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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지독한 추위라 할지라도,

겨우내 한시도 쉼 없이 몰아치는 법은 없습니다.

끝장을 보겠다고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도 어느 순간 털썩 주저앉고 맙니다.

삼한사온도 따지고 보면 체력안배 차원에서 저들이 만들어낸 규칙입니다.

근래 들어 잘 지켜지지 않아 탈이지.

원래는 삼일 춥고 사일은 쉴 요량으로 오래전부터 저들 간에 지켜온 일종의 약속입니

다.

힘이 철철 넘치는 천하장사도 적당히 쉬었다가야지 탈이 없다는 것이지요.

긴 겨울을 탈 없이 지나려면 무리한 욕심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려갈게 아니라 옆도 보고 뒤도 봐야지 탈이 없다는 자연의 교훈

인 셈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시장이 썰렁하다는 얘기도 하루 이틀이지 벌써 한 달째 그 얘기만 읊조리고 있으려

니 한심하다 못해 처량한 생각이 들 정돕니다.

말이 좋아 한 달이지 실상은 지난 12월 초 반짝 한 거와 8월인가 반짝한 며칠을 제외

하곤 근 10개월을 엄동설한에 사시나무 떨듯 떤 꼴이니 겉은 멀쩡한듯해도 속은 썩

어 문드러져서 형태를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렇다고 딱히 해결방법이 있다거나 먼발치에서나마 서광이 비친다거나 하는 것도 아

니어서 하루하루가 캄캄한 어둠속을 무작정 헤매는 형상이니 답답하기 이를 데가 없

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을 골자로 한 12.7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대책 발표 직후 일부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수천만 원씩 뛰었지만 추격매수세가 없

어 이내 예전의 모습을 찾았습니다.




가락시영 종 상향 여파로 강남권재건축아파트 호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반

짝 그랬을 뿐 이내 잠잠한 모습입니다. 강남 규제 빗장이 풀린 만큼 부동산 투기가

재현될 조짐이라는 우려가 무색할 정돕니다.




대책 전보다 가격이 더 떨어진 곳도 있습니다.

개포주공 1단지는 대책 발표 전보다 2500만 원 가량 하락했고 은마아파트도 1000만

원이 내렸습니다. 둔촌주공은 대책전보다 떨어지지는 않았어도 대책전의 가격과 같거

나 1000만 가량 근접한 수준까지 내렸습니다.

대책 직후 기대감에 호가를 5000만~6000만 원 정도 올렸던 집주인들이 최근 다시 중

개업소를 찾아 팔기를 요청하는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12.7 대책의 효과가 미미한 것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을 담은 개정안

의 국회통과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유럽재정위기, 김정일 사망 등 대외 경제여건이 불

안하기 때문으로 매도매수 간 호가차이가 크다보니 거래가 성사될 소지가 낮다는 풀

입니다.




대책 발표 직후 일부 기대감에 부푼 매도자들이 호가를 대폭 올리면서 집값이 상승

한 착시 현상이 있었으나 실제 상황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으로 추격 매수세

가 붙지 않다보니 다시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는 해석입니다.




사실 정부와 서울시는 강남 재건축 살리기에 분명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정부는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강남재건축시장 카드를 꺼냈고 결국 경제

를 살리기 위해 강남재건축 카드를 활용할 의지를 밝힌 셈입니다.

서울시도 당면한 임대아파트 공급과 부채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강남재건축 카드를 꺼

냈습니다. 억측과 논란이 분분한 속에서 이유야 어찌됐던 정부와 서울시는 강남재건

축을 침체된 형국을 풀어나갈 핵심키워드로 지목한 셈입니다.




시장이 반응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경기 동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으로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목적이 강한 상품이어서 경기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정책 여하에 따라서 하루아침에 춤을 추기도 하고 찬바람이 쌩쌩 불기도 합니다.

정부정책마저도 백약이 무효인 판에 가격상승의 기대감을 갖는 다는 자체가 무리한

발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비록 가격 상승의 기대감은 크지 않으나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나

부동산투자를 계획하는 이들은 매수타이밍에 대해 고민할 시기임은 분명합니다.




집값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투자성격이 강한만큼 강남권재건축아파트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합니다.

그런 만큼 재건축 이후의 가치를 반영하는 비교대상의 집값과의 격차도 늘었습니다.

비교대상아파트와 격차가 늘어났다는 것은 실상은 투자가치가 더 늘어났다는 소립니

다.




이를테면 둔촌주공 1단지 25평에 투자 했을 때, 45평을 배정받을시 추가 분담금은

없고 7000만 원 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초반 9억7~8천만 원 이던 가격

은 8억 원까지 하락했습니다. 7억 원 중반에 45평 아파트를 한 채 사는 셈입니다.

인근 잠실의 아파트나 길하나 건너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의 해당 평형의 가격도 다

소 하락하긴 했으나 최소한 12억~14억 수준에 이르니 가격하락으로 오히려 시세 차익

은 더욱 커진 셈입니다.




강남권재건축을 부동산시장의 해법으로 지목하고 나섰습니다.

나아가서 경제를 살리는 키워드라고 주장할 정돕니다.

서울시와 정부가 모처럼 쿵짝이 맞습니다.

겉으로는 뭔 소리냐며 손사래를 치고 각각 딴청이긴 해도,

실상 하는 행색은 영락없습니다.




서울시나 정부나 강남권재건축을 부동산시장의 해법이라고 여겨본 적은 없습니다.

여태껏은, 강남만을 위한다면서 어설픈 작자들이 적대시 한 적은 있어도,

단 한 번도, 정곡을 찔러본 적은 없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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