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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시들 "항로 열어 달라"… 평택·당진에 러브콜
[3] 평택·당진항이 경제韓流 책임진다
soochan@chosun.com
평택·당진항은 요즘 칭다오(靑島) 등 중국 동부해안 도시들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10개가 넘는 중국 도시들이 경쟁적으로 "항로를 개설해 달라"고 졸라대고 있다. 하지만 선석(船席)이 부족해 중국의 요청을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병주 평택지방해양수산청장은 "인천에 비해 평택이 교통 환경 등 물류조건이 좋은 데다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경기남부 지역이 발전하고 있어 중국 측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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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 사이 평택·당진항에서 영업하는 물류회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물류회사들의 모임인 평택항발전협의회 이광돈 사무국장(중부물류 대표)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도 힘들 정도"라며 "골드러시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동량이 매년 20~30%씩 늘어나면서 물류회사들이 '짭짤한' 수익을 낸다는 소문이 퍼지자 전국의 물류회사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황해경제자유구역의 관문인 평택·당진항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발전과 서해안 경제권 성장에 따라 이 항구의 컨테이너 물량은 지난 5년간 연평균 6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평택대 도시·부동산개발학과 장정민 교수는 "평택·당진항에서 중국 산둥(山東)반도 끝 웨이하이(威海)까지는 375㎞로 부산(380㎞)보다도 가깝다"며 "경기남부·충청권 경제의 출입구이자, 동부해안에만 3억 명이 살고 있는 중국을 공략하는 전진기지로 평택·당진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평택·당진항 자동차 부두에서 생산된 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2020년까지 평택·당진항은 선석을 지금의 3배로 늘릴 계획이다./평택지방해양수산청 제공◆"선석 3배로 늘리겠다"=평택·당진항은 경기도와 충남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황해경제자유구역의 구심점이다. 경기도와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은 현재 28개인 평택·당진항의 선석을 2011년 52개, 2020년 72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평택항의 연간 컨테이너 처리 능력은 2000만 TEU(1TEU는 약 6m 길이 컨테이너 1개 물량)로 늘어나 부산항이나 광양항과 맞먹게 된다. 현재 2개인 카페리 부두가 8개까지 늘어나면 한 번에 16척의 여객선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다.
영국의 해운 컨설팅회사 OSC는 "2020년까지 평택항의 물동량이 지금(2005년 기준)의 4배로 증가할 것"이라며 "평택·당진항이 한국의 무역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구 20㎞ 이내 18조8000억 투입해 개발=항구에서 20㎞ 이내 지역의 개발은 이미 가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라 2004년 '특별법'이 제정된 평택의 행보가 가장 빠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총 18조8000억원을 투입해 평택시 일원을 개발할 계획이다. 평택·당진항과 맞붙은 포승면·현덕면 일대에 2015년까지 6조3000억원을 투입해 '평택항 도시'를 건설할 예정이며, 항구에서 20㎞ 떨어진 고덕면과 서정동 일대에는 7조원을 들여 2013년까지 국제화도시로 단장한다. 경기도와 한국토지공사가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외국인주거단지, 특성화대학 등을 갖춘 총 6300가구 15만7000명이 거주하는 신도시가 들어서게 된다.송명호 평택시장은 "경제자유구역은 사람과 지식이 자유롭게 오가는 곳이 돼야 한다"며 "평택·당진항을 중심으로 산업·교육·문화·복지시설이 네트워크로 결합된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기도가 평택~웨이하이(중국) 연결 해저터널 추진을 검토하고 있어 이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진 상황이다.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관건=전문가들은 평택·당진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인 진형인 교수는 "비록 중국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쪽 항구의 성장 등을 고려할 때 무조건 항구를 크게 개발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정확한 수요 예측과 항만 발전을 위한 배후지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장선 의원(평택을)은 "평택·당진항을 중심으로 공동 경제권에 속한 평택, 당진, 아산 등 지방자치단체들을 하나의 행정단위로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바이처럼 획기적으로 규제 풀어야 15년 내 궤도 못 오르면 외국에 밀려"
입력 : 2008.02.21 03:12 / 수정 : 2008.02.21 05:14