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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끝에 섰습니다.

바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서,

그저 화내고 미워하고 욕심만 내는 동안,

시간은, 화살처럼 바람처럼 묵묵히 스쳐갔던가 봅니다.

올해도 이제 겨우 달랑 몇 시간을 남겼습니다.

달랑 남은 몇 시간은,

바쁘다는 핑계로 변변한 안부도 주지 못한 친구에게,

화내고 미워하고 욕심내는 바람에 상처 입은 이웃에게,

진심어린 마음이라도 전해야겠습니다.

부디 나 때문에 난 상처가 다소라도 아물길 바라며.

편안하고 행운이 함께하는 2012년이 되길 바라며.




시작은 당찼습니다.

2011년을 시작하는 부동산시장은 역발산기개세(力發山氣蓋勢)를 방불케 힘차고 희망

찼습니다. 시장은 활기가 넘치고 집값은 날개를 달았습니다. 2008년 후반, 그 참혹

한 시련을 견뎌내고서도 이후 2년간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들쑥날쑥한 시장에 불신

만 잔뜩 배어있던 참이라 혹시나 하는 일말의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비로

소 때가 왔구나 싶었습니다.




특별한 돌발변수만 없으면 당분간은 태평성대를 누리겠다 싶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호가가 오르는데 주저하는 법도 없이 매수세가 추격매수에 나서니 연

일 신기록 경신입니다. 2010년 여름 바닥을 친 이후 3개월도 채 되기 전에 2010년

봄 가격을 회복하더니 잇따른 지난 1월에는 아예 2010년 초 전 고점을 단숨에 넘어섰

습니다.

지난해 여름 바닥을 치면서 새카맣게 탄 속은 이미 기억 속에서 까맣게 잊은 지 오랩

니다.




여간해선 요지부동일 것 같던 추세가 바람이 슬금슬금 빠지기 시작한 것은 회복추

세를 보이고 나서 불과 3개월이 지나지 않아섭니다. 워낙 기세가 등등했던 탓에 잠

시 그러다 말겠지 했습니다. 짧은 봄이 주섬주섬 짐을 싸고, 여름이 기척을 내는데

도 그칠 기색은커녕 점점 더 심해질 뿐입니다. 바닥인가 싶으면 지하 1층이고 또 지

하 2층이, 바닥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동안 1월보

다 1억이나 빠진 급매물이 지천에 널렸습니다.




뜬금없는 미국 발 신용등급하락으로 촉발된 남유럽 국가 부도위기 때문입니다.

국내문제도 아닌 지구 반대쪽 먼 나라 경제가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의 발목을 잡은 셈

입니다.

부랴부랴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반추해내며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부동산시장에 새로운 복병을 만났습니다.

예전에는, 그러니까 2008년 후반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전에는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기는커녕 관심조차 끌지 못한 일입니다. 2008년 리먼 사태 때 한번 맛을 본 이후로

는 늘 부동산시장 주변을 맴도는 고정 이슈가 되면서 오히려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

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복병이 등장한 셈입니다.




예전에는 공급과 수요논리면 다 통하던 시장입니다.

그렇다보니 정부정책 하나로 쥐락펴락이 가능하던 시장입니다.

수급논리에 정부정책이면 부동산시장 조절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던 시절입니다.

그런 판에 외국의 경제사정 따위는 계산에 넣을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던 땝니다.

글로벌화가 됐다고 해도 먼 나라 경제사정이 대한민국 부동산시장까지 쥐고 흔들지

는 미처 짐작조차 못한 까닭입니다. 간혹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 주식시장의 영향으

로 주가가 요동치기는 했어도 부동산시장까지 흔들 위치는 아니다 는 판단 때문입니

다.




세상이 변하긴 변한 모양입니다.

세계경제가 한통속이 되긴 된 모양입니다.

2008년 이후 지금까지 경제는 물론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남의나라 경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세상이 됐으니 말입니다.

실제로 2008년 리먼사태나 올 한해 부동산정국을 꽁꽁 얼어붙게 한 남유럽 발 국가

부도사태는 수급논리나 정부정책에 앞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해석입니다.

세계경제가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으로 급부상한 셈입니다.




무작위라 할만치 쏟아 부은 정책마저 약발이 먹히지 않은 것도 따지고 보면 투자심

리 위축에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 불안이 결국 투자심리를 위축시키

며 부동산시장 침체를 가져왔다는 얘깁니다.


내년 부동산시장전망은 투자심리회복이 관건입니다.

정부의 투자심리를 위한 급부양책이 있거나 세계경제가 급격히 안정세로 접어들지 않

는 상황이면 변죽만 울리는 정책으로는 부동산시장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

란 분석입니다. 그런 점에서 수습국면에 접어든 남유럽 국가 부도사태는 여간 다행스

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내년 부동산시장의 회복의 가능성은 열린 셈입니

다.




무조건 재건축 안한다?

서울시가 아파트 수명을 50~100년으로 늘리는 ‘생애주기 관리시스템’도입을 발표했

습니다.

분담금이 지나치게 많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고층아파트의 노후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즉, 사업성이 떨어지는 중 고층 재건축은 ‘생애주기 관리시스템’도입으로 리 모델

링 등으로 방향을 틀거나 주민들이 유지관리(업그레이드)를 택할 수 있는 길을 마련

할 전망이라는 것으로 이미 재건축 조합이 설립돼 있는 재건축 추진 단지는 기존 사

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입니다.

생애주기 관리시스템의 도입으로 고층아파트 재건축 사례는 크게 제한하는 반면 기존

의 저층 재건축단지는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으로 무조건적인 재건축은 지양할 방침

을 천명한 셈입니다.




고단한 한해였습니다.

12.7 대책발표와 가락시영 종 상향 결정에도 불구하고 꽁꽁 얼어붙은 시장 탓에 희망

이 가득해야할 새해를 맞는 심정이 무척 무겁습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기존의 고리타분(?)한 수급논리나 정책을 떠나 먹구름이 걷히기 시작한 남유럽

국가 부도 문제가 전망을 밝게 합니다.

발목을 잡을 것이라던 서울시 재건축 정책은 오히려 어깨춤을 덩실덩실 춰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임대주택공급 약속으로 발등의 불이 떨어진 서울시가 강남권재건축카

드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때문입니다. 기존의 재건축 단지는 박차를 가할 것

을 천명한 상황인데다 종 상향으로 사업성이 대폭 좋아질 것이 기대되면서 사업 속도

는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부쩍 빨라질 재건축, 북적대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강남권재건축시장, 완결판입니다.

새해가 희망찬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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