것은 과거에 개별 아파트에 대한 개인적인 성공입니다. 제가 말씀 드린 것은, 환경아파트가 입주 후 3년-5년 까지 어떤 경우는 10년 까지 강한 상승세를 타다가 그 이후로는 어쩐지 상승속도가 좀 둔화되는 경우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그런 경험으로 시장의 미래를 나름대로 예측해보려고 했습니다.

제 희미한 기억으로는 일원본동의 아파트 평당가격은 입주 이후 4-5년 간 대치동 빅쓰리(우성, 미도 등) 보다 훨씬 높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아마 그것이 역전된 감이 듭니다.

사실 그 동안 일원본동이나 대치동이나 별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빅쓰리는 재건축 호재도 거의 없습니다. 학원이나 양재천은 옛날부터 있었던 것이고, 타워펠리스가 입주해서 개포우성은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로 아무런 호재가 그 동안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일원본동 역시 특별한 악재 없이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왜 시장이 그러한 역전을 이루어졌는지에 대하여 저 나름대로 연구해 본 것입니다. 그 역전에 대한 제 견해는 하나의 견해 일 뿐 완전한 진리는 아닙니다. 님이 이 문제에 대해서 또 다른 견해를 발표할 수도 있겠지요. 저는 그러면 역시 하나의 견해로서 님의 의견을 존중할 것입니다.

님이 언급한 개포동 문제를 말씀 드리자면 물론 개포동 자체의 편의시설 등은 일원본동보다 나은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미래를 전망할 때, 일원본동보다는 개포동에 제가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환경 때문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개포동은 대치도곡 지역과 지리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각종 인프라를 어느 정도 함께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포동을 환경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만일 대치도곡과 연결되지 않고 단독으로 개포동만 있었다면, 환경만으로 그 시세가 현재와 같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님이 말씀하시는 대모산 등산, 양재천 자전거, 코엑스 몰 쇼핑 또는 이마트 쇼핑 등은 보통사람의 경우 아마 일주일에 한번 아니면 한 달에 한번 즐기는 일입니다. 공항이나 음악회 등은 아마 일년에 몇 번 정도 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들 동네 학원, 버스 등의 대중교통이용, 물리치료 치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등의 통원치료, 동네 슈퍼, 각종 금융기관, 설롱탕집 칼국수집 스타벅스 KFC 등의 간단한 외식은 거의 매일 우리의 생활과 더 밀접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동네에서 반경 500 미터 이내에서 여러 개 중에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쾌적함입니다.

예를 들면 학원버스가 애를 태워다 주고, 이비인후과는 버스로 두 정거장만 가면 있고, 마을버스로 15분만 가면 코엑스 몰이 있다는 정도로도 물론 살기 좋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병원이나 학원은 걸어서 다니며, 모든 금융기관도 걸어서 출입하고, 테헤란로의 직장을 날이 좋으면 운동 삼아 15분 정도 걸어서 출퇴근하고, 버스 노선도 비교적 많고, 기본요금이면 택시로 코엑스 몰에 도착하고, 승용차가 필요한 이마트에 가지 않아도 되고, 동네를 벗어나지 않고 대부분의 일상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진정 우리가 다운타운에 사는 혜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우리의 선호도도 자꾸 바뀝니다. 우리 나라도 언젠가는 환경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시기가 올 지도 모릅니다. 그때가 되면 저도 아마 지금과 다른 글을 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