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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발 아파트 값 상승, 태풍되나

기사입력 2008-04-08 01:58 |최종수정2008-04-08 03:19

[중앙일보 김영훈.조철현]

서울 강북권 소형 아파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강북 중·대형 아파트와 수도권 북부로 번지고 있다.

2006년 강북발 집값 상승이 재연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려던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에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줄줄이 이어질 뉴타운 개발에서 계속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집값 오름세 때문에 규제를 못 풀고, 공급이 위축되면서 집값이 다시 오르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들썩이는 수도권 북부=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의 중개업소들은 요즘 문의 전화를 받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이 지역 아파트는 올 들어 3개월간 소형은 5000만원, 중·대형은 2000만원이 올랐다. 배정현 신한공인 사장은 “서울 강북에서 전세 살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싼 의정부의 소형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문의 전화의 9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는 투자 수익을 노리고 서울 강남에서 넘어온 투자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의정부 아파트값은 올 들어 4.9% 올랐다. 동두천은 7.2%, 양주는 3.3% 올라 경기도 전체 상승률(1.4%)을 크게 웃돈다.

수도권 북부 아파트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강북에서는 소형 중심의 상승세가 중·대형으로 확산됐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109㎡는 열흘 새 3000만~4000만원이 올라 4억2000만~4억3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격이 뛰면서 계약서를 썼다가 1000만~3000만원의 위약금을 물고 계약을 파기하는 집 주인도 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매물도 쏙 들어갔다. 정영호 우방공인 사장은 “실수요자 중심의 소형과 달리 중·대형은 투자 수익을 노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06년과 닮은꼴=
최근 상황은 2006년 하반기 강북발 집값 상승과 비슷한 점이 많다. 노원구 아파트값은 2006년 12월 한 달간 10.5%나 뛰었다.

당시 서울시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은 3.7%였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재개발이 촉매 역할을 했고, 파주 신도시 분양과 맞물리면서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됐다. 전세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이 매매가로 옮겨 가는 것도 닮았다.

그때보다 상승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2006년과 달리 최근 서울 강남 집값이 공급이 늘면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돼 분양가가 시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작다. 그러나 강북과 수도권 북부가 서민 주거지이기 때문에 가격 급등의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전셋값과 소형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강북에서 밀려나는 저소득층 주거 문제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가격 상승에는 거품이 일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태호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관은 “1주일 정도 가격 동향을 지켜보면서 단발적인 상승인지, 투기 세력이 개입됐는지를 점검하겠다”며 “의정부·양주·동두천 일부 분양아파트의 입주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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