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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아침을 좋아하는 성격 탓도 있지만,

가을날 아침은 참 좋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는데다 삽상한 기운은 더 이상 바랄게 없을 정돕니다.

하루가 다르게 물들어가는 단풍은 메말라 버석한 가슴까지 벌겋게 물들게 합니다.

낙엽이 뚝뚝 떨어질 때면 젊은 날을 회상하며 깊은 사색에 잠겨보기도 하고,

한결 뜨거워진 가슴으로 시 구절을 읊조리며,

어설픈 시인 흉내도 내봅니다.

가슴이 시린 가을날 아침은,

오래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언론의 태도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찬바람, 얼음판, 어둠속, 곤두박질”이라는 단어가 판치던 자리엔 “바닥 쳤나? 시

장회복?” 이라는 단어가 비집고 앉았습니다.

비록 물음표를 달아 복선을 깔아놓기는 했어도 달라진 시장 풍경은 누가 봐도 짐작

이 가능한 소립니다. 복선을 깔았든 말든 신뢰를 생명으로 여기는 언론이 허무맹랑

한 유언비어로 혹세무민 할 리는 없을 테고 시장이 달라지긴 달라진 모양입니다.



개포주공1단지와 4단지는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1주일 새 호가가 3000만~4000

만 올랐고 다른 단지들도 급매물 거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난 7월 이후 가격이 급락하자 ‘바닥’이라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급매물을 중심으

로 매수에 나서고 있고 일부 급매물은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물건이 회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추석이후 40건 이상 급매물이 거래됐고 가격하락폭이 컸던 만큼 저가의 급매

물을 찾는 매수자가 늘어나면서 거래가 활발하다는 게 현장의 설명입니다.



강남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2-3개월 연속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매매시장 선행지표인 경매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조심스럽게 회복설도 흘러

나옵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강남3구 아파트 낙찰가들이 3개월 연속 소폭 상승할 가

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나쁘지만 오히려 현금 가동 능력

이 큰 부자들에겐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금을 매수 기회로 여겨 회복세에 가세할 가

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강남 3구 바닥 쳤나?” “시장회복?” 이런 제목이 달린 대충의 내용들입니다.



여기에는 보다 속 깊은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단지 개포주공의 급매물이 팔리고 강남권 낙찰률이 높아진 점만으로 바닥 쳤다는 둥

회복세 운운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언론의 태도가 바뀐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더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지난 주초 보도된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제 완화 추진에 따른 효과라는 분석

도 있습니다. 비록 해묵은 내용을 새롭게 거론하는 원론적인 얘기에 불과한데다 아

직 국회통과 절차가 남아있어 폭발력은 덜하지만 강남재건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이 역시 무시 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재건축조합원들

의 부담을 대폭 줄어들 것이 예상되면서 향후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금년 말 시한인 취득세 감면조치로 인해 연말 거래가 늘면서 시장회복을 주도할 것

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취득세 부담이 곱절로 늘어나면서 거래에 따른 비용 또한 곱절로 늘어날 것

이기 때문에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금년 내 매수를 서두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

니다.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기보다는 거래가 늘면서 호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게다가 가격까지 바닥 수준이니 달리 해석할 것도 없다는 설명입니다.



금융위기가 막바지 숨고르기 양상입니다. 아직 먹구름이 완전히 걷히지 않아 후속

대책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일단은 한숨을 돌리는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금

융완화가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를 통한 금융완화 정책 시행을 통

해 경기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전 세계 각국은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금융완

화 정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이번에도 금리를 낮추고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돈이 돌게 하는 것 외에는 해결책

이 없다는 분위깁니다. 지금당장은 아니라도 갈수록 감속될 것으로 보이는 성장률을

떠받치기 위해 결국 내년부터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진단입니다.

때문에 정부가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포주공이 급매물이 팔리자 호가가 높아 졌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3개월 연속 강남권 낙찰률이 높아진 때문입니다.

그리고 해묵은 숙제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제 완화를 새롭게 추진한다는 것 때문입

니다.

취득세 감면 조치가 금년 말 만료된다는 것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해법은 양적완화로 돈이 돌게 하는 것 외는 달리 방

법이 없다는 것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년엔 금리인하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정부의 절박한 처지 때문입니다.

바닥은 쳤고 시장회복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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