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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벌써 집이 있으신데 빚을 내어 집을 추가로 구입하기에는 좀 애매한 시기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만,

요즘 게시판에 집을 사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글이 올라오길래 그 분들과 같은 생각을 하시는 무주택자분들이 혹 계실까봐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적습니다.

밑에 글을 쓰신 분들이 잊고 계신 건 아무리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서울 하늘 아래에서 직장을 다녀야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집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도 주거비용이 계속 지출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이 주거비용-임대료-은 월세 뿐만 아니라 전세일 때도 당연히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a.만일 전세금 1억을 자본으로 금리가 7%일 때 추가로 1억의 모기지를 꾸려서 중소형 아파트를 샀다고 치면 1년에 700만원 정도의 이자부담이 발생합니다 . 이 경우 700만원의 추가지출이 일어나는 것은 명백하죠.

b.그러나 만일 1억으로 그냥 전세를 살았다 하더라도 (제2금융권의 7%이자를 고려할 경우) 집주인에게 1억원을 무상 대여 해줌으로써 어차피 1년에 700만원의 기회비용을 날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상태로 20년이 지나 모기지가 전액상환이 되었다고 생각해보죠. 그 사이에 인플레가 10% 있었다고 가정해 봅시다.(1%이하의 자연인플레로 20년 동안 2억짜리 아파트가 2억 2천이 됨 )

a씨의 경우는 일단 빚을 갚기 위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었으므로 소비규모가 작아졌겠으나, 대출금 상황과 관련한 여러가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b씨보다 매년 30만원 정도 세금을 덜 냈다고 하죠. 그러면 a씨의 거주비용은 670만원 b씨의 거주비용은 700만원이 되어 여기에 20년을 곱하면 두 사람의 차이는 600만원이 됩니다. 여기에다가 자연인플레에 의한 2000만원을 더하면 20년 후에 두 사람 사이에는 2600만원 정도의 자산 차이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도 b씨가 자신의 가처분소득을 아주 열심히 모아서 실패없이 1억 이상의 동산으로 보유할 수 있었다는 가정 하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제 생각에 b씨같은 경우에는 a씨보다 차를 한 두번 더 바꾸고 나머지는 애들 사교육비에 전액 투자하게 되어 실제 저축액은 한없이 0에 가까울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습니다.)

금리 7% 고정에 인플레가 1% 이하로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이 정도입니다.

지금 금리 오르니까 집 사지 말라는 분들은 금리가 올라가면 자신의 거주비용도 (전세가 됐건 월세가 됐건) 자동적으로 함께 상승한다는 사실을 잊으신 거죠, 인플레이션 때문에 집값도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분 만큼은 오를 텐데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을 사지 않겠다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물론 전세금도 없으신 월세 생활자 분들께는 집을 사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없겠습니다만, 전세 사시는 분들은 지금 전세금만큼 모기지를 내서 비슷한 평형의 집을 사셔야만이 장기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1가구 1주택자들의 경우는 집 값이 어떻게 되건, 모든 소비에 앞서 모기지 상환이 1순위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주택담보대출은 우량채권에 속합니다) 금리인상에 의해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은 투자용 아파트가 몰려있는 곳에 국한될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용인처럼 분명하게 거품이 낀 지역조차 앞으로 5-10% 이상의 추가하락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서울시 안에서 집값이 내릴 일은 절대 없는 것이죠. 재개발 규정의 완화, 역세권 용적률 상승, 원자재값 상승등으로 불가피하게 주택가격이 오를 재료가 산재해 있는데 대체 무슨 이유로 집 사는 걸 막는 건지 너무나도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기적이 일어나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더라도 집 산 사람이 손해볼 일은 전혀 없는데도 말입니다.

이명박 정권 5년이 끝나고 나면 양극화는 훨씬 심화되어 있을 텐데 그 때 세입자로 살아가시겠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배짱이 아니라 할 수 없군요. 잘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결론은 집을 사시라는 겁니다. 서울 시내서 가격이 오를만한 곳은 주거교육여건이 최악이고 살기 좀 괜찮다 싶으면 평당 2000이 넘는다는 게 현실임을 생각할 때, 노원은 쾌적한 주거환경과 상승여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보기드문 지역입니다. 그러므로 웬만한 서민-중산층이 집을 사려고 생각할 때 노원지역은 대단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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