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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문성일기자]소프트웨어엔지니어인 박선종씨(33, 가명). 그는 110만평의 광활한 대지위에 조성된 밀레니엄공원에서 조깅을 하며 상쾌한 아침을 맞는다. 믿어지지 않지만 몇 년전만해도 이곳은 그저 쓰레기 매립장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꽃과 나무, 나비와 새들이 노니는 시민의 쉼터이자 서울 서북부 허파로 탈바꿈했다.
조깅을 마친 박씨는 전기자동차를 이용, 사무실에 도착한다. 그의 사무실은 주한 외국기업 본사와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글로벌기업의 지역본부가 밀집된 130층짜리 세계 최고층 국제비즈니스센터(IBC)내 56층. 사무실에 들어선 그는 자동인식으로 켜진 컴퓨터를 통해 본사와 화상회의를 시작한다. 그의 PDA에는 실시간으로 날아든 각종 뉴스와 정보, 국내외 주식시세 등으로 꽉 차있다.

저녁 퇴근때 가족들을 만나 난지한강공원에서 밤마다 한바탕 벌어지는 세계 최고인 202m 높이의 분수쇼를 보러 간다. 주말이 되면 걸어서 10분거리에 위치한 9홀 규모의 퍼블릭 코스의 골프장을 찾는다. 오후에는 다시 난지한강공원에 가서 번지점프를 즐기며 한주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푼다.

먼 미래의 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다. 불과 6년뒤인 2010년이면 이같은 상황이 실제 벌어진다. 서울 4대문안 도심과 맞먹는 총 200만 규모의 마포구 상암동 밀레니엄시티내 조성되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서 벌어지는 일반시민들의 일상사다.

◇동북아 경제ㆍ문화 허브〓DMC가 조성되는 상암동 밀레니엄시티는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으로 탈바꿈된 난지도 쓰레기매립지 82만평과 주거 및 산업단지가 들어설 상암동 일대 83만평, 한강둔치 23만평, 월드컵경기장 6만5000평 등 약 200만평(660만㎡) 규모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97만평)나 여의도(87만평)보다 두 배 이상 넓다.

서울시내 중심과는 7㎞거리이다. 연세대ㆍ이화여대ㆍ서강대ㆍ홍익대 등이 밀집한 신촌과는 불과 4㎞ 떨어져 있다. 동북아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으로, 신공항고속도로를 통해 30분이면 닿는다. 오는 2007년 신공항고속철도 건설이 완료되면 접근성이 더욱 좋아지게 된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첨단 산업핵심지역이 되는 셈이다.

물론 한강과 접한 경인운하를 통해 바닷길을 이용한 서울의 물류기지 역할도 하게 된다. 북한을 통해 시베리아 철도까지 연결되는 경의선 복선전철화에 따라 통일에 대비한 중요 요충지로 더할나위없이 좋은 입지다.

기존 주거단지개발이나 업무용빌딩 개발과는 달리 서울의 도시개발과 경제개발을 통합 추진하는 첫 시도이기도 한 DMC 프로젝트는 이같은 밀레니엄시티내 16만9400여평(56만㎡) 규모로 조성된다. 동서방향 중심축의 길이는 강남 테헤란밸리와 비슷한 1.8㎞에 이른다.

이 곳에는 최적의 기업환경을 만들어 정보미디어산업 관련 기업에게는 최고의 기술혁신환경을, 첨단정보미디어의 수요자들에게는 고부가가치의 서비스를 각각 제공해준다. 동북아 주요 정보기술거점으로 한국을 21세기 동북아지역의 경제ㆍ문화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한 경제적 유발효과도 적지 않다.

서울시 산업국 김경호 DMC담당관은 "단지조성과 건축단계에서는 생산 7조4000억원, 부가가치 3조원이 각각 유발되며 11만명의 취업효과가 있다"며 "산업활동 단계에 접어들면 각각 8조5000억원과 5조3000억원의 생산과 부가가치가 유발되고 16만명의 일자리를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계 첨단IT기술 속속 유치〓IBM과 3M 등을 비롯해 세계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이 첨단 IT(정보기술) 기술과 제품을 들고 DMC에 정착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IBM은 오는 2007년쯤 DMC내 정보통신부가 맡고 있는 IT컴플렉스로 연구소를 이전할 방침이다.

한국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공동으로 1600만달러씩 4년간 총 3200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인 IBM은 진흥원과 지속적인 R&D(연구개발) 협력을 유지할 예정이다. 인텔 역시 이 곳에 연구소를 둘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3M은 DMC에 디스플레이 기술센터를 건립키로 하는 등 내년까지 LCD(액정화면표시장치)용 프리즘시트 등의 제조와 개발에 15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외 HP와 SAP 등도 속속 DMC에 또아리를 틀 계획이며 프랑스 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과 쇼핑몰업체 세지스, 건축설계사 아키텍처스튜디오 등도 DMC 토지분양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DMC내 중기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인근 부지 2만7500평을 구매키로 했다. 김영수 회장은 "중소기업 전용 전시공간인 전시ㆍ컨벤션센터와 벤처센터 등 20층 규모의 2개 건물을 지을 계획"이라며 "서울시 환경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매입이 완료되면 올 하반기중 착공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또한 팬택&큐리텔은 문광부가 주관하는 문화컨텐츠 통합센터를 조만간 착공할 예정인 것을 비롯해 현대홈쇼핑, KBS미디어, 우리기술, 앱토즈소프트 등이 DMC 용지분양계약을 체결해 놓고 있다. 문성일기자 ssamddaq@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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