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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제목: 삼성그룹 사장단회의도 서초동서..
ㅇ출처: 매일경제(2008.11.14)


■삼성그룹 사장단회의도 서초동서.
■17일 삼성전자 입주…금융제외 모든계열사 신사옥에.



이제는 서초동 뉴삼성 시대.


삼성그룹이 19일 열리는 사장단협의회 회의를 끝으로 태평로 시대를 마감하고 서초동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삼성전자는 태평로 본관 건물을 떠나 17일부터 서초동 삼성타운 C동에 새 둥지를 틀게 된다.
같은 동에 입주하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유리 등은 이미 이사를 마쳤다.
기획조정실 해체 이후 삼성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사장단협의회도 앞으로는 C동 43층 회의실에서 열리게 된다.


삼성 심장부가 지난 30여 년간 머물렀던 강북을 떠나 강남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그룹 업무지원실이 19일 마지막 회의가 끝난 후 C동으로 이사하면 태평로 사옥은 텅 비게 된다. 서초 시대는 삼성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꿀 전망이다. 신사옥 C동은 우선 국내 최고 수준 업무환경을 자신할 정도로 뛰어난 하드웨어를 갖췄다.

무선주파수 기술이 활용돼 실내 인구 밀도에 따라 자동으로 온도가 조절되고 환기도 이뤄진다. 4중 에어필터는 최적의 실내 공기를 보장하고 일조량에 따라 자동으로 커튼이 닫히거나 열린다. 창문을 통한 도청을 막기 위해 진동 주파가 발사되기도 한다. 직원 책상과 의자는 사무가구 업체인 퍼시스 새 제품으로 모두 교체됐다. 특히 직원 간 여유 공간이 넓어져 근무환경이 보다 쾌적해진다.

사무실 전화번호도 국번 2255로 모두 바뀐다. 신사옥에는 한때 무선사설교환기(WPBX)를 설치해 휴대폰으로 사무실 전화를 대체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이는 백지화됐다. 대신 기존 유선전화가 모두 인터넷전화로 교체됐다.

후생복지 수준도 높아진다. 그동안 태평로 사옥에는 구내식당이 없었지만 신사옥 C동 지하 2층에는 스낵 한식 양식 등 사원식당 3개가 마련됐다.
지하 1층에는 '강가' '메드포갈릭' 등 유명 음식점도 입주를 마친 상태다.
지하 3층에 위치한 헬스클럽은 내년 1월 개관할 예정인데 수용 인원에 한계가 있어 추첨을 통해 이용자를 선정한다.


C동 1층에는 전자 계열사 직원 자녀를 위한 '서초 어린이집'도 마련된다.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이 가장 반기는 대목이다.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계열사 인원 수에 비례해 적정 숫자를 배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맨 근무 패턴이나 일하는 방식 등 소프트웨어도 바뀔 전망이다.
우선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직원은 신사옥에 7시 10분까지 도착한다. 태평로 시절 7시 20~40분 사이에 통근버스가 도착한 데 비하면 당겨진 셈이다. 이는 통근버스가 서초동 사옥과 삼성SDS(선릉역)를 경유해 삼성엔지니어링(매봉역)을 최종 도착지로 하기 때문이다. 또 사옥 반경 13㎞ 내에는 통근버스가 다니지 않기 때문에 '얼리버드' 바람이 불 전망이다.


삼성 계열사 모 임원은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강남역 인근에서 일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젊은이들의 트렌드에 민감해지게 됐다"며 "지난달부터 실시된 캐주얼 복장 근무제도 이후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태평로 시절에는 정형화된 사고방식이 몸에 배었는데 강남역 부근에서 일하다 보니 사고도 창의적으로 바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기자/신헌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