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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강북)에서 나고 자란 사람입니다.
강남 쪽도 친척, 친구들이 많아서 어렸을 때부터 잘 알았죠.

지난 2001년 초 집을 옮겨볼까 하고 강남 구석구석을 엄청 다녔습니다.
당시 3억대 예산으로 30평을 사려고 했죠.
그 전까지 제가 잘 알던 지역은 테헤란로 북쪽 지역이었습니다.
아는 사람들이 잠원동, 압구정 쪽에 많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강남의 북쪽은 교통은 좋았지만, 너무 번잡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용한 동네 위주로 다녔습니다.

먼저, 대치 도곡은 시원시원한 느낌이 들고,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남부 순환로가 너무 넓고 번잡하다는 점이 단점이었지만, 뒷동으로 들어가면 조용하고 좋더군요.
그러나, 큰 평수들이 많아서 작은 평수를 사기는 좀 싫더군요. (자존심이 있어서...)

개포동에서는 주공 고층이나 우성 등은 구조가 안좋고 주차도 전쟁이라서 일단 제외했습니다. (실수요 관점이니까요.)
그러다가 개포 현대 3차를 보게 되었는데 정말 좋더군요.
조용하면서도 교통 좋고, 여유있는 단지 공간 등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런데, 단지가 작아서 그런지 마땅한 매물이 없더군요.
일부 매물은 당시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부르고...

그 다음으로 본 곳이 일원본동이었습니다.
일원터널 너머를 제대로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서울에서 최고로 삼는 주거지는 평창동입니다.
돈 많이 벌어 평창동에 사는게 꿈이죠. (어느 세월에?)

그런데, 일원본동은 평창동보다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경관은 평창동이 좋지만 거기는 교통이 엄청 안좋거든요.
그런데, 일원본동은 산으로 둘러 싸여 있으면서도 터널만 지나면 바로 대치동이고 코엑스더군요.
동네가 소형 위주로 구성되어서 주목받지 못하지만, 대형 위주로 구성했더라면 자타가 인정하는 서울 최고의 주거지가 되었을 겁니다.

어쨌든, 그 중에서 제 마음에 들었던 곳은 한솔 마을과 수서 삼성이었습니다.
앞에 쓰신 분은 상록수를 한솔보다 좋게 쓰셨던데, 제 관점에서는 한솔이 훨씬 좋았습니다.
가람, 상록수 등은 앞에 학교나 청솔 단지가 있지만, 한솔은 바로 앞이 산입니다.
그리고 구조도 더 좋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지하철 역에서 거리는 3분 차이입니다. 그게 그거죠.

수서 삼성은 새 아파트고, 단지 내 조경이 좋고, 주차가 다른 단지에 비해서 수월한 듯 했습니다.
또, 바로 앞이 산이고, 뒤로는 광평대군묘역이라 환경이 정말 좋아 서울이 아닌 듯한 분위기더군요.
가격은 그 동네 30평대가 대부분 3억대 초반이었습니다.

한솔이나 수서 삼성 중 하나를 사려고 했는데, 기존 저희 집 (강서권입니다.)이 빨리 안팔리고, 그 사이, 강남 집값은 껑충 뛰기에, 직장도 먼데 굳이 비싸게 살 필요 있냐는 생각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아픈 기억이죠.
그러나, 결국 올해 초, 2001년에 비해 2배 가격에 그동네에 하나 사고 말았습니다.
워낙 살고 싶은 동네였기 때문이지요.

2001년 재건축 바람이 불기 전에는 고층과 저층의 가격이 같았습니다.
오히려 수서 삼성은 새 아파트라고 상록수보다 조금 더 비싸게 부르더군요.
그 뒤에 재건축 바람에 따라 지금은 저층이 고층보다 1억 정도 비싼데, 대지 지분만 본다면, 1억이 비싸더라도 상대적으로 저층이 저평가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현재 용적률이 110% 수준인데, 2종 주거 지역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200% 받는다면 30평을 50평 넘게 지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지역은 지구 단위 계획 대상 지역으로 알고 있습니다.
93년에 입주한 일원본동 전역과 97년에 입주한 수서 삼성까지 같은 지구 단위 계획의 적용을 받을 겁니다.
그러면 저층의 경우도 법정 용적률을 받을 수 없지요.
저층의 용적률을 떼서 고층으로 보내야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포 지구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저층의 대지 지분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재건축 방침이 90년대에 지은 것은 40년이니까, 이 동네 재건축은 2033년이나 되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니 지금 재건축 생각하는 것은 별 의미 없죠.

이 동네는 삼성주택문화관 자리에 괜찮은 상업 시설만 하나 들어오면 정말 거의 완벽한 주거지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에 그 자리에 삼성에서 마트를 지으려고 했다가, 조용한 분위기 해친다는 주민들 반대로 계획을 접었다고 하더군요.
상업 시설 들어오면 목련 마을은 좀 시끌벅적 해지겠지만, 다른 단지들에게는 긍정적 영향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투자 측면에서 본다면 특별한 재료는 없습니다.
다만 점점 자연과 녹지를 중시하는 트렌드 상에서 본다면, 이런 지역의 가치는 점점 올 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면서, 택지개발 지역이라 골목길 없고, 지하철 역이 동네 한가운데에 있고, 유흥가 없고, 바로 고속화도로 탈 수 있고, 학교도 좋고 청소년 수련관 등도 많은 환경, 교통, 교육을 겸비한 동네는 이곳이 유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