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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가장 살기 좋은 도시’
문화일보 | 기사입력 2008.05.03 09:37



얼마 전 노원구가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1위'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최근엔 노원구의 부동산 가격이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오름세로 이어지고 있어 급기야는 정부에서 주택거래 신고지역으로 묶었다. 혹자는 그럴 것이다. '서울의 강남지역 자치구가 살기 좋은 곳 1위라면 모를까'라고. 물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고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해서는 집값이 안정돼야 한다.

하지만 강남벨트가 천정부지로 집값이 뛸 때는 '오를 만하니까 오른다'는 식으로 가만 있다가 강남북 불균형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안고 살아왔던 이 지역 주민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리기 무섭게 이러쿵저러쿵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안타깝다. 또 노원구가 '살기 좋은 도시 전국1위'라는 보도에 대해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일부 시각이 있다. 그동안 노원구는 못사는 동네, 성냥갑식 소형 아파트 밀집지역, 집과 전셋값이 싸다보니 신혼부부들이 둥지를 틀고 기반을 잡아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 베드타운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의 노원구는 전혀 다르다.

첫째, 노원구는 '특목고특구'로 불릴 정도로 매년 전국에서 가장 많은 특목고 합격자를 배출한다. 또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재학생의 47%가 합격하는 명문 학군이다. 7개의 대학을 비롯한 102개의 학교가 있고, 주민 3명 중 1명이 교육 관련 종사자이며, 학원이 무려 1300여개 등 훌륭한 교육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정부로부터 '국제화 교육특구'로 지정받았다.

둘째, 수락산, 불암산 등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며 120개의 크고 작은 공원 등 64.1%(서울시 평균 40.9%)의 높은 녹지율을 자랑한다. 그리고 세계 정상급 예술인들이 무대에 선 노원문화예술회관을 비롯, 3개의 첨단 정보도서관과 국제규격 축구경기장, 문화의 거리, 당현천 복원, 경춘선 녹지공간화 등 문화 체육 환경 인프라를 잘 갖춘 쾌적한 주거 환경과 생활 여건을 갖췄다.

셋째, 복지 혜택도 어느 지자체 못지않게 풍부하다. 한 해 예산의 47%가 복지 분야에 투입되고 있으며 복지관·경로당·보육시설 등 각종 복지시설 또한 전국 최고로 많다. 4개의 종합병원과 15개의 대형 마트, 금융기관 87개 등 주민 편익 시설이 우수하다.

넷째,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지요, 도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계획도시다. 지하철 1·4·6·7호선 등 4개의 노선이 관통한다. 대학로까지 18분, 강남지역으로 30분이면 간다. 게다가 최근 개통된 서울외곽 순환고속도로를 통해 인천공항까지 50분이면 간다. 이는 강남지역보다 무려 20~30분 정도 빠르다.

다섯째, 무한한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노원구는 총 22만가구 중 2만1000가구가 뉴타운 사업,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등 각종 도시 재정비사업 대상이다. '디자인 중심도시 노원구'는 앞으로 10년 정도면 도심 스카이라인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특히 24만6998㎡(7만5000평)에 이르는 창동차량기지 및 면허시험장 이전 후 강남 코엑스를 능가하는 시설 등을 배치해 서울 동북부의 허브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만한 크기의 부지는 서울 강북지역에 없다.

지방자치 13년, 과거 행정 서비스나 잘하고 기초질서 잘 지키자고 하는 관치행정 시대의 패러다임은 진부한 얘기다. 글로벌 행정에 있어서는 어떻게 하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보다 나은 도시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만들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살기 좋은 곳 전국 1위, 부동산 값 상승률 전국 최고'라는 노원에 대한 오늘의 평가는 당연하다. 이제서야 노원·중랑·도봉·강북구 등의 지역이 원래의 가치를 평가 받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는 그동안 말로만 하던 강남북 간 균형 발전의 출발에 불과하다.

[[이노근 / 서울 노원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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