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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라 해봤자 여느 때와 다름없는 주말을 지났을 뿐이고,

특별히 숙성기간을 따로 갖거나 별다른 의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고작 제야의 종소리를 듣는다거나 달력을 새로 거는 게 다일 정도인데도,

새해라는 단어하나로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을 보면 새해는 정녕 희망을 불어넣는 대

단한 마법을 지닌 게 틀림없습니다.




새해엔 희망차게 하소서.

새해엔 하는 일이 술술 풀려 환한 미소가 떠날 날이 없게 하소서.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모두가 하나같이 그저 신나게만 하여 주소서.




익히 알고 있는 얘기지만,

값이 싸다고 덥석덥석 사는 건 아닙니다.

값이 싸다고 필요치도 않은 것을 덥석덥석 사지는 않는다는 얘깁니다.

오늘 값이 형편없이 싸다고, 내일 제 값어치도 못하는 물건을 계산도 없이 사지는 않

는다는 말입니다.




하다못해 남대문시장 좌판에서 파는 옷가지가 그렇고 백화점 바겐세일이라 해도 다

를 게 없습니다.

하물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서는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

여서 투자의 기초 중에서도 기초에 속하는, 아주 상식적인 얘깁니다.

투자가치가 없는데 누가 주식을사고 집을 사겠냐는 말입니다.




지난한해 부동산시장이 죽을 쑨 이유도 실은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그렇다는 얘깁니

다.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잘못하면 원금을 까먹게 생겼는데 투자는 무슨? 뭐 그렇다는 얘

기죠.

이유가 그렇다보니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는 것이고요.

집값이 떨어졌다고, 그래서 거저줍는 꼴이라고, 아무리 성화를 내도 덥석덥석 집을

사기에는 아무래도 썩 내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죠.

한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투자의 정석으로 여겨져 왔던 강남권재건축이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말입니다.




새해가 밝았다고 다들 희망에 부풀었는데도 부동산시장만큼은 그다지 썩 밝은 표정

이 아닙니다. 희망에 부풀기는커녕 수심이 가득 찼습니다.

지난해 연 초 두어 달을 제외하곤 일 년 내내 분탕질을 친 모습을 지켜보며 못내 가

슴을 쓸어내린 데다 해가 바뀌었다고 딱히 구미를 당기는 나아질 구실이 없다보니 어

깨가 축 늘어졌습니다. 떨어진 폭으로만 따지면 거의 쑥대밭이 되다시피 한 강남권재

건축시장은 그 정도가 심해서 수심이 가득하다 못해 금방이라도 울음보가 터질 지경

입니다.




새해 임진년은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이 각각 있는 해입니다.

총선과 대선이 연이은 때에 선거정국에서 부동산시장의 향배가 달라질 변수여부에 촉

각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선거과정에서 표심을 잡기위한 각종 부동산정책이 쏟아져

나와 시장에 영향을 준 사례들이 비일비재했던 때문입니다.

실제로 16때 대선이 있었던 2002년은 아파트값이 크게 상승했고 이듬해인 2003년 역

시 전국 아파트 값이 상승하면서 부동산시장의 활황기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2007년은 반대양상이었습니다. 부동산가격을 잡으려는 참여정부의 정책기조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데다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아파트값은 물가상승

률을 밑돌았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에도 전국 아파트값은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과거엔 선거과정에서 부동산 관련 공약이 남발돼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았

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치권이 개발과 성장보다 복지나 분배 등의 이슈에 초점

을 맞추면서 부동산시장에 대한 선거의 파급력은 현저히 줄고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

입니다.

잇따른 선거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얘깁니다.




그나마 믿는 구석은 그 뿐입니다.

잇따른 선거에 표심을 잡기위한 달짝지근한 정책이라도 있겠거니 했습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시장을 살릴 길은 그뿐이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별 효과

가 없을 거라니 답답하기가 이를 데가 없습니다.




달콤한 소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고 입에 쓴 소리만 지천입니다.

어지간하면 두리 뭉실하게 어설픈 회복설이라도 비칠만한데도 도처가 입에 쓴 소리

투성입니다.




이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월 좋다는 때는 미동도 하지 않으면서 웬만한 집값하락 소식에는 눈길도 주지 않

던 이들입니다. 대책이 나와도 백방이 무효라는 평가가 있을 때야 넌지시 기척을 내

던 이들입니다.

도저히 앞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때라는 소리가 있고서야 눈을 두리번거리는 이들입니

다.

바닥이라는 소리가 나와도 한참을 기다렸다 사방이 캄캄해서 도저히 앞이 분간이 안

될 때를 찾아나서는 이들입니다.




모두들 위기라며 손사래를 칠 때 기회라며 나서는 이들입니다.

하지만 예전의 상황은 적확하게 꿰뚫고 있고, 강남권재건축시장은 반드시 일어설 것

을 확신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흔히 바닥투자의 귀재라고 일컫는 이들입니다.

투자심리 라는 것은 그들이 움직여야 만들어진다는 그들입니다.

아직은 뜸을 들이지만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위인들입니다.

그들은 투자가치가 있는 물건만 헐값에 사는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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