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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천 민자도로, 구리시 무시하고 일방통행?

범대위, 국민감사 청구 이어 내달부터 실력행사 나서

시민들, 구리시 의견 듣기도 전에 언론플레이부터 ‘격앙’

서울-포천 민자고속도로 구리구간 배제 범 구리시민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손태일, 아래 범대위)가 지난 24일 감사원에 국토해양부의 서울-포천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추진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한 가운데 25일 경기도와 서울북부고속도로(주)가 구리시의 의견을 무시한 노선을 확정지을 태세를 보여 사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

25일 일부 언론에 따르면 경기도와 서울북부고속도로(주)는 “구리시의 노선변경 요청에 따라 변경안을 마련했다”며 강변북로 구리시계에서 포천시 신북면에 이르는 46.1Km의 서울-포천 노선의 윤곽를 발표했다.

경기도와 서울북부고속도로(주)는 “당초 남구리IC에서 장자호수공원과 고구려역사테마공원 부지를 가로질러 도로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구리시의 반대로 서울방향으로 1㎞ 가량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교문IC를 건설하는 대신 아차산터널 구간이 2.345㎞에서 3.245㎞로 900ｍ 늘어나며 시점부인 남구리IC는 차후 건설될 예정인 제2경부선 연계축과 연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북부고속도로 검토안에 대해 지난 11일 국토해양부, 경기도 제2청,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구리시, 남양주시 담당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우회노선을 설명하고 검토의견 회신을 요청한 상태다. “구리시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당시 제출한 내용대로 결정됐다”며 “노선을 확정한 뒤 11월까지 국토해양부와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말까지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2010년 1월 공사를 시작해 2014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사업비 1조7천720억원, 통행요금은 소형승용차 기준 2천836원)

경기도와 서울북부고속도로(주)의 이 같은 일방적인 홍보는 범대위를 비롯한 구리시민들을 자극해 사태는 극한투쟁의 형식으로 발전될 전망이며 실제 범대위는 청와대 민원 청구, 감사원 국민감사 청구와 과천청사, 청와대 앞 등에서 릴레이 삭발식과 1인시위 등 투쟁의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갈 계획이다.

범대위 관계자는 “경기도와 서울북부고속도로(주)가 구리시의 회신을 기다리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구리시를 무시하고 일방통행하려는 것으로 분노를 느낀다”며 “구리시민 눈에 흙이 들어가지 않는 한 민간사업자만을 위한 구리시 통과는 절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서울북부고속도로 측 “장자호수공원과 테마공원 부지 비켜갔다”

이에 대해 서울북부고속도로 관계자는 “이번 검토안은 기존 노선에서 1㎞ 정도 그동안 구리시가 요구해온 장자호수공원과 고구려역사테마공원 부지를 완전하게 비켜가는 노선”이라며 “이를 위해 터널의 굽이도를 법이 허용하는 한계까지 최대한 설계했으며 향후 들어설 계획인 디자인센터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북부고속도로 측은 “시점부 이동을 놓고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했다”며 ▲서울 쪽 강변북로에 붙이는 방안(구리·남양주 등 경기동북부지역 진·출입 불가)▲서울외곽도로 확장(학교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으로 확장 불가) ▲왕숙천 위 통과(큰비로 인한 홍수 우려, 출입시설 불가, 선형불량에 의한 교통사고 위험으로 불가) ▲남양주시 외곽 통과(수도권도로망계획과 미부합, 접근성 결여, 주요 간선도로와 연계 불가, 남양주시 민원 예상 등으로 불가) ▲가운·지금지구 통과(가운지구 근접 통과와 지금지구 관통으로 집단민원 예상, 북부간선도로와 국도 47선 연계 불가) 등을 검토했으나 배제했다.

이 관계자는 “시점부는 국토해양부에서 정해준 것으로 사업자가 임으로 바꿀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새로 대두된 디자인센터 건설 등 구리시의 변화된 환경이 노선에 반영 되도록 끝가지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대위 “이용주체인 국민 무시하고 투자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사업”

한편, 범대위는 지난 24일 구리시민 각계대표 700여명이 서명한 국민감사 청구안을 감사원에 접수했다. 시민대표들은 청구 이유에서 “국토해양부가 도로의 이용주체인 국민들의 이해,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보다는 투자사업자의 투자수입 보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사업을 결정했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어 감사를 청구하게 됐다”며 “국토해양부는 시점부를 구리시남부에 고정함으로써 장자호수생태공원 조성사업, 고구려역사테마공원 조성사업, 조선왕조역사특구 조성사업, 디자인센터 건립 등이 무위로 돌아가 반드시 노선이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순위자가 제3자 제안공고를 거치지 않은 점과 1순위자사업의 공사비 과다책정에 의한 예산 낭비(2순위자보다 6천400억원 과다책정), 같은 노선을 가고 있는 3순위자보다도 공사비가 과다책정됐음에도 ‘D건설 컨소시움’이 1순위자로 선정된 과정 등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범대위 이한윤 사무국장은 “국토해양부의 이번 사업은 국토의 균형발전 의무를 부담하는 헌법상의 의무를 져버렸으며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의 입법목적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국토해양부는 이번 사업의 추진자료를 공개하고 순위결정과정의 의혹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