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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뒤가 널찍합니다.

한해가 저무는 데는 아직 열흘이나 남았습니다.

당장 내일 한해가 저무는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후회막급이다 아쉽다하며

세상 다 산 표정 짓기에는 너무 이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열흘이면 만리장성까지는 아니어도,

못다 한 일 한두 가지 정도는 너끈히 해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적어도,

가슴 아픈 이웃은 나몰라하고,

제 앞가림에만 눈이 멀었던 이기적인 한해를 뉘우치기에는,

너무도 널널한 시간입니다.




너무 과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을 정돕니다.

금기시되던 강남3구 재건축 일부 완화에다 부자정권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꺼

낸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영구폐지가 근간입니다. 전문가들조차도 폭발력이 있을 것이

라 했습니다. 기대가 넘친 대책이 맥없이 주저앉았습니다.

그나마 반짝했던 효과마저도 가락시영 종 상향 발표가 주요인이라는 평가여서 서울

시 발표에 선제적으로 움직여 부동산정국의 주도권을 잡고자했던 시도마저 물거품이

돼버렸습니다.

의욕적으로 내놓은 대책이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은 셈입니다.




애초부터 큰 기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워낙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웬만한 대책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 빤한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금년 말 시한인 알량한 취득세 감면조치에 기대를 걸고 거래가 늘기를 기대

하는 게 다일 정도이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정부의 대책이라는 게 늘 뒷북치는 게 예사인데다 작심하고 내놔봤자 국회가 발목잡

기가 일쑤이니 애시 당초 기대를 접는 게 오히려 속편하지 싶어섭니다.

그러한 판에 생색만 내는 대책으로는 시장을 살리기는커녕 괜한 기대감만 키워 결국

마음의 상처만 키우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대책에 대한 기대감과는 별개로 가락시영 종 상향에 대한 기대감은 작지 않

았습니다. 가락시영 종 상향으로 침체된 강남권재건축 시장을 살려낼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실 가락시영 종 상향에 대한 기대는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부터 형평성을 이유로 번번이 보류결정이 이어진데다 박원순시

장 취임이후는 재건축 사업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비관적인 분석이 쏟아졌

기 때문입니다.

바람은 간절했어도 재건축 사업이 진행조차 어찌될지 알 수 없는 판에 “종 상향이

가당키나 할까” 조바심만 낼 뿐입니다.




느닷없는 가락시영의 종 상향 결정이었습니다.

일순 시장이 활기를 찾았습니다.

강남권재건축 말고는 여전한 시장 탓에 정부의 대책은 약발이 없었고 가락시영 종 상

향결정이 강남권재건축시장을 움직였다는 평가가 따랐습니다.

예측한대로 가락시영 종 상향은 강남권재건축시장을 흔들었습니다.

고작 3일간, 반짝 이지만 말입니다.

호가만 훌쩍 올려놓고 이내 숨을 죽였습니다.

정부의 대책마저도 어쩔 도리가 없는 시장에 맛보기 나마 위세는 보여준 셈입니다.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이번 결정이 둔촌주공 등 대규모 단지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 시장은 “가락시영의 종상향이 일반화되지는 않을 것”이

라며 “지역 여건과 환경에 맞게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은마아파트나

잠실5단지가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요구하는 민원을 의식한 발언으로 둔촌주공

등 대규모 단지들에는 종 상향의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과도한 요구에는 응하지 않

을 것이라는 서울시의 행간을 짐작케 하는 부분입니다.




투자심리 위축에다 예기치 않는 악재로 시장이 다시 얼어붙었습니다.

하지만 강남권재건축시장의 희망의 불빛이 사그라진 것만은 아닙니다.

거래가 끊겨 썰렁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대감만큼은 오히려 어느 때보다 꿈틀댑

니다.




가락시영 종 상향 결정으로 표출된 서울시 주택정책 방향 때문입니다.

가락시영 종 상향과 궤를 같이하는 임대주택 8만 가구 공급 때문입니다.

서울시에서는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땅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특히 공공 임대주택을 지을 만한 시유지는 크게 부족합니다.

시유지의 98%이상이 공공청사나 도로 하천 등이어서 활용할 수 있는 땅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기존 재건축을 활용하는 방안은 절대적입니다.

재건축카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라는 얘깁니다.

재건축 종상향이나 고밀도 재건축등을 활용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임기는 2년 반짜리 반쪽입니다.

가시적인 성과는 임기 내에 있어야지 3년이고 4년 이후는 솔직히 관심 밖일 수도 있

다는 뜻입니다.




강남권재건축,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들썩일 수밖에 없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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