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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후식까지 바닥을 내고서 빵빵한 배가 실핏줄이 퍼렇게 보이고서야 마지못해 숟

가락을 내려놔야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

여름 내내 그 오두방정을 떨었으면 늦더위 정도는 인심을 써도 될 텐데요.

가을이 오기 전엔 반드시 치러야하는 통과 의례레나 뭐래나.

곡식을 여물게 할라 치면 어쩔 수 없대나 어쨌대나.

구실이 번듯해서 변변케 들이대지도 못하고,

올여름도 늦더위는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가을 생각에 반쯤은 넋이 빠진 틈을 타서,

막바지 무더위가 마지막 남은 진을 뺍니다.

가을 입장료 낸 셈치래나 뭐래나.




그럭저럭 넘어갈 걸로 생각했습니다.

8월 초반, 7월의 열기가 채 식지 않아 반짝 한 뒤론 놀란 토끼마냥 눈을 똥그랗게 뜨

기만 했지 어찌할 바를 몰라 좌불안석인 표정이었습니다.

마땅히 앞이 보이지도 않아 그저 황망한 마음에 시장을 지켜보는 게 고작일 땝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불안이 엄습을 하는 상황에서도 2008년 그

참담한 때는 다시 오지 않기를 마음 졸이는 게 다일 때이기도 합니다.

다행이 그 때의 위기가 다시 오는 상황은 아니라는 거여서, 더블딥의 위기는 없을 거

라는 거여서,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입니다.

그럭저럭 이 고비만 넘기면 나아질 걸로 생각했습니다.




거래가 뚝 끊기고 시장이 썰렁해졌어도 급매물을 내놓지 않은 것은 그 때문입니다.

금융 불안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거여서 휴가가 끝나면 다소 나

아지지 않겠냐 싶은 것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매수문의마저도 실종된 마당에 가격을

높일 수도 없는 처지라 일단은 버텨보자는 생각이 다였습니다. 그 새 가격을 낮춘 34

평 급매물 한건이 달랑 팔렸지만 그때만 해도 굳이 서둘 것도 없다는 느긋한 생각 때

문입니다.




더블딥의 우려가 가시자 가을 회복설이 나돈 것도 그 시깁니다.

정부가 전월세 대책이랍시고 내놨지만 시장의 영향이 없다는 평가가 잇따른 것은 내

용도 내용이지만 국회통과라는 후속조치가 남겨진 이유가 더 큽니다. 발표만 덜컥 믿

고 움직였다가 국회가 딴 지를 건 게 어디 한두 번이냐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을 회복 설 등 일말의 기대감이 살아나는 이유는 정작 다른데

있습니다. 정부의 기조가 전세난이든 매매시장이든 문제해결의 열쇠가 공급확대에 있

다는 것 때문입니다. 특히 강남권 공급부족을 위해 강남권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저의가 담겨져 있다는 것이어서 장기적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향후 몇 년간 강남

권 재건축시장의 회복은 불을 보듯 빤한 이치라는 것 때문입니다.




잘만하면 추석 전에 바람이 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고 해서 거래는 없

지만 가격도 떨어지지 않는 추세는 추석을 넘길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따랐습니다.

그런 추세에 거래가 이루어지게 되면 가을 회복세가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기

대가 함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럭저럭 이고비만 넘기면 웬만큼 시장이 제정신을 찾을 걸로 내다 봤습니다.

추석까지는 그런대로 가다가 추석이후에는 한바탕 바람이 불 걸로 예상했습니다.

재수가 좋으면 추석 전에라도 슬슬 움직일 거란 기대가 상당했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이 양적완화를 비롯한 경기부양책

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좀 더 지켜보자는 발언이후 금융시장의 안정이 두드러

진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지난 주말 500만원, 1000만원 가격을 낮춘 매물이 추석을 맞아 햇과일 선보이듯 시

장에 슬그머니 얼굴을 디밀었습니다. 하기야 그동안 시장에 나왔던 매물도 지난 연

초 대비로는 많게는 1억 가까이 떨어진 급매물가격이라 정확히 얘기하자면 지난 급매

물보다 500만~1000만원 낮춘 급매물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역시 거래실종에는 당

할 장사가 없는 모양입니다.




전세 값 상승으로 수도권의 소형아파트시장이 활기를 띄고,

서울시장 재보선선거가 시장분위기 반전의 모멘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설

득력을 얻습니다.




참다 참다 나온 급매물,

그들이 불쏘시개가 될지도 모릅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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